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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밍밍 May 06. 2019

홍보대행사 AE의 일상

광고?홍보?마케팅? 그거 다하는데요.

처음 만난 사람들에게 홍보대행사에 다닌다고 나를 소개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렇게 반응한다. '와 야근 많으시겠어요.' 직군에 대해 가장 첫째로 떠오르는 이미지가 이렇게나 직설적이라니. 하지만 그 이미지는 보통 fact긴 하다. 광고/홍보회사의 기획자를 보통 AE라고 부르는데, AE는 'Account Executive'의 약자다. 한경 경제용어사전에 따르면 AE의 뜻은 이렇다.


광고회사나 홍보대행사의 직원으로서 고객사와의 커뮤니케이션을 담당하는 한편, 고객사의 광고 계획이나 홍보계획을 수립하고 광고나 홍보활동을 지휘하는 사람. AE는 소속회사를 대표하여 고객사와 협력관계를 유지하는 동시에 고객사의 신임 하에 광고나 홍보 활동을 대행하며, 회사 내에서는 고객의 의사에 근거하여 크리에이티브 부문, 매체부문, 조사부문 등의 업무를 담당한다.



홍보대행사에 대한 환상, 그리고 현실


업무 시작과 퇴근

나는 보통 아침 9시 반에 출근해서 칼퇴하면 6시에는 사무실을 나온다. 그러나 최근에 맡게 된 클라이언트의 경우 자료를 송부해도 피드백이 늦고, 실행 데드라인 즈음에 기획을 뒤집어버리는 피드백을 생각보다 종종 주기 때문에 야근이 예전보다 잦아졌다. 홍보대행사의 AE들은 정말 클라이언트에 따라 삶의 질이 달라지는 경향이 짙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클라이언트의 업무가 홍보대행사의 업무니까.


홍보대행사와 광고대행사

'광고대행사는 광고를 만들고, 홍보대행사는 홍보를 한다'는 건 10여 년도 더 된 이야기일 것이다. 요즘에는 광고와 홍보의 경계가 거의 무너져서 광고회사도 홍보를 하고, 홍보회사도 광고를 한다. 특히 디지털 분야는 공통의 영역이다. 이 광고홍보 업계의 대표적인 회사로는 제일기획(삼성), 이노션(현대자동차), 대홍기획(롯데) 같은 대기업 계열의 광고회사와 TBWA, 에델만 같은 외국계 광고회사. 그리고 애드쿠아 등의 토종 광고홍보회사들이 있다. 그밖에 신생회사는 정말 많다. 특히 디지털 분야에서.


연봉

연봉은 회사마다 정말 다르지만 광고홍보업계의 초봉은 일반 대기업보다 낮은 수준이다. 어디든 그렇겠지만 경력을 쌓고 능력을 인정받아 이직을 하거나, 훌륭한 퍼포먼스로 진급을 하며 연봉을 올리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회사마다 다르겠지만 우리 회사의 경우 기본급+ 성과급으로 운영되고 있다.


홍보 업계를 선택한 이유

나는 백화점의 영업관리자로 24살에 첫 커리어를 시작했다. 하지만 수직적인 군대 문화와 매년 반복되는 시즌 행사를 운영하는 것이 참 재미가 없었다. 돈을 재미있게 버는 것은 욕심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어차피 평생 벌어야 할 돈이라면 더 의미 있고 재밌게 벌고 싶었다. 1년 간 회사 생활을 계속해오다가, 나 자신을 되돌아봤을 때 내가 재미있어했던 일은 대학생 때 어시스턴트로 일했던 홍보업계였다. 그래서 난 다시 홍보업계로 되돌아왔다. 다양하고 재미있고 액티브한 업무들이 기다리고 있는 곳이었기 때문이다.


AE를 사전적으로 정의하는 위의 뜻처럼 홍보대행사의 직원은 각자 맡은 고객사의 업무에 따라 크고 작은 일을 수행한다. 내가 현재 재직하고 있는 회사는 종합홍보대행사이기 때문에 서비스의 영역도 다양하다.


