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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슈팅달 Dec 12. 2023

24시간 입주요양보호사님을 모시는 행운을...

"집에 오셔야지... 언제까지 병원에 있을 거야...?"


이 말은 엄마에게 유일한 희망~

다행히 2년 10개월이란 시간 동안 

엄마의 집을 매매, 전월세로 처분하지 않고 그대로 두었기 때문에 

엄마를 내가 생활하는 공간과 분리해서 모실 수 있었다. 


또한 지난 3월부터 복지용구업체에게 환자용 침대를 대여하여 설치해 놓았기 때문에 

정말 엄마는 

말 그대로 

퇴원해서 

집으로 오시기만 하면 되었다. 

(담당의사의 판정을 받았기 때문에 이 일을 시도할 수 있었음) 


그러나... 

재가요양의 경우 

가장 큰 문제는 돌봐주시는 간병을 누가 할 것인가였다. 


1) 내가? 

       ---> 요양보호사 자격증을 따 놓기는 했지만, 솔직히 99% 자신이 없었다. 


2) 2년 8개월간 돌봐주셨던 중국인 여사님? 

      ---> 밥 빨래 청소하는 분을 따로 두면 해보겠다고 조건을 다셨다.


둘 다 나이스한 선택이 아니었다. 

어떻게 하지?

고민을 하던 중에 교회 식구들의 간증을 듣게 되었다. 

치매시어머니를 돌봐주시는 24시간 입주요양보호사님이 인품이 너무 좋으셔서 

집안 청소, 빨래 그리고 시아버지의 식사도 잘 챙겨주신다고 말씀하셨다. 


3) 24시간 입주하실 수 있는 요양보호사님?


2년 전에 엄마는 장기요양등급 1등급을 받으셨고 

다시 퇴원전에 1등급을 받아놓으셨더랬지만 

계속 요양병원에 계셨기 때문에 

국가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장기요양급여를 사용할 수 없었다. 


그러나 병원에서 퇴원하고 집으로 오실 경우에는 

건강보험에서 장기요양보험으로 자동 전환이 되면서 

매일 4시간씩 요양보호사 급여를 장기요양급여로 보조받을 수 있게 된다.  

(나머지 금액은 개인적으로 협의하에 지불하면 됨) 


요양병원에서 중국인 여사님께 드렸던 금액과 똑같이 대우해 드린다 해도. 

장기노인요양급여로 대체되는 금액이 있기 때문에

그 돈으로 

엄마가 드시고 싶은 과일과 식사를 사드릴 수 있게 된다.

생각해보면 재가요양이 

어쩌면 엄마와 나에게 더 좋은 방향일 수도 있었다.


왜 그동안 요양보호사를 생각 못했지?

나는 집에 와서 곧바로 요양보호사 양육기관에 전화를 했고 

24시간 일하실 수 있는 분이 계시냐고 물었다.

그러나 답변은 정말 흔하지 않다고 했다. 

고민이 많이 되어 교회분들에게 좋은 분을 만날 수 있도록 기도를 부탁해놓았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신기한 일이 벌어졌다. 친한 권사님께서 전화를 주셨다. 


"지역장님(난 3040지역장이다) 통화 괜찮아? 

13 지역에 고 00 구역장님이 계시는데 그분이 요양원에서 근무하잖아. 그분한테 소개해달라고 부탁해 놨어. 전화 한 번 해 봐. "


기대는 하지 않고, 저녁에 고구역장님께 전화를 걸었다. 

그런데... 

일이 진행이 되려면 이렇게 아귀가 딱딱 맞는구나 싶다.


"얘기 들었어. 엄마를 집으로 모실 기특한 생각을 했다며? 힘들 텐데 괜찮겠어? 

마침내 친구가 일 그만두고 집에서 쉬고 있거든? 

같은 동네고, 내가 교회로 전도한 태신자야. 그 친구가 딱이야. 

지금 그 집 앞을 지나가고 있는데... 마침 전화 잘했다... 

전화 끊지 말고 기다려봐~ 내가 집에 올라가서 바로 물어볼 테니까!!"


그렇게 해서... 

지금의 정여사님을 만날 수 있었다. 

'마침... 지금... 딱이야... '

이 말들이 이렇게 기쁜 단어들이라니...


엄마가 아프신 이후에 교회의 많은 분들이 자기 일처럼 걱정해 주시고, 도와주시고 계시는데... 

이 모든 일들은 하나님이 개입하시기 때문에 나눌 수 있는 사랑이었다.    

까마득함. 막막함에 한숨만 푹푹 내쉬고 있었을 텐데... 

이래서 교회가 좋다. 

얼마나 감사한 지...

그 감사함을 손에 꼽을 수도 없이 많다는 것도 감사하다.  


우리 정여사님은... 

엄마 집과 5분 거리에서 살고 계셨고.

요양보호사는 15년째. 

또 요양원 팀장으로 계셨던 분이며, 개인 간병도 잘하시고 

두 딸이 춘천과 경기도 쪽으로 시집을 가고, 지금은 혼자 살고 계신 분이셨다. 

여사님이 집에 급한 일이 있으면 빨리 다녀오실 수 있는 거리였고.

돌봐야 하는 가족이 없기 때문에 조건이 너무 좋았다.  

  


나의 걱정 근심이 술술술 2-3일도 안되어 풀렸다.

바로 방문요양기관에 여사님과 함께 찾아가서 

계약서를 쓰고, 인증을 받고 재가요양을 등록했다. 


"내가 성경지식이 짧지만, 어머니를 위해서 성경책을 읽어드리려고 생각하고 있어요."


정여사님이 나를 첫날 만나자마나 하신 말씀이었다. 


"정말요? 그러면 너무 감사하죠~~~ 고맙습니다. "


그 약속을 요즘 정여사님이 지키고 계신다. 

그리고 웃긴 에피소드도 있다. 


"어머니가 갑자기 <민수기>를 읽어달라고 하시는 거야. 난 "민숙이"인 줄 알았잖아. 성경에 한국여자 이름도 있구나 신기하게 생각해서 아무리 찾는데 "민숙이"는 없더라고. <민수기> 더만?"


정여사님의 유머와 재치. 좋은 인품덕에 엄마는 집에 잘 적응하며 지내고 계신다. 



저 카드를 벽에 붙여놓고, 

매일 정해진 시간에 핸드폰으로 찍고 계신다. 

24시간이라서 출퇴근은 없지만. 

출근시간 체크. 퇴근시간 체크 

장기요양급여를 받기 위해서는 이 제도를 따라야 한다고 한다. 


여사님을 만나게 해주신 하나님께 감사한다. 




엄마와 함께하는 지금의 모든 일들을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잠언 16장 9절 말씀이다.


사람이 마음으로 자기의 길을 계획할지라도 그의 걸음을 인도하시는 이는 야훼시니라(잠16:9)


나 스스로는 아무것도 할 수 있는 없다는 것을 철저히 깨닫고 있는 중...

그래서

매일매일을 하나님 앞에 더더더 엎드리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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