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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hal Aug 29. 2018

#1 저널리즘의 오늘, 그리고 미래

<2018 저널리즘의 미래 컨퍼런스> DAY1

몸을 뒤척이다 잠 못 드는 날이 있다. 내겐 어제(26일)가 그랬다. 12시쯤 누워 책을 좀 보다 자려 해도 영 잠이 안 왔다. 그 전 날도 전전 날도, 방학을 시작한 날부터 늦게 자 버릇했으니, 3시는 돼야 잠에 들겠지 -  3시가 지나도 잘 수 없었다. 그 이유는 두 가지였다. 하나는 오늘이 개강 날이라는 것. 4학년인데 개강은 아직도 어렵다. 사실 4학년이란 사실이 어려운 걸 수도! 또 다른 이유는 오늘부터 <2018 저널리즘의 미래 컨퍼런스>의 막이 열린다는 건데, 사실 등록하기 전부터 3279401번 고민했다. 어젯밤이 3279402번째 고민하는 밤이었다.

출처 - <2018 저널리즘의 미래 컨퍼런스>

이런 주제로 저런 스피커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첫날이 내가 가장 궁금하던 이야기들이었고 뵙고 싶은 스피커들(예를 들면 한 번 뵙고 더 팬이 된 박소령 퍼블리 CEO님, 조소담 닷페이스 대표님 등등) 대거 출동이었다. 그런데 전공 수업이 12-6시고 하필 첫 수업 날..........'어차피 전공 이야기를 들으러 컨퍼런스를 가는 건데....'라며 학교를 갈지 말지 고민했다. 겁쟁이인 나는 결국 컨퍼런스에 갔다 12시 수업에 맞춰 세 번째 세션에 나왔다. 학교로 향하는 발걸음이 무거웠다. 양질의 이야기들을 뒤로한 채 OT를 들으러 간다는 거에 내 마음도, 학교 짐과 주최한 미디어오늘이 준 선물을 모두 챙겨 내 몸도 무거웠다.

SK가 만든 AI 스피커, 누구(NUGU)

바아로 이거시다! 나의 첫 인공지능 친구 누구! 미디어 전공자임에도 디바이스에는 정말 관심이 없는 나여서 여태 AI스피커 하나도 없었다. 누구(NUGU)와 함께 이 친구의 옷 격인 데코 스티커, 휴대용 집, 충전기, 충전 거치대도 주셨다. 내 반려 AI와의 이야기는 기회가 되면 계속 이어가야지 - !

DAY 1. KEYNOTE 정혜승 청와대 디지털소통센터 센터장

다시 컨퍼런스 얘기로 돌아가면,

내가 "배웠다"고 할 수 있는 강연은 3개였다. 처음부터 끝까지 들은 건 3개뿐이니(ㅠㅠ) 컨퍼런스의 문을 열어준 정혜승 청와대 디지털소통센터 센터장! 문재인 대통령 취임 후 청와대가 가깝게 느껴졌다. 아니 아직도 멀지만 심리적 거리가 정말 줄어든 건 확실하다. 청와대 디지털소통센터가 그 역할을 톡톡히 했다. 기존엔 언론사 기자들을 모아 브리핑을 했는데, 누가 먼저 업로드하냐의 속보 경쟁으로 정리가 안 된 채 보도되는 기사가 넘쳤다. 그나마 메인 뉴스에서야 정제된 내용을 들을 수 있었다. 이제는 청와대가 직접 하나의 미디어로서 기능을 하는 모습이다. 자신들의 이야기를 그들이 한다. 기자들의 불만이 있었다고 하는데, 국민으로서 나는 좋다. 보도하는 내용을 잘 모르는 채 쓰인 기사들보다 누구보다 잘 아는 사람들이 알려주는 것이 훨씬 좋다.

하지만 어제도 청와대 콘텐츠는 논란이 됐다. "청와대는"이란 주어는 무엇이든 어렵다. 유쾌하면서도 가볍지 않아야 한다. 개인적으로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참 잘 만든다고 생각한다. 그 무엇보다 취지에 100점을 주고 싶다. 청와대가 얼마나 어렵고 먼 존재인지를 인지하고 인정하는 데에서 출발한 지금의 청와대 소통. 안타까운 건 정권이라는 게 수십 년간 이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제각각의 소통 수단을 마련하겠지만 지금의 마음에서 출발하면 좋지 않을까-

DAY 1. KEYNOTE 강정수 메디아티 대표

이어진 발표는 강정수 메디아티 대표!

