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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미 Oct 12. 2022

고구마

글을 안 쓴 지 너무 오래됐다.

그동안 나는 정말 쉴 틈도 없이 바빴다.

한 달 동안은 거의 쉬지 못하고 일을 했다.

이제 일도 익숙해졌고, 사업도 안정적으로 가고 있고,

다시 내 생활의 안정과 행복이 찾아와 글을 쓰러 왔다.


인간은 자신이 행복해야만, 남을 행복하게 할 수 있나 보다.

나 자신이 행복해져서, 감동의 나날들을 보내고 있어서

다시 글을 쓰러 왔다.


한 여름에 나는 불안함에 우울했고,

인생을 어떻게 살아갈지 몰라 답답했고,

다시 원인모를 위장병에 시달리고 말았고,

그러다 창업에 성공해서 현재 작은 가게를 운영하고 있고,

가게 근처로 이사를 했다.


작지만, 깨끗하고, 월세도 저렴하고,
고구마처럼 담백하니 좋다.  


무엇보다 잠이 정말 잘 온다.


건강은 훨씬 좋아졌다.

회사를 다닐 때보다 일하는 시간은 늘어났지만,

훨씬 행복하게 일하고 있다.

나는 내 몸을 쓰고 정신을 쓰면서 일을 해야

건강한 위장을 유지할 수 있나 보다(?).


20대를 지나 30대까지 수없이 백수를 겪었지만,

결국 나는 일을 할 때 정신이 온전해진다.

나 자신을 스스로 통제할 수 없으니,

정해진 시간에 일을 하고, 정해진 시간에 식사를 하는 편이 인간답게 살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원하는 보상을 얻고 있고,

쉬고 싶을 때 마음껏 쉬면서, 펭귄(남자친구)과 서로의 소중함을 나누면서,

서로를 보듬아주면서, 따뜻한 일상을 보내고 있다.


펭귄이 어느 날 아침에 내게 속삭였다.


평생 함께하자고 했다.  


그는 나를 가장 따뜻하게 안아준다.

그리고 펭귄이랑 노는게

세상에서 제일 재밌다.


그러자고 했다.


회사를 같이 다녔을 때나, 퇴사를 하고 함께 가게를 운영하고 있을 때나,

펭귄은 자신이 모르는 부분이라도, 거침없이 도전한다.

걱정과 두려움이 없고 그냥 일단 해본다.  


나는 그런 그가 정말 멋지다.


그리고 우리는 서로 붙어있을 때 가장 빛이난 다는 것을 안다.

우리는 만나면 만날 수록 많은 부분에서 깊어지고 있음을 느낀다.

우리의 인연은 매일 성장하고 있다.

모든 것이 자연스럽게 올라가고 있다.

천천히 계단 하나하나, 오르면서 서로의 손을 놓지 않는다.

평생 그의 손을 잡고 걸어갈 것이다.


그리고 요즘 들어 나에게 찾아온 제일 큰 이벤트는,

죽을 때까지 좋아하지 않을 것만 같았던 고구마를

최근 들어 정말 좋아하게 되었다는 사실이다(?).


32년 동안 입에도 잘 대지 않았던 고구마를

직접 쪄먹고 있다.


좋아하는 것도, 싫어하는 것도,

어쩌면 매일 변하고 있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일을 하면서 돈을 벌 수 있고,

좋아하는 음악을 매일 들을 수 있고,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나를 너무나 소중하게 여기고 있고,

그리고 미래에는 항상 그가 서 있다.


이처럼 행복한 순간은 없다.

그리고 내 옆에는 언제든지 쪄먹을 고구마도 충분히 있다.


나는 평생 그림 그리고, 영화만 찍을 줄만 알았다.

그러다 주변 친구들도 하나둘 씩 취업을 하고,

부모님도 얼른 직장을 구하라며 눈치를 주고,

나도 자연스럽게 늘 해오던 전공으로 취업을 하고 아무 생각 없이 회사를 다녔다.


그리고 전혀 연관성 없는 분야로 창업을 했다.

이제는 그 누구도 눈치 보지 않고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해도 된다고 확신했다.

나는 많은 경험과 일과 그리고 할 수 있는 모든 최선을 다하면서

20대를 보내왔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 정도 선택은 해도 된다.

엄마는 이런 나를 아직도 못마땅해하지만,

이제 크게 신경이 쓰이지 않는다.


솔직히 말하자면 아직도 나는 아는 게 별로 없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이런 나를 좋아해 주는 손님들이 늘어나고 있고,

충분히 잘 운영하고 있다고 믿고 있다. (아닐 수도....)


행복해지기 원하는 것보다

불행해지는 일을 하기는 싫다.


그리고 고구마는 맛있다.



글 여미

yeoulhan@gmail.com


너무 오랜만에 와서 죄송해요.

오늘도 내일도, 따뜻한 하루 보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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