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론 이 대화에는 장난 섞인 웃음이 담겨있다.
옆에 있던 여사님은 죽음에 대한 얘기를
모녀가 너무 아무렇지 않게 얘기하니까.
오히려 더 슬프다면서 눈물을 훔치셨다. (속으론 아마 욕하셨을 거다.)
문장으로 써 놓고 보니까... 진짜 이상하네! 이렇다니까~~ 수위가 매우 높다니까~~
엄마가 요양병원에서 집에 오신 지도 일 년이 넘었다.
시간이 화살이라는 말이 실감 난다.
정말 어떻게 지났는지 2024년이 후딱 넘어가고 있는 중이다.
처음엔 오셨을 때 컨디션이 좋은 편이 아니었기 때문에...
만약 천국 가신다고 하면 나와 함께 충분히 소통하면서 천국환송을 해드리고 싶었다.
그러나 그 상태 유지하며 쭈욱 건강히 잘 계신다.
엄마가 행복하다고 하시는 나 역시 행복하다.
엄마가 평안하다시니 나 역시도 평안하다.
그렇지만...
물리적으론 내 일상은 완전 무너졌다. (3년 전 엄마가 쓰러졌을 때 이미 무너졌지만...)
엄마의 식사부터 시작해서 모든 살림을 하고 있으니, 정신이 하나도 없다.
다행히 좋은 24시간 요양보호사님을 만나서,
그분이 많은 걸 해주고 계시기 때문에
지금처럼 잘 버틴다고나 할까?
어느 정도는 무분별 들쑥날쑥했던 스케줄도 모두 안정이 되었다.
엄마의 컨디션이 좋을 때는 죽음에 대한 얘기도 자연스럽게 흘러간다.
어차피 크리스천은 영생천국에 대한 소망으로 살아가기 때문에
이 땅에서의 죽음은 잠시 헤어짐이고, 천국에서 만날 것을 기약하니까.
그런데 얼마 전
엄마가 이틀이나 소화가 안된다면서 식사량을 많이 줄이셨다.
또 3일이나 뜬 눈으로 밤을 지새우셨다.
점점 해쓱해지더니 갑자기 금식을 선포하셨다!
나의 많은 잔소리와
여사님의 식사 유혹에도
엄마는 당당히 두 끼 금식을 성공하셨다~
금식을 하신 뒤, 엄마의 컨디션은 오히려 좋아지셨다.
물만 드셨더니 디톡스를 한 것처럼 몸 안의 가스와 붓기가 많이 빠져나간 것이다.
역시...
울 엄마의 믿음은 못 따라간다.
믿음의 선배인 울 엄마가 참 자랑스럽다!
아무것도 할 수 없이 누워계시지만
언제나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를 말하시며
긍정과 소망으로 살아가시는 엄마가...
지금 이렇게 내 곁에 살아계셔서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