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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작사녀ㅣ이혜진OT Dec 12. 2023

치매 보험 가입은 치매를 예방할 수 없다.

  치매 보험에 대한 관심은 나이가 들수록 높아진다. 2022년 2월 기준 보험개발원에 따르면 지난해 보험통계 분석 결과 우리나라 전체 국민의 치매보험 가입률은 15.5%로 나타났다. 전체 국민으로 생각했을 때 작은 비율일 수도 있지만, 65세 이상 고령층의 가입률은 17.9%로 5명 중 1명이 가입했다. 연령대별로 보면 60대의 가입률이 27.2%, 70대 가입률은 9.2%로 떨어지고, 80대 이상은 1.9%로 크게 낮아진다. 연령이 증가할수록 가입률이 낮아지는 이유는, 비싼 보험료가 가입을 망설이게 하는 원인일 수도 있을 것이지만, 확실한 것은 60대가 되면 치매라는 질병은 노인들에게 무서운 질병으로 다가온다. 


  보험의 종류에 따라 다르지만, 치매 보험은 저축성 보험이 아닌 보장성 보험이다. 그렇기에, 치매라는 병에 진단명을 받아야지만, 보장을 받을 수 있다. 만기 환급형 등 저축성 보험으로 가입한다면 몇 십만 원 선으로 높은 보험료가 책정될 것이다. 치매 보험은 나이와 보험 종류에 따라 적게는 2-3만 원에서 몇 십만 원까지 보험료를 내게 된다. 보통 치매 보험은 내가 만약 치매 진단을 받는다면, 자식이나 배우자에게 경제적인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목적으로 가입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치매보험이 꼭 치매를 예방해 주는 것 마냥, 치매를 피해 갈 수 있는 부적인 것처럼 생각하며, 과한 보험을 드는 경우도 더러 있다. 이번 칼럼의 주제를 치매 보험으로 정한 이유는 과한 치매 보험이 이후에 올지 안 올지도 모르는 질병을 대비하여, 현재 건강한 노후생활을 망칠 수 있는 길이 될 수도 있다는 경고를 하기 위해서이다.  


  필자의 어머니는 현재 71세에 자신의 이름 석자만 적을 수 있으며, 경도인지장애검사에서도 확인되는 치매 위험군에 속한다. 어머니는 분기별로, 치매보험을 가입해야겠다며 말씀하시지만, 그때마다 나는 가입할 필요 없다고 자신 있게 말하곤 한다. 이전에도 연금의 반을 개인 보험금으로 나가기도 하여, 보험 해지를 통해 많은 손해를 본 적이 있다. 어머니의 보험 가입의 이유는 자식을 위해서라고 하지만, 꼭 보험이 부적인 것처럼 생각하며, 치매 보험이 없는 사실에 불안해한다. 그때마다 필자는 엄마에게 보험비 낼 돈으로 맛있는 것 사드시고, 하고 싶은 것, 입고 싶은 것 즐기시라고 말한다.  


  우리의 이상적인 노년기의 모습은 치매라는 질병에 걸릴 까봐 두려워하며 치매 보험에 가입하는 노년기의 모습과는 반대로, 치매라는 질병은 오지 않는다는 확신에 가득 찬 즐거운 노년의 생활을 즐기는 삶을 그려가야 한다. 적게는 2-3만 원에서 몇 십만 원의 해당하는 보험금을 대기업에 주는 것이 아닌, 그 돈을 노년기 자신에게 투자하며, 사회생활을 하고 여가생활을 좀 더 즐기라고 권하고 싶다. 


  물론, 경제적인 여유가 있다면 매달 부적을 사는 것처럼 비싼 보험에 가입해도 되지만, 우리나라 노인 빈곤율은 OECD국가 중 1위이다. 이 빈곤한 노인층인데, 불확실한 미래를 생각하며 비싼 보험료를 내고 있는 사실은 안타까운 현실이다. 사적 보험에 내는 돈을 공적 보험에 낸다면, 예를 들어, 장기요양보험의 비용을 더 내게 된다면 노후의 삶은 지금보다는 안정적일 것이다. 또는 젊은이들이 내야 하는 부양비의 부담을 줄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65세 이상 노인들이 생계를 위해 일터로 향하고 있다. 물론 생산적인 활동은 노인이 되어도 유지하는 것은 치매를 예방하기에도 긍정적이다. 하지만,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과한 사적 보험료를 내고 있는 노인들의 사연을 들으면 안타까울 때가 많다.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는 혼자서 일상생활을 수행하기 어려운 65세 이상의 노인 또는 65세 미만의 자로서 치매 뇌혈관성질환 등 노인성질병이 있는 자에게 신체활동, 가사활동, 인지활동 지원 등의 장기요양급여를 제공하여 노후의 건강증진 및 생활안정, 가족의 부담을 덜어주는 제도를 말한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치매 진단을 받은 자라면, 이 제도를 이용할 수 있으며, 환자와 보호자 모두에게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지역사회 재활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노인들의 재활서비스는 앞으로 점차 확대될 것이며, 고령사회에 진입할수록 사적보험이 아닌 공적보험에 우리는 더욱 관심을 줄 필요가 있다.  


  가입한 지 오래된 치매 보험일수록 다시 확인해야 한다. 보험의 진단금과 관련되어, 경도치매의 경우는 아주 소액이거나 받지 못하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보험 가입 시 고지를 한다고는 하지만, 노인들의 경우에는 가입 시 CDR 점수나 재가급여 등급이라던지 진단금을 받기 위해 꼭 필요한 조건에 대해서는 무지하다. 그래서 막상 치매진단을 받았지만 현재 가입한 혜택을 누리지 못하는 경우도 생길 수도 있다. 


  개인보험의 경우 부모님께서 알아서 하시겠지 하지만, 막상 확인해 보면 허술한 경우가 많다. 자식이 기본적인 지식을 습득 후 현재 상황에 맞는 부모님의 노후대책을 함께 그려가야 한다. 특히, 경제적인 부분에서는 세대 간 솔직한 소통이 지금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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