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남편은 취미가 요리입니다.
주말 브런치 메뉴를 고르는 중 이것저것 생각하기 싫을 때가 있다. 달콤한 라떼 한잔을 홀짝이며 식탁에 앉아있으면 뭐든 다 오케이 하고 싶어 진다. 뭘 먹을지 생각하며 살짝 멍하게 있으면 남편이 파스타를 할까 한다. 그럼 나는 잽싸게 대답한다. ‘크림 파스타!’
한 번은 파스타를 해준대서 오케이 했더니 페페론치노와 후추를 듬뿍 넣은 오일 파스타를 해 주었기 때문에 반사적으로 크림이라고 어필하게 되었다. 아라비아따 같은 매운 파스타도 좋아하지만 오일 베이스인 경우는 주말 점심 때는 왠지 아닌 것 같았다. 쉬는 날 두 끼를 한 번에 끝낼 브런치니만큼 조금 헤비해도 좋은 느낌적인 느낌이기 때문이다. 거기다 토스트 곁들여 먹으면 탄수화물 폭탄에 칼로리 폭탄이지만, 행복한 걸 어쩌나. 주말이니까.
몇 번이나 크림 파스타에 들어갈 생크림이 없다고 거절하더니, 어느샌가 생크림 한 통을 미리 사두었더라.
진한 까르보나라를 맛보여 주겠다며. :)
오늘의 레시피 <까르보나라>
<1인분 기준>
소스 : 달걀노른자만 2알(가벼운 소스를 만들고 싶으면 분리하지 않고 1알!)
베이컨 1줄, 일반 스파게티 면 80g, 마늘 취향 것
파마산 치즈가루 30g, 양조간장 5g, 후추, 생크림 10g (가벼운 소스를 만들고 싶으면 올리브유 10g)
1. 소스의 재료를 전부 넣고 다 섞어준다.
* 까르보나라는 타이밍이 중요하기 때문에 소스를 미리 준비해두는 것이 편하다.
* 양조간장은 향을 주고 생크림이나 올리브유는 달걀이 빨리 익는 것을 늦춰서 불 조절을 쉽게 해 준다. 깔끔하게 만들 것이면 양조간장은 빼도 좋다.
2. 파스타를 봉투에 적힌 시간대로 끓인다.
* 까르보나라는 팬에서 익히는 시간이 거의 계란 소스 익히는 시간뿐이라 팬에서 조리할 시간이 크게 없다. 원하는 삶기까지 충분히 삶아서 옮기자.
3. 파스타가 끓는 동안 베이컨을 잘게 썰어 약한 불로 지방을 녹여 기름을 빼준다 베이컨 따라 지방 양이 다를 수 있으니 기름기가 부족하면 기름을 살짝 추가해서 구워준다. * 베이컨 굽기는 취향껏 구워준다.
4. 잘 구워진 베이컨을 빼고 그 기름에 마늘 편(혹은 간 마늘)을 볶는다.
* 익숙해지면 베이컨을 굽는 도중에 구워도 문제가 없으나 마늘이 타면 쓴맛이 나므로 수고스럽더라도 따로 굽는 것이 좋다.
* 마늘 색이 나기 직전에 불을 꺼둔다. 색을 보고 갈색이 나기 시작하는 시점에서 바로 불을 끄면 된다 :)
5. 베이컨과 마늘을 구운 팬에 면수를 국자 넣고 불을 켜서 살짝 데워 준다.
6. 5. 의 팬에 면수가 끓으면 불을 끄고 면을 팬에 옮겨서 잘 저어 준다.
* 면수는 불에서 내리고 그대로 버리지 말고 남겨둔다.
7. 팬에서 소스와 버무린 면은 잠시 식게 내버려 두고 따로 놔둔 면수를 달걀 소스에 한국자 넣어 치즈가 녹도록 저어 준다. 곧바로 젓지 않으면 계란이 익어 버리니 주의*
* 계란, 치즈만 들어간 소스가 너무 뻑뻑하니 조리 시 달걀이 바로 익지 않도록 물을 추가해 주는 것으로 치즈를 다 녹일 필요는 없으니 계란이 익지 않을 정도로만 저어 준다.
8. 팬에 소스를 붓고 원하는 농도가 나올 때까지 휘휘 저어 플레이팅하고 후추를 취향 것 뿌려준다.
* 저을 때 휙휙 휙휙 저으면 공기가 들어가서 소스가 가벼워지고 휘휘 저으면 묵직해진다. 원하는 정도로 취향껏 저어준다 :)
* 너무 묽으면 - 약불 위에 팬을 올려서 농도가 나올 때까지 저어 주면 된다. (걱정 없음)
* 너무 되직하면 - 남겨둔 면수를 넣고 저어 주면 된다. (걱정 없음)
9. 걱정 없음이라고 하지만 초보자의 경우는 8번의 과정을 무한히 되풀이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평소 파스타를 삶듯이 물 양에 1%로 소금을 잡으면 면수 무한 추가로 짜게 될 확률이 높다. 익숙해 지기 전까지는 파스타 삶을 물에도 소금을 넣지 않고 싱거운 면수로 하는 것을 추천한다. 간이 부족하면 마지막에 파마산 치즈나 소금으로 잡는 것이 제일 간단하다.
* 요즘 달걀 값이 비싸긴 해도 한번 몸에 익으면 10분이면 뚝딱뚝딱 가능하니 연습해보자 ;)
* 소스에 올리브 오일 대신 트러플 오일을 넣거나 명란을 넣거나 해도 되고 많은 어레인지가 가능하니 여러 번 다양하게 즐겨보자!
까르보나라는 사랑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