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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석우 Dec 17. 2024

조언

내가 나에게

김유신의 모친 만명 부인은 기생 천관에게 빠져 공부에 소홀한 아들에게 최후의 선언을 하였다. “너는 지금 나라에 큰일을 하려고 공부하는 화랑의 몸이다. 그런 네가 한낱 기생의 유혹에 빠져서 치마끈으로 제 장래를 졸라매 죽이는 어리석은 짓을 하느냐. 오늘은 나하고 맹세하자. 기생 천관한테 가서 타락한 탕자가 되겠느냐, 전과 같이 내 사랑하는 아들이 되겠느냐?” 그날로부터 유신은 천관의 집 가까운 승마 코스인 남산 방면을 다른 장소로 변경했다. 그런 어느 날 친구 화랑의 결혼 축하연에서 술을 먹고 취해서 반면반각의 정신상태가 되었다. 집으로 돌아가야 할 말은 그전에 자주 다니던 천관의 집으로 향해서 거의 그 집 문전까지 이르렀다. 이때 그것을 알게 된 유신은 말에서 뛰어내려 옆에 찼던 칼로 일격 지하에 말의 목을 뎅겅 잘라 버렸다. (백대진 편저, 한국야담전집④ 신라 편, 삼성출판사 23~24면)


사자가 사냥하는 장면을 본 적이 있는데 먹이 사슬 최정점에 있는 사자가 사냥감을 놓고 그렇게 신중하게 접근하는지를 처음 알았다. 아무리 사자라 하지만 살기 위해 도망치는 동물을 잡기란 쉬운 일이 아니고 그 때문에 사자가 사냥감에게 신중하게 접근하고 그러다가 기회를 잡으면 온몸을 던져 쫓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지금의 내가 몇십 년 전의 내게 조언한다면, “로켓은 꼬리를 잘라내고 나서야 우뚝 솟아오른다. 잘못된 습관은 단칼에 베어버리자, 매사에 신중 하자, 기회를 잡으면 온몸을 던져 끝장 보자, 반드시 해야 한다는 독기를 품자” 등을 강조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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