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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밍밍 Jul 28. 2019

백화점 영업관리자, 어떤 일을 할까?

매출관리, CS, 대전 기획, 마케팅 등 백화점 영업관리자의 모든 것

최대한 유통 분야의 영업관리자로 취업을 희망하는 분들 혹은 직무가 궁금했던 분들이 이 글을 읽고 도움이 되시길 바라는 마음으로 나의 약 1년 간의 백화점 영업관리자 근무 경험을 공유하고자 한다.


백화점 영업관리자면 주말에 바쁠까?


정답은 아니다. 보통은 매출 목표 자료를 만들고 여러 담당자들을 만나는 '평일이 더 바쁘다.'


주말에는 고객이 붐벼 매장이 바쁘기 때문에 영업관리자는 조용히 매장을 서포트해야 한다. 매출 노트 등의 '숙제'는 잠시 눈감아주고, 매장 직원들이 판매에 최선을 다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물론 지점에서 사은품 증정 행사 등으로 눈코 뜰 새 없이 바쁘고 일손이 필요하다면 고객지원실 앞에서 장바구니 등을 나누어주어야 하는 경우도 있다. 가끔 매장에서 관리자 나오라고 소리치시는 '고객님'이 발생할 경우에 열심히 허리를 숙이고 불만을 경청한 뒤 사후 처리를 약속하는 일도 있다.


실제로 평화롭게 출근했던 일요일 오후에 매장 매니저님이 매장으로 와달라는 연락이 와서 나갔더니, 구두가 아파서 발이 다 까졌으니 한 달 동안 신었지만 환불해달라는 고객이 있었다. 최대한 다른 매장에 피해가 가지 않도록 조용히 1시간 넘게 매장에서 일을 처리한 적도 있었다. 이 외에는 주말에는 못다 한 서류 작업 등을 하는 편이다.

출처: pixabay


백화점 영업관리자는 어떤 일을 할까?

백화점 영업관리자는 쉽게 말해서 본인이 맡은 층(카테고리)을 관리하고, 매출을 높이는 사람이다. 유통업은 입점된 브랜드 매출에 비례한 일정 수수료를 받기 때문에 매출을 높이는 것이 핵심인데, 영업관리자가 '관리'하는 영역을 크게 나눠보자면 3대 요소인 사람/상품/매출이다.



1) 사람:

내가 담당했던 매장은 서울에 강북에 위치한 백화점 1층 잡화층이었다. 보통 '잡화층'은 1층에 위치해있기 때문에 백화점의 얼굴이라는 자부심이 있는데, 가방/구두/액세서리/화장품 등 다양한 카테고리의 49개 브랜드가 있다.


각 매장에는 매니저, 직원, 아르바이트 등 3~4명의 직원들로 구성되어 있다. 영업관리자는 이들의 면접부터 근퇴관리, CS 교육뿐만 아니라 매출 압박도 해야 한다.


본사 방침을 따르게 하기 위해서는 매장 직원들과의 어느 정도의 관계성은 필요하지만, 행사 배치권과 입퇴점 권한을 영업관리자가 갖고 있기 때문에 특정 매장과 친해지게 된다면 어디서든 말이 나올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매장 직원과는 너무 친해지지 않으면서도 적정한 선을 유지해야 하는 것이 필요하다.


2) 상품:

-분배 등급

매장은 브랜드 본사에서 정해놓은 분배 등급이라는 것이 있다. 매출에 따라 A/B/C급 상품과 물량을 정하는 것이다. 이 권한은 <브랜드> 영업담당자가 어느 정도 정할 수 있다.


매출이 항상 잘 나오는 강남 주요 백화점 같은 경우는 굳이 <백화점> 영업관리자가 나서지 않아도, 알아서 A급 인기상품들이 입고된다.


하지만 지방 점포나 매출이 저조한 점포의 경우는 <백화점> 영업관리자가 을이 되어 좋은 물건을 가져와야 한다. 소위 잘 팔리는 상품을 점포에서 보유하고 있다면 평소 매출에도 기여하겠지만, 대전을 기획하거나 DM을 뿌릴 때 정말 중요하기 때문이다.


-PB 상품

내가 근무하던 백화점에는 자체 제작하는 PB상품이 있었는데, 이는 '직사입'재고라고 불렀다. 직사입 재고는 연차에 따른 평가감이 존재한다.


2년 이상이 되면 지점에서 보유만 해도 영업이익에 '마이너스 -'로 계산이 되기 때문에 그전에 매대에서 빠르게 판매를 하던, 온라인으로 떨이로 팔던 재고 평가감 관리를 해야 하는 부분이 있다. 창고보관료가 계속 지불되기 때문이다.

매출이 잠잠한 시점에 특가 상품으로 고객 몰이하기. 보통 '타임을 친다'고 한다

3) 매출:

매출은 언제나 '전년 동기간 대비 성장률'이 가장 중요하다. 물론 비가 내리면 전년 대비 매출이 떨어질 수밖에 없고, 지점에서 밀어주는 대전 시기가 달라져도 매출 차이가 난다. 하지만 영업관리자가 매출을 올릴 수 있는 방법은 찾으면 있다.


