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세화 Jan 26. 2017

그들도 결국은 피고용자

스트레스를 부르는 상사도 같은 처지 

미국식 연봉제, 성과평가제에 기반한 기업의 인사시스템이라는 것은 자연법칙을 무시한 비정상적인 시스템이다. 경기의 변화나 업황과 상관없이 무조건 전년대비 성장해야 하고 목표를 달성해야 한다. 세월호나 메르스, 촛불 정국 같은 어마 무시한 경제환경에 변화가 있더라도, 어떻게 해서는 성장해야 하고, 연초에 세운 KPI를 달성해야만 한다. 사실 내가 몸담았던 회사도 외부 위기에도 불구하고 수년간 매출액이나 영업 이익 모두 목표대비, 혹은 전년대비 다 성장하였다.


일반 자영업을 보라. 가령 닭을 취급하는 업의 경우 AI가 오면 타격을 받고, 삼복더위에는 수량이 부족하고, 스포츠 경기 같은 굵직한 행사가 있으면 더 잘 팔리고 하는 게 자연스럽다. 그러나 우리나라 대기업 임직원은 어떤 상황에도 불구하고 연초 세운 목표를 달성할 것을 요구받는다. 목표 미달은 곧 무능력자임을 조직 내에서 확인받는 것이고, 이것은 인사상 불이익과, 연봉 계약 시 감액 요소로 작용한다. 더구나 대기업 임원은 대개 1년 단위 계약직 신분이니 고용연장을 위해 더 성과에 집착하게 된다. 이는 결국 물불 안 가리게 되고, 갑의 지위를 이용해 많은 ‘을’들에게 압력을 행사하게까지 한다. 시스템 자체가 비인간적일 수 없는 구조다.


이런 비정 상속에서 성과주의로 가다 보면, 다치고 상처받고, 피해받는 누군가가 생긴다. 그러다 보면 여론의 뭇매를 맞고, 기업 이미지가 나빠진다. 이런 것들을 막기 위해 생긴 경영학적 장치가 BSC(균형성과표)이다. 그러나 현실은 이것을 관리 대상의 요식절차로 전락하는 경우가 많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나 적정이윤의 원칙, 직원과 동반성장, 협력업체 상생경영은 진심 없는 가식으로 전락하기 쉽다.


작가의 이전글 직장생활의 쓴맛을 알게 하는 그 이름, 상사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