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작사녀ㅣ이혜진OT Aug 22. 2023

금쪽같은 내 새끼가 아닌, 내 부모님

할미할비 탐구생활 

  매우 귀하고 소중한 것을 금쪽에 비유한다. 몇 년간 시즌 1부터 빠지지 않고 보는 프로그램이 있다. 금쪽같은 내 새끼라는 예능 프로그램으로 학생들부터, 아이들을 양육하고 교육하는 많은 부모가 시청하는 프로그램이다. 그만큼, 우리 사회는 자녀들의 바른 양육에 많은 관심을 쏟고 있으며, 기본적인 의식주가 해결된 우리의 삶에서 자녀를 바르게 양육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관심사 중의 하나가 되었다. SNS 매체에서도 본질 육아 등 양육자들에게 인기 있는 교육자 및 아동 학자 인플루언서들이 눈에 띄게 나타났다. 필자도 육아와 관련된 여러 인플루언서들을 팔로워 하며 정보를 자주 얻는다. 



 금쪽같은 내 새끼의 금쪽이들은 어려서부터 기술적 진보를 경험하며 자라나는 세대로, 2010년~2024년에 태어난 이들을 알파 세대라고 지칭한다. 알파 세대의 부모인 밀레니얼 세대는 1980년대 초반부터 2000년대 초반에 출생한 세대로, 청소년기부터 인터넷을 사용해 모바일·SNS 등 정보기술(IT)에 능통하며, 자신들의 자녀들(알파 세대)에 대한 지출을 아끼지 않는 경향이 있다. 그렇기에, 바른 양육과 아이들을 위한 다양한 교육에 대한 관심이 뜨거운 것은 당연한 일이다.



 필자도 10세, 8세 자녀를 키우고 있는 육아맘으로 오은영 박사님의 솔루션을 항상 통쾌하게 지켜보는 애청자이다. 또한, 필자도 밀레니얼 세대이며 자녀들과 소통을 하기 위해 다양한 SNS를 사용하고, 추천 육아서도 꾸준히 읽는다. 하지만, 필자에게 금쪽이는 자녀에게만 해당하지는 않는다. 여기서, 하나의 질문을 던지려고 한다. 왜 우리는 자식들의 바른 양육과 교육을 위해 육아 공부를 스스로 하지만, 부모님에 대해서는 공부를 하지 않는 걸까? 당연할 일이다. 나를 낳아주고 길러준 부모에 대해 공부한다는 것 자체가 굉장히 생소한 발상이다. 이 의문이 한동안 머리를 맴돌기 시작했으며, 금쪽같은 내 부모님에 관해 공부를 시작하는 1인이 되고자 한다.



 필자는 작업치료라는 학문을 전공하고 성인, 노인 재활을 위해 현장에서 일했으며, 석사·박사 졸업 논문도 노인과 관련한 연구였다. 또한, 학술연구 등 작업치료 활동은 노인 작업치료 연구에 집중했다. 



 사람은 영유아기에서부터 노년기까지 생애 주기라고 하는 일생의 과정을 거친다. 영아기, 유아기, 청소년기를 거쳐 성인기인 30대에 보통 자녀를 양육하게 된다고 가정할 때, 이전 생애 주기를 내 자녀와 동일하게 거쳐온 경험이 있다. 사회 및 가정환경은 다르지만, 그래도 내가 영유아였을 때의 경험과 청소년기에 느꼈던 그 감정과 경험이 어느 정도 쌓여 있는 셈이다. 그래서 내 자녀의 생애 주기에 대해 비교할 수 있는 경험이 있고, 자녀를 이해할 수 있는 기본 지식이 있는 것이다. 그 기본 지식이 오히려 자녀 양육에 방해물이 되기도 하지만 기본 바탕은 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정리하고자 한다. 



 하지만, 30대는 앞으로 다가올 40대와 50대 더 나아가 노년기에 대한 경험은 환생에 의한 기억이라든지, 타임머신을 타고 미래를 갔다 오지 않는 이상 가질 수 없다. 다른 말로 표현하면, 늙는다는 경험과 노화에 대해서 30대로서는 알 수가 없다. 부모님과는 대화가 안 돼. 우리 부모님은 원래 그런 분이셔. 평생을 저렇게 사셔, 고집이 세신 분이야. 이런 단정적인 말을 내뱉지만, 부모님이 왜 그런 성향을 가질 수밖에 없으며, 부모님이 지금 겪고 있는 노화 과정에서 어떤 심리적인 부분이 작용하는지 등 우린 부모님에 대해서는 왜 그럴까?라는 의문을 가지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금쪽같은 내 새끼에 대해서는 배움을 아끼지 않지만, 금쪽같은 내 부모님에 대해서 알고자 하거나 배운다는 생각은 생소한 부분이다. 금쪽같은 내 부모님이란 프로그램이 있다면 어떨까? 사실 어른인 부모를 평가하고 이해하는 과정에 대한 에피소드를 만드는 것이 불효가 될 수도 있고, 좋지 않은 시선이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필자는 절대 불효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금쪽같은 내 부모님이란 주제로 부모님의 노화 과정에서 일어나는 신체적, 심리적 변화와 노화로 인해 발생하는 질환과 관련된 것을 배우고 미리 대처해 행복한 노년을 보낼 수 있게 도와주는 역할을 하는 자녀가 진정한 효도를 행하는 자녀이지 않을까? 



 카이 단상집 '예쁘다 너'에서 필자가 좋아하는 구절 중 '세상에 흔들리지 않는 것이 없고, 잎을 떨구지 않는 생명이 없으며, 노쇠하지 않는 것도, 썩어 사라지지 않는 것도 없구나.라는 구절이 있다. 생명이 있는 것은 늘 흔들리며, 결국 잎을 떨구게 될 것이고 노쇠하여 썩어 사라지게 될 것이다. 신이 아닌 이상 피할 수 없는 것이 늙음이다. 



 '내가 10년 후에는 어떨까? 이런 모습이 되겠지'라고 막연하게 상상은 하지만 80~90세가 되었을 때 나의 심리상태와 마음과 외모는 그 누구도 알 수 없다.



 이런 노화라는 현상은 부모님들도 처음 겪는 일들일 것이며 노화와 관련된 상황에 당황하기도 할 것이다. 이런 현상이 생소한 일들의 연속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이처럼 우리가 노년을 잘 보내기 위해서는 앞으로 일어나는 노화와 관련된 알 수 없는 현상과 변화에 대해 미리 공부를 해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부모님 세대를 이해하고, 노화 과정에 대해 이해하는 자식 세대, 또 앞으로 일어날 나의 심리와 신체 등 노화 과정에서 일어나는 현상에 대해 미리 알고 대처할 수 있는 멋진 부모님 세대를 기대해 보고 작업치료라는 학문을 바탕으로 앞으로 금쪽같은 내 부모님에 대해 공부할 수 있는 소스를 제공하고자 한다. 




-------------------------------------------------------------------------------------------------------------

칼럼에 게재된 글과 게재예정인 글을 저장하는 매거진입니다. 



금쪽같은 내 새끼가 아닌, 내 부모님 < 외부 칼럼 < 오피니언 < 기사본문 - 울산신문 (ulsanpress.net)
출처 : 울산신문(https://www.ulsanpress.net)



매거진의 이전글 엄마가 딸에게 남기는 편지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