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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대자유인 Aug 08. 2021

왜 공직자에게 엄격한 잣대를 적용해야 하는가?

대동법 시행의 주역 김육의 삶

한 개인의 현재와 미래는 그의 과거 언행에서 어느 정도 유추할 수 있다. 개과천선이나 괄목상대 그리고 갑자기 나쁜 사람으로 변하는 경우는 극히 예외적이며 개인의 현재와 미래는 과거의 연장선상에 있기 마련이며 고위 공직자도 결코 예외가 아니다.   

  

사회적으로 지탄받아 마땅한 법령을 위반했다면 심각한 결격사유에 해당하지만 법령을 위반하지 않았다고 해도 품성이나 능력이 국민의 상식적 눈높이에 맞지 않는다면 고위공직자가 되어서는 안 된다. 고위공직자가 되려는 사람이 과거에 부정부패와 비리를 저질렀거나 도덕적 하자가 있다면 세 가지 측면에서 문제가 있다. 첫째, 당사자는 과거에 일탈행위를 했으므로 앞으로도 반복해서 부도덕하거나 범법행위를 할 확률이 높다. 한 번 배신한 사람은 그 이후에는 쉽게 배신할 수 있고 한 번 후퇴한 사람은 두 번 이후부터는 거리낌 없이 후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둘째, 여러모로 하자가 있는 권세가 주변에는 오직 권세와 이익만 추구하려는 사람들이 몰려들기 마련이다. 하자가 있는 권세가의 인재 감별 기준은 낮을 수밖에 없어서 품성과 능력을 갖춘 인재들은 버려지거나 떠나게 되어 조직 및 국가의 경쟁력이 떨어지게 된다. 셋째, 고위공직자는 조직이나 국민을 끌고 가는 리더인데 자신이 깨끗하거나 곧지 않으면서도 조직원이나 국민을 심복케 하여 목표를 달성하는 데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예를 들면, 어떤 부서의 장관으로 흠결이 있는 인물이 부임하면 실무적인 일은 그 부서의 차관이나 실•국장이 훨씬 정통하고 이들의 도움 없이는 어떤 일도 해 낼 수 없는데 이 사람들이 마음속에서부터 장관을 믿고 따르지 않는다. 리더와 조직 구성원이 서로를 깊이 믿지 못한다면 용빼는 재주가 있다 한들 그 조직은 소기의 성과를 창출할 수 없다. 장관도 그럴진대 대통령은 더더욱 원활한 지도력을 발휘할 수 없다. 요컨대, 대통령을 포함한 모든 고위공직자는 업무 능력 못지않게 높은 도덕성을 갖추어야 개혁의 동력을 얻을 수 있다.  

   

조선시대 최고의 개혁이라고 할 수 있는 대동법을 효종 때 관철시킨 김육은 광해군이 영창대군을 제거하기 위한 옥사를 일으키자 반발하여 경기도 가평으로 내려가 10년간 몸소 농사짓고 나무를 팔아서 가족의 생계를 책임졌다. 그는 한마디로 불의와 타협하느니 현실적 고난을 마다하지 않는 대쪽 선비였다.     


예나 지금이나 개혁 앞에는 기득권 세력의 만만찮은 저항과 반발이 있기 마련이다. 대동법은 지금으로 말하면 부자증세였다. 백성들은 환영할 일이지만 토지를 많이 가진 양반 지주층은 극력 반대할 개혁이었다. 하지만 대동법 시행의 고비마다 효종의 절대적 신임 및 김육 특유의 정치력과 신하들 및 백성의 신망을 바탕으로 반대세력을 설득하거나 잠재우면서 대동법을 관철시켰다. 개혁의 성공은 정당성과 기대효과만으로는 달성할 수 없으며 개혁 주체의 도덕성과 일관성이 보다 중요한데 김육의 도덕성을 기반으로 한 추진력이 대동법 시행에 크게 한몫했다.      


맹자는 “자신은 바르지 않으면서 다른 사람을 바르게 할 수 있는 경우는 지금까지 없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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