1) IMC(통합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 브랜드의 중장기 목표를 설정한 후, 그에 맞는 온오프라인 캠페인/언론홍보/SNS/광고/이벤트 등 진행

- 지속적으로 고객에게 일관된 브랜드의 메시지를 전달하고, 여러 활동으로 브랜드 인지도와 애정도를 구축

- 모든 마케팅 업무를 포괄하는 개념.


2) 언론홍보

- 보도자료 작성 및 배포

- 언론 커뮤니케이션(기자 관리, 위기 대응 등)

- 월간/연간 리포트 작성


3) 디지털 마케팅

- SNS 채널 기획 (채널 컨셉, 발행 주기, 타깃 설정 등)

- 콘텐츠 제작(기획 및 촬영, 편집, 제작)

- 광고 집행(콘텐츠 참여, 트래픽 유도, 앱 설치 등)

- 실시간 모니터링 및 고객 커뮤니케이션(중요한 건 '실시간'이다. 주말에도 새벽에도 모니터링은 필수)

- 월간/ 연간 리포트 작성

SNS 콘텐츠 촬영 중. 좌)스튜디오 컷 우) 야외

4) 브랜딩

- 중장기 목표 수립(EX. VISION 2020)

- 국/영문 캐치프레이즈 개발(EX. 우리 강산 푸르게 푸르게)

- CI(Corporate Identity) 제작(여러 사람이 참고할 수 있도록 CI 가이드라인을 만들어야 한다)


5) 광고

- 콘티 제작

- 모델 선정 및 섭외(광고주의 '개취'가 가장 많이 개입되는 단계)

- 광고 촬영 및 편집 (AE는 광고 촬영 현장에서 기획한 대로 결과물을 만들기 위해, 감독님과 실시간 소통을 해야 한다)

- 광고주 시사 (가장 떨리는 시간, 보통 시사 후 1~2번의 재편집이 진행된다)

- 송출(TV, 전광판, SNS, 포털 등)


6) 기타

- 대학생 대외활동 및 캠페인 운영 (기획부터 모집, 면접, 운영까지. 우리 사고만 나지 말자 얘들아!)


- 행사 및 프로젝트 운영 대행 (이 경우 1번부터 6번까지 정말 모든 것을 다한다. 플러스 콜센터와 홈페이지 운영, 오프라인 이벤트까지!)


기본적으로 정부기관이나 사기업에서 공고한 제안(비딩)에 팀을 꾸려 기획을 하고, 서류 심사가 완료되면 PT 하고 업무를 따오는 프로세스이다. 정부기관의 경우 경쟁 비딩은 필수지만, 사기업의 경우 담당자 재량에 따라 업체를 선정할 수도 있다.



대학생 때부터 여러 회사를 경험해보았지만, 개인적으로 홍보대행사에서 일하는 것만큼 짧은 시간에 다양한 업무를 해볼 수 있는 일은 없었던 것 같다. 대기업에 다니는 한 선배 말에 따르면 에이전시에서 5년 정도 일하고 이직해온 사람들은 공채 출신에 비해서 경험치와 업무 처리 속도가 남다르다고 했다.


AE들은 시시각각 변하는 '갑'님의 니즈에 따라 언제나 만족도 높게, 빠르게 업무를 처리하다 보니 숙련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리고 회사에서 본인이 담당하는 클라이언트가 장기적으로 운영되는 경우도 있지만, 단/중단기 프로젝트 단위로 돌아가는 경우도 많다. 이렇다 보니 업무에 따라 정말 세상을 보는 눈도 넓어지고, 공부도 많이 하게 된다.


나의 경우도 공항에서부터 컨벤션, 통신사, 정부기관, 외국계 소비재 등 3년에 가까운 시간 동안 8개가 넘는 클라이언트를 맡다 보니 이런저런 지식을 쌓게 되었기 때문이다. 업계를 바꾸는 이직은 많이 두려웠지만, 현재 업무에 대한 만족감이 높게 유지되어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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