메디아티는 미디어 스타트업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다 아는 미디어 스타트업 전문 엑셀러레이터다. 컨퍼런스의 스피커 중 스타트업 대표들이 많은데 대부분(전부?) 메디아티가 투자한 스타트업의 대표들이다. 그만큼 미디어 스타트업들을 뒤에서 잘 밀어주는 역할을 하고 있는 메디아티 - 강연을 굉장히 기대했는데 정말 200% 만족한 강연이었다. 수업에 늦더라도 이것만큼은 듣고 가야겠다 싶었는데.. 20분 강연을 위해 70장이 넘는 슬라이드를 준비하셨다. 그중 가장 기억에 남는 슬라이드는 "Reconquérir la jeunesse"란 글자가 적힌 슬라이드였다. 프랑스어로 "Reclaiming the youth, 젊은 층을 되찾는 것"을 의미한다. 젊은 층이 사라진 공영방송, 이젠 TV라고도 할 수 있겠다. 젊은 층의 미디어 소비하는 습관이 변하는 지금, TV는 어떤 방향으로 젊은 층을 잡을 수 있을까? 이는 미디어에 관심 있는 모든 사람이 고민하는 지점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왜 젊은 층을 잡아야 할까? 더 좁게 보면 30대도 아니다. 20대를 놓치는 것을 극도로 두려워하는 미디어 산업이다. 예전에 카카오 관계자의 말이 떠오르는데, "20대가 떠나면 미디어는 망한다"는 것이다. 그 예시로 세이클럽과 싸이월드, 카카오스토리 등을 들었다. 이게 TV에도, 뉴스에도 해당할까 - 내 기억 속에 20대 중 TV, 특히 TV 뉴스를 챙겨보는 사람은 우리 전공생 몇 명 정도다. 내가 10대 때 20대 사촌 언니, 오빠들, 선생님들도 뉴스를 챙겨보는 사람을 본 적이 없다. 20대가 뉴스를, TV 뉴스를 챙겨보던 시대가 있었는가? 국정농단이 터지고 촛불을 들던 2016년 - 그때 TV 뉴스를, 그마저도 JTBC의 <뉴스룸>만을 기다리는 20대가 있었다.


DAY 1. PART4 조소담 닷페이스 대표

학교 가서 수업 듣고 다시 돌아왔더니... 갑자기 PART4(다른 분들도 후기 작성해주시겠지? 못 들은 이야기들도 듣고 싶다구요ㅠㅠ) 3시 수업이 아주 다행히 1시간 30분 만에 OT를 마쳐서 다시 건대로 달려갔다. 마지막 스피커인 조소담 닷페이스 대표의 강연은 꼭 듣고 싶었다. 일찍 마쳐주신 교수님께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 듣고 온 수업이 대안 미디어를 주제로 하는 수업이라 진짜 오늘 하루 시너지 효과 좋았다고 생각한다.

조소담 대표는 "너 그거 봤어? 닷페이스의 그거"가 될 수 있도록 닷페이스만이 할 수 있는 것을 찾았다고 했다. 30초에서 1분짜리 짧은 영상과 휘발적인 콘텐츠가 아니라 길고, 제대로, 깊은 콘텐츠. 그래서 "닷페이스의" 그게 될 수 있는 것들. 또 이 콘텐츠로 사회 혁신을 도모할 수 있는 것. 아동청소년 성매매를 주제로 한 <H.I.M(Here I am)>, 전환 치료 피해를 다룬 <구원자: Save me>와 변질된 타이마사지를 담아낸 <타이마사지>. 이 세 시리즈가 이런 사회혁신 프로젝트에 해당한다. "우리는 이야기로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라며 회사를 자신 있게 소개하는 닷페이스답다. 나는 이야기와 함께 목소리도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한다. 자신의 이야기를 옆의 친구에게, 가족에게, 연인에게 말할 때 그럴 수 있다고 믿는다. 또 그들의 이야기도 들을 때, 그럴 수 있다고 믿는다. 대중에게 말하는 미디어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각각의 목소리를 들려주고 듣는 그런 세상이 오기를 바란다.

모든 PART를 요약/정리해준 이정환 미디어오늘 대표

마지막 강연이 끝나자 사회자 이정환 미디어오늘 대표가 PART별로 요약/정리해줬다. 놓친 강연들에 대한 아쉬움이 더 커졌다. 정말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오갔을 것 같았다. 특히 PART3 독자 인게이지먼트와 PART4 저널리즘과 사회 혁신은 나의 최대 관심사다. 만약(그럴 리가 없지만) 공부를 계속한다면, 미디어 이용자와 그들의 힘에 대한 공부를 이어갈 것이다. 위 사진 속 내용이 가장 궁금했다. 아마도 정찬필 미래교실네트워크 사무총장의 강연일 텐데, 미디어의 교육 기능을 이야기하지 않았을까 싶다. 조소담 닷페이스 대표와 마찬가지로 저널리즘이, 미디어가 사회의 문제를 해결하고 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다는 내용의 강연이었던 것 같다. 그렇다면 저널리스트, 콘텐츠 제작자, 미디어 산업 종사자들은 어때야 할까? 그에 대한 논의도 이어지길 바라며 첫날의 후기는 끝!


자신 있게 데이 바이 데이로 후기를 올리려고 #1을 붙였는데, 가능할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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