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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슈팅달 Dec 11. 2023

엄마가 2년 10개월 만에 집에 오셨습니다.

병원에서는 무모한 일이라고 했지만 

엄마를 집으로 모시는 그 과정은 기적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한 달 반이 넘었네)... 

엄마는 매우 건강하시고 컨디션도 더 좋아지셨다는 거^^

엄마의 하나님, 나의 하나님이 지켜주시고 함께하셨다고 밖에 말할 수 없다.

그래서 난 무척이나 하나님께 감사하다. 


하지만 

중환자가 요양병원에서 집으로 오는 일은 굉장히 힘들고 어려운 일임은 분명했다. 


첫 번째. 영양소가 골고루 들어간 삼시 세 끼를 준비

둘째. 간호사들이 체크해야 했던 당검사와 혈압검사

셋째. 하루에 30개도 넘는 약을 제때 드리는 것

넷째. 엄마가 필요한 소품과 비품 챙기기 

다섯째. 엄마가 편하게 지내실 수 있는 환경 만들기 


등등... 

몸이 열 개라도 모자랄 판이었다. 


가장 큰 문제는 새로 만난 여사님과의 호흡! 

기존에 2년 반을 함께 했던 여사님과 헤어지고, 

새로운 24시간 상주 요양보호사님을 만나니 

엄마도 매우 긴장하셨고 

나 또한 큰 스트레스였다. 


그럼에도 그 많던 걱정들이 술술술 잘 풀린 것은,,,

내가 모든 일을 계획했지만. 그 뒤에서 모든 것을 도와주신 하나님이 계셨다는 것이다. 


"엄마~ 집에 오셨네? 얼마나 좋아?"

"좋다. 근데 아빠는 왜 계속 웃고 있는 거냐?"


엄마의 첫마디는 

엄마의 시선으로 보이는 아빠의 웃고 있는 영정사진을 보고 아빠를 그리워하시는 말이었다. 


사실... 

엄마는 2021년 1월 25일 이후 아빠를 보지 못하셨다.

엄마 쓰러지시고 한 달 만에 심근경색으로 천국에 가셨기 때문이다.  

내가 누누이 아빠는 천국에 가셨다고 했지만, 엄마는 그 말이 피부에 닿지 않으셨던 것. 


아빠가 있어야 할 그 자리에는 영정사진이 있고, 

아빠의 옷과 책들과 모든 물건은 내가 "굿윌스토어"라는 곳에 기부를  했기 때문에 

남편이 없는 이 집이 매우 낯설었을 것이다. 


"아빠 옷은?"

"기부했어. 박서방이 입기도 뭐 하고, 또 누구 주기도 그래서... "

"잘했다."

"아빠가 고이 간직했던 책과 노트들은 아빠 모교인 광주제일고에 기부했고..."

"잘했다. 우리 딸 최고다"

"아빠 방도 다 정리했어. 보여줄까?"

"아니. 혼자서 청소하고 치우느라 수고했다."


엄마가 웃으면서 내 손을 잡아주시는데...

안 울기로 맘먹었지만. 또다시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아가... 울지 마!!! 엄마는 행복한데 왜 네가 울어?"

"좋아서... 미안해서... 고마워서... 그래서... 눈물이 나네..."


엄마 눈에는 아직도 내가 어린아이로 보이시기 때문에... "아가"라는 말을 늘 쓰신다. 

예전엔 그렇게 듣기 싫었던 "아가..."라는 말을 다시 듣게 되니... 이 상황이 너무 감사했다. 

침대에 누워서,,, 오른손으로 나를 쓰다듬어 주시면서... 계속 고맙다고 고마다고 고맙다고 하시는데... 

조금 더 집으로 모실걸...이라는 후회

그러나 지금부터라도 잘해드리고 싶은 마음이 더 많이 생겼다.


"엄마! 잘해보자!!!"


내가 바라고 바랬던 엄마와의 첫날은...

눈물 콧물 그리고 웃픈 웃음으로 

이렇게 시작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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