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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미장 Apr 29. 2020

2020년 4월의 끝자락에서

뭐? 며칠뒤면 5월이라고?

*

뭘 꼭 써야할 것이 있어서 쓰고 있지 않다.

오랜만에 뭐라도 써보고 싶은 마음에 써보고 있다.


**

먹고 사는 것에 대한 걱정은 코로나19 때문이 아니더라도 항상 하고 있으니깐 이걸 제외하고

요즘 새로 생긴 걱정이랄까...우려랄까...아쉬운 점이랄까...여튼 이런게 생겼다.

'언제 다시 방콕에 갈 수 있을까?'

이것이다. 웃음기 빼고 진지하게 생각해 볼 때가 있다.

그럴때면 포털 사이트 검색창에 '태국 방콕 상황'을 검색해 보면서

'역시 올해는 힘들겠어...' 같은 생각을 한다.

'내년에도 못갈 수 있겠는데...어쩌면 내후년에도...' 같은 생각도 한다.

다른 나라의 다른 도시를 평생 다시 못 갈 생각을 하면 "아쉽지만 할 수 없지"라는 생각이 드는데,

태국의 방콕을 다시 못 갈 생각을 하면 "안돼에에에에에에에!!"라는 생각이 든다.

오늘 검색해서 알게 된건 국제선 여객기의 태국공항 착륙 금지와 야간 통행 금지를 5월까지 연장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사진과 영상을 보면 사람과 차로 가득했던 방콕 거리가 텅텅 비었다.

전 세계가 다시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오면, R과 함께 방콕에 가고 싶다.

여기는 방콕 메리어트 마르퀴스 호텔의 루프탑 바였지.



***

최근에 R이 빌려준 책 <미라클모닝>을 읽고 6시에 기상하기를 다시 해보고 있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하든, 저녁에 늦게까지 하든, 할 놈은 어느 시간이고 해서 성과를 낼 거라는게 지금도 변함없는 생각이다.

그런데 나는 아주 오랜시간들을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며 별로 이룬 것도 없으니,

'그래? 정말 일찍 일어나서 그렇게 하면 그렇게 좋아? 그럼 나도 한번 해보지 뭐' 라는 생각으로 일찍 일어나보고 있다.

그래서 최근에 6시에 좀 일어났는데(매일 하진 못했다), 지금 시점에서 확실하게 좋은 점은,

아침에 으아아아아악 하면서 정신없이 준비하고 뛰쳐나가지 않아도 된다는 거다.

어제는 스트레칭을 하고 명상도 했다. 정리된 느낌으로 하루를 시작하니 안정감이 든다.

그리고 하다보면 '6시로는 부족해. 5시에 일어나야겠어' 라는 생각이 절로 드는데,

최소 6시간은 자야겠다고 생각하는 나는 그러려면 11시에 자야한다.

이건 좀 비현실적이 아닌가 라는 생각도 들고,

또 한편으로는 그렇게 비현실비현실 떠들면서 별것도 없이 여태까지 살았는데

그냥 속는셈 치고 11시에 자고 5시에 일어나고, 10시에 자고 4시에 일어나고,

이런거 해볼까 하는 생각도 든다.


****

아름답다. 아름다워.

녹색잎이 어느새 꽤나 무성해진 나무들을 보면서 요즘 자주 하는 말이다.

신기하기도 하지. 이 생명력과 변화를 보고 있노라면 경이로울 따름이다.

약 한달 정도가 지나면 내가 제일 좋아하는 계절인 초여름이다.

아주 억세게 운이 좋아서 건강한 신체와 멀쩡한 정신으로 100살까지 산다고 해도

내가 경험할 수 있는 초여름은 60여번 밖에 되지 않는다.

굉장히 아쉽지만 어차피 흘러가는 시간이니,

내가 할 수 있는건 상황에 맞춰 더 적극적으로 즐기는 것 뿐이다.

하다못해 초여름밤 산책이라도 한번 더 하고,

초여름밤 공기를 깊이 들이 마시며 "아 여름 향기 좋다!"라는 말도 하고,

찬란한 태양에 반짝이는 나뭇잎들을 보며 "아름다워"라고 말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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