-대전 기획

보통 1년에 몇 차례 지점에 큰 행사가 열린다. 연말과 바캉스 시즌 이외에 지점 생일인 주년 행사 등인데 이 시즌 준비를 위해서는 적어도 3개월 전부터는 지점으로 고객들을 끌어들일 '특가 상품' 준비를 한다.


잡화층에서는 전통적으로 우산/양우산/가죽장갑/카드지갑/스카프 등이 '미끼 상품'으로 잘 통했다. 정문 앞이나 에스컬레이터 쪽에 비치하여 고객들을 붐비게 만드는 것이다.


이외 화장품이나 구두 등은 1년 차 상품을 조금 더 저렴하게 갖고 오기 위해 브랜드 영업 담당자들을 만나고, 다른 지점 영업 담당자들과 정보를 열심히 교류해야 한다.


-행어 및 매대 배치

행사장 행어와 매대를 어떻게 구성하느냐에 따라서 고객 동선이 달라지고, 손이 가는 상품이 달라진다. 영업관리자의 몫인데 보통 줄자를 갖고 다니며 배치 설계를 한다. 베테랑 팀장님들은 걸음걸이로 계산하기도 한다.


혹여나 물량이 부족한 탓에 브랜드 매장에서 주어진 매대를 쓰지 못하면, 다른 브랜드에게 행사 기회를 준다. 행어 한 대, 매대 한 대당 예상 매출 금액이 나오기 때문이다. '공간은 돈이다'


-온라인몰


본사에 온라인몰이 있지만, 지점 매출에는 큰 도움이 되지 않았다. 우리 지점에서는 온라인몰 프로젝트 TF를 구성했고, 젊은 직원인 내가 참여하게 되었다. 기존 온라인몰 구축 업체에 맡기면 수 천만 원이 들었고, 무료 서비스인 네이버 스토어팜을 통해 우리 지점만의 온라인 몰을 열 수 있었다.


직접 네이버 교육센터로 가서 교육을 듣고, 지점에서 발표를 하고 매니저님들에게 설명했다. 온라인몰은 결국 '최저가 싸움'이었다. 물론 매니저님들 입장에서는 일을 2배로 해야 하기 때문에 초반 참여도가 높지 않았지만, 대표 매장을 선정해서 성공 사례를 만들고 공유하니 다른 매장들의 참여율이 점점 더 높아졌다.


그 결과 전체 지점에 성과를 공유한 영광스런 프로젝트로 마무리된 기억이 있다. 꼭 스토어팜이 아니더라도 만약 상품의 물량과 가격이 받쳐준다면 수수료를 더 떼더라도 소셜커머스도 나쁘지 않다.


영업관리자의 CDP, 커리어 패스는 어떻게 될까?


개인적으로는 영업관리자라는 직업 자체에 전문성이 있다고는 사실 생각하지 않는다. 물론 연차가 쌓이면 각 브랜드 담당자와의 관계가 구축되면서 어려웠던 일이 좀 더 쉽게 풀리고, 다양한 상황에 맞닥뜨렸을 때 대처가 좀 더 유연해진다. 하지만 연차보다 영업관리자가 '어떻게 하면 우리 카테고리의 매출을 높일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과 열정에 따라 매출의 차이가 보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사무실에 앉아 있기보다 브랜드 담당자를 한 번 더 찾아가고, 고객 조사를 하면서 계속 고민을 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은 다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나처럼 1~2년 차에 퇴사하고 아예 새롭게 신입사원으로 입사하는 경우를 제외하면, 현직에 있는 백화점 영업관리자 선배들을 보았을 때 커리어는 크게 3가지로 나눌 수 있다.


1) 지점장

- 한 지점의 모든 것을 관리하는 최고 책임자. 지점장에 따라 점포의 분위기가 바뀌고, 말 한마디에 규칙이 바뀐다.


2) 경영지원부서 및 MD(상품관리, 기획)

- 유통업계는 보통 신입사원을 현장을 경험할 '영업관리자'로 채용한다. 이후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다양한 직무로 배치한다. 사실 여성들은 지방 연고가 있지 않는 이상 수도권에 배치되고, 본사로 이동하는 경우가 더 많은 편이다. 경영지원부서 및 MD 직무로의 이동은 보통 사내 공모를 통해 선발한다.


3) 브랜드 영업 담당자(이직)

- 타 백화점의 영업관리자로 가는 경우가 있지만, 같은 업계와 같은 직무이기 때문에 그쪽에도 공채들이 자리 잡고 있는 것은 매한가지이다. 그렇기 때문에 본인이 담당하던 카테고리의 브랜드 영업 담당자로 경우가 더 많다. 제안을 받아서 이직하는 경우도 있고, 퇴사 후 새로 지원을 해서 이직을 하는 케이스도 종종 봤다.


결론적으로 정리해보자면 백화점 영업관리자는 한 층을 끌고 가는 선장이다. 담당 층에는 매니저를 포함한 백여 명의 직원들이 아침부터 밤늦게까지 박스를 까고, 상품을 진열하고 하루 종일 서서 고객을 대하고 있다. 필수 역량인 '리더십'과 '소통능력', 그리고 '수치에 대한 감각'을 바탕으로 한 층에 대한 책임감과 본인의 직무 비전을 가져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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