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 이런 코스가 다 있지?
첫 느낌은 한 마디로 괴기스러웠습니다.
몇몇 링크스 코스를 경험한 적이 있습니다. 스코틀랜드 올드코스를 본떠 만들었다는 중국 칭다오의 타이거 비치와 하이난 미션힐스의 10번 코스인 쉐도우 듄스, 베트남 붕타우의 블러프와 냐짱의 KN 골프장은 한국에서는 만나기 힘든 링크스 코스들입니다. 이 코스들을 돌아보면서 약간의 당혹스러움을 느낀 적은 있습니다. 산악형 코스에 익숙한 한국골퍼에겐 이색적이긴 하지만 당연히 어색하고 당황스러웠습니다.
그런데 여기에서는 괴기스러운 느낌과 함께 황량한 풍광에 불편한 마음을 지우기 어려웠습니다. 나무 한그루 보이지 않고, 초록의 페어웨이 보다 더 넓어 보이는 코스 옆의 웨이스트 벙커. 현란한 기복을 보이는 페어웨이를 따라 전개되는 사구와 사막에서나 볼 수 있는 낮은 관목과 잡초들이 황량함을 더해 주는 풍광 앞에 잠시 주춤합니다.
스코틀랜드의 링크스코스를 처음 접한 아마추어 골퍼는 물론이고 많은 프로들 조차, 심지어 타이거 우즈도 올드코스를 처음 접하고는 최악의 코스라고 혹평한 적이 있다는 일화도 있으니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명불허전!
아직 그랜드 오픈도 하기 전인 골프장이 벌써 전 세계 골퍼들의 주목을 받으며 베트남 최고의 골프장으로 등극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오는 데는 여러 이유가 있었습니다.
⛳ 호이아나 쇼어스 골프클럽 Hoiana Shores Golf Club
■ 골프장 개요
✔ 제 원 : 18 홀/ 파 71/ 전장 : 7,004 야드
✔ 설 립 : 2019 년 9월 시범라운드 개시
( 그랜드오픈 2020년 예정)
✔ 디자이너: 로버트 트렌트 존스 주니어 II (Robert Trent Jones Jr. II)
✔ 위 치: 호이안에서 20분, 다낭 공항에서 45 분
✔ 골프카트: 전동식 2인 1승
( 페어웨이 진입 가능)
✔ 캐 디 : 1인 1 캐디
✔ 시 설 : 5성급 리조트, 골프 아카데미, 레스토랑, 사우나, 스파, 수영장, 테니스코트 등
✔ 특징 :
Hoiana Shores Golf Club은 다낭공항에서 45분,, 호이안 해변ㅡ남중국해의 아름다운 해안선을 따라 건설된 전형적인 링크스 골프코스입니다. 한마디로 장엄한 대자연에 대한 도전과 자연 그대로의 코스에 혼연일체가 되는 기쁨을 얻을 수 있는 코스로 주목받고 있는 명문코스입니다.
■ 호이아나 골프장이 주목받는 이유
호이아나 쇼어스 골프장이 큰 주목을 받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무엇보다 설계자가 미국의 유명한 링크스 코스 전문 디자이너인 로버트 트렌트 존 주니어 2세 ( Robert Trent Jones 점과 15분 간격의 티업타임, 이 골프장에 식재된 잔디, 그리고 골프장의 위치 때문이기도 합니다.
Jr.II)란
� 설계자- 로버트 트렌드 존 주니어 2세
이 코스의 설계자인 로버트 트렌트 존은 40여 개국에 280여 개의 골프코스를 설계했고, 국내에도 레인보우힐스, 스카이힐제주 등을 설계한 대가입니다. 그는 진정한 링크스 정신을 유지하는 코스를 설계하기 위해 대자연이 이곳에 선사한 지형을 최대한 손상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지형을 살렸다고 합니다. 친환경을 위해 코스 내의 사인물도 자연 그대로를 사용하는 세심함을 보였습니다.
� 15분 간격의 넉넉한 티업타임
대부분의 골프장들은 티업 간격을 7분에서 8분 정도를 유지하며 라운드를 진행합니다. 국내 유명 회원제 코스 중 몇 곳에서 10분의 여유를 주는 곳도 있습니다. 혹 VVIP나 골프장 오너가 내방할 때는 앞 뒤 홀을 비우는 경우가 있지요. 이런 라운드를 우리는 '대통령 골프'라 부릅니다. 질시와 부러움이 함께 섞인 표현입니다. 호이아나에서 대통령골프를 보장하고 있습니다. 시범라운드 기간이기 때문에 15분의 여유를 주는 것이 아닙니다. 그랜드 오픈 후에도 티업간격은 15분을 유지해 여기서 라운드 하는 골퍼들의 품격과 자존감을 높여준다는 계획이라고 합니다. 더러 끼워 넣기식 티업 때문에 캐디의 몰아붙이기와 그늘집 앞의 긴 대기 같은 풍경은 이곳에서는 전설이 될 듯합니다. 내가 대통령골프를 할 수 있다니.... 매력적입니다.
� 제온 조이시아 잔디
또 하나 주목할 점은 잔디입니다. 이곳에는 제온 조이시아(Zeon Zoysia)라는 신품종 잔디를 식재했습니다. 이 잔디는 병충해에 강하고 농약이나 화학비료를 적게 쓰는 잔디로 환경보호차원에서 주목을 받고 있으니, 로버트 트렌트의 친환경 디장인 철학과 맞아떨어졌습니다.
제온 조이시아는 더위에 매우 강한 특징을 지닌 신품종으로 한국의 들 잔디가 그 뿌리라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물을 적게 사용해서 딱딱한 코스 상태를 유지하기 때문에 페어웨이에 떨어진 공은 많이 튀고 많이 굴러갑니다. 링크스 코스의 특징이라 할 바운스 앤 롤(Bounce and Roll)이 심하다는 뜻입니다. 따라서 세컨드 샷이나 써드 샷을 할 때 깃대를 목표로 하기보다는 그린 앞쪽에 떨어뜨리는 것이 좋습니다.
이 잔디는 지면에 딱 붙는 버뮤다나 페스큐 등 일반적인 양잔디보다 밀도가 촘촘해 마치 한국의 중지처럼 공이 살짝 뜨는 