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스트 커리어 (10)
중·고등학교 때 나름 공부도 하고 인생에 욕심도 있었지만, 구체적인 비전이 없었다. 그리고 그 당시는 그런 교육이나 훈련을 받을 기회도 드물었다. 중학교 때는 상위 1%의 성적이었고, 고등학교 때도 서울의 괜찮은 대학을 진학할 실력이었지만, 인생의 비전이 없었던 나는 지방의 국립대 법학과에 진학했다. 대학시절에도 비전교육 같은 것을 접하지 못했고, 구체적으로 인생설계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도 몰랐다. 원래 적극적인 성격 탓에 동아리, 학생회 활동 모두 열심히 했지만 그것은 인생의 맥락과 무관한 산발적인 활동이었다. 그러다가 졸업하면서 남들 하는 고시공부로 허송세월을 하며 3년의 귀한 시간을 낭비했다. 내가 대학시절 인생의 맥을 짚고 20대를 알차게 살았다면 지금보다 더 나은 삶으로 지역과 가족에 기여할 수 있지 않았을까 싶다.
그렇게 젊음을 낭비하다가 ‘박원순 씨처럼 시민단체에서 일하면 멋지겠다’라는 막연한 생각을 하게 되었다. 사실 내가 대학 다닐 때 학점관리도 안 하고, 데모하느라 그때 스펙으로는 취업할 곳이 없었다. 또한 나 자신도 대의와 거국적인 것만을 생각했기 때문에 현재 회사원 취업 등은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그래서 YMCA에 들어가게 되었고, 그때부터 나의 삶엔 새로운 전기가 마련되었다.
월 50만원을 받고 아침부터 밤까지, 주말도 없이 1년 5개월 인턴을 하고, 정직원이 되어서도 같은 날이 반복되었지만, 행복했었고, 내가 몸담은 조직을 사랑했다.
그렇게 사랑했던 조직에서 행복한 한편, 경제적 미래는 참 암담했다. 그런 상황에서 잭 캔필드와 마크 빅터 한센의 공저 <인생의 맥을 짚어라>는 좋은 나침반이 되어 주었다. 아마 내가 진지하게 읽은 최초의 자기계발서가 아닌가 싶다.
이 책을 쓴 잭 캔필드, 마크 빅터 한센은 국내에서도 <영혼을 위한 닭고기 수프 시리즈>와 <마음을 열어주는 101가지 이야기>로 더 유명한 베스트셀러 작가이다. 그러나 나는 <인생의 맥을 짚어라>에서 더 동기 부여되었다. 아쉽게도 나의 글씨로 빼곡했던 이 책을 현재는 찾을 수가 없다.
그래도 균형 잡힌 삶에 대한 제안으로 그 후로는 비전을 내가 균형적으로 세울 수 있게 되었던 것 같다. 그전에 나는 비전(꿈)=직업인 줄 알았다. 아직도 직업이나 사회적 성취가 비전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면, 인생의 비전은 지속적으로 삶에 긍정 에너지가 넘칠 수 있도록 꾸라고 하고 싶다. 인생이란 장거리 경주에서 충만함을 누리기 위해서는 직업적 물질적 성공 외에도 가족이나 인간관계, 취미와 여가, 건강, 사회적 기여 모두 필요하니까 말이다. 그런데 왜 내가 학교 다닐 때는 이런 교육을 받지 못했을까. 요새는 초등학생부터 리더십 비전교육을 미리 받으니 부러울 뿐이다.
이 책의 “목적을 가지고 살기” 부분은 큰 도움이 되었다. 이후 사명선언문을 쓰는 워크숍이나, 릭 워렌이 <목적이 이끄는 삶> 책을 통해서도 나의 사명에 대해 계속 고민할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 나이 서른 즈음에, 이 책을 통해 비로소 어른이 되고 철이 들었다고 느낀 탓인지 그 내용이 아직도 소중하다.
당신의 비즈니스와 커리어를 빛나게! 아이디어캐빈 대표 김세화
경영학 박사 수료 / 전) 금호홀딩스 자산개발 과장 / 고용노동부 청년 취업 아카데미 전문 강사/
문화관광부 인생나눔교실 튜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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