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컬러와 디자인 이야기
‘컬러는 힘이다.’라는 이 글의 제목은 아래 두 이미지를 보았을 때 느낌의 차이로 증명이 된다.
위의 두 가지 모두 똑같은 사진과 텍스트를 사용하였지만 전달하는 의미는 완전히 다르게 느껴진다. 왼쪽은 차이 나게 하는 성분이 블루베리에 관한 것이고, 오른쪽은 차이 나게 하는 성분이 딸기에 관한 것임을 짐작을 넘어서 확신할 수 있다.
사진이나 일러스트 같은 Key Visual을 사용하여 디자인할 경우, 어떤 주제를 가지고 Key Visual의 어떤 점을 강조할 것인가에 따라 컬러 사용하는 방법이 달라져야 한다. 컬러는 Visual에 힘을 실어 주기도 하지만 잘 못 쓰면 Visual의 힘을 빼앗거나 분산시키기 때문이다.
광고 사진의 경우 어떤 브랜드 혹은 어떤 제품을 강조할지에 따라 모델이 입는 옷이 달라지기도 한다. 강조하고자 하는 브랜드나 제품으로부터 시선을 빼앗는 컬러가 들어가지 말아야 한다. 몇 가지 사례를 살펴보자.
아래 광고에서는 모델의 옷 색상과 폰트 색상 모두를 제품에 맞춤으로써 시선이 분산되지 않고 제품에 힘을 실어 주고 있다. 제품에 사용된 2가지 색상인 남색과 살색 외에 다른 색은 거의 사용하지 않음으로써 제품의 느낌을 자연스럽고 보기 좋게 전체 비주얼로 확산시켰다.
아래 TS샴푸 옥외광고에 나타난 제품 컬러와 브랜드 로고의 컬러는 녹색으로 동일하다.
이 경우 앞선 화장품 광고의 사례와 달리 모델의 옷 색상은 제품 색상에 맞추지 않았고, 폰트 색상도 일부 강조할 단어만 제품과 로고 색상인 녹색으로 맞추었다. 왜 그랬을까?
광고에 적용된 녹색은 채도가 높은 편이어서 강렬하다. 모델이 녹색 옷을 입었다면 녹색이라는 브랜드와 제품에 적용된 컬러가 더욱 지배적으로 보일 수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시선이 제품보다 모델의 옷으로 갈 수도 있다. 더군다나 녹색으로 된 남자 재킷은 흔하지 않아서 옷이 제품보다 눈에 튀게 된다. 모델의 옷은 앞선 화장품 광고 사례처럼 제품이나 브랜드에 맞춰 입는 경우가 아니면 튀지 않는 색상으로 입는 것이 일반적이다.
제법 긴 글자들이 하나의 색상인 녹색으로만 구성되었다면, 모든 글이 하나의 덩어리로 눈에 잡히게 된다. 그렇게 되면, 강조할 부분을 분리시키지 못함으로써 메시지 전달 효과는 떨어지게 된다. 그런데, 위의 광고에서는 폰트 역시 여러 색상을 사용하지 않고, 두 가지 색상만 사용하였다. 하나는 제품 및 브랜드 로고와 같은 녹색이며, 다른 하나는 모델의 옷과 같은 짙은 남색이다. 채도가 높은(원색에 가까운) 녹색이 남색보다 더 눈에 띄고 지배적이다. 메시지 구조에서 계급(message hierarchy)이 높은 로고와 제품 그리고, 핵심 단어에다가 눈에 띄는 브랜드 컬러를 적용하여 브랜드 차원의 커뮤니케이션을 하고 있는 것이다. 회사에서 Brand Identity를 정립할 때와 제품을 디자인할 때 여러 가지를 고려하여 컬러를 잘 선택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 주는 사례이다.
(참고로, 보통 기업 내부에서 공유하는 Brand Communication Guideline 혹은 BI Guideline에서는 로고 색상뿐 아니라, 폰트 종류와 폰트 색상까지도 Brand Identity의 Element로 규격화하는 경우가 많다.)
이번에는 디자인을 편집할 수 있는 망고보드의 템플릿 중에서 사례를 가져왔다.
보통 폰트의 서체는 2가지 이하로 하는 것이 좋고, 폰트의 색상도 무채색을 제외하고는 2가지 이하로 하는 것이 좋다고들 한다. 위의 경우 2가지 폰트의 색상을 등장하는 사물인 꽃과 초콜릿에 맞춤으로써 보는 눈도 편하게 하고, 2가지 사물을 더욱 부각키는 효과도 가져왔다.
요기요는 브랜드 컬러가 red와 yellow 두 가지이며 이는 브랜드 로고에도 잘 나타나 있다. 위의 옥외 광고에서는 브랜드 컬러 중 red를 바탕색에, yellow는 모델의 옷에 적용하였다.
모델이 브랜드 색상의 옷을 입었다는 점에서 앞서 보았던 TS샴푸 광고와는 다르다. TS샴푸 광고에는 모델이 녹색 옷을 입지 않아도 제품과 로고 그리고, 일부 텍스트까지 녹색이 적용되어서 녹색이 main color라는 것이 충분히 느껴진다. 그러나, 위의 요기오 광고의 경우 브랜드 로고의 yellow가 모델의 옷 외에는 추가로 적용된 부분이 없다. 그나마 옷에서 yellow를 더 보여 줌으로써 브랜드 컬러 yellow의 지배력이 생겼고, 또 다른 브랜드 컬러인 red와 balance를 맞추게 된 것이다.
이런 브랜드 컬러의 지배력을 모든 공간, 모든 채널에서 보여 주고, 시간이 지나도 지속 유지(consistency)하여 고객들에게 각인될 때 브랜드 파워는 차츰차츰 올라간다. 그러므로, 마케팅을 판매를 촉진시키는 활동에 한정하지 않고, 브랜드 파워를 높이는 차원까지 바라보기를 원하는 마케터들에게는 컬러에 대한 이해와 적용 능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제품과 브랜드의 커뮤니케이션 전략과 실행의 중심에는 컬러가 있다. 브랜드도 컬러를 가지고 있고 제품도 컬러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사진 촬영, 폰트 적용, 그리고, 그 밖의 그래픽 디자인 작업에서 컬러를 적용하는 방향이 제품이나 브랜드가 향하는 방향과 일치할 때 고객의 마음속에 브랜드가 자산처럼 차곡차곡 쌓이는 소리를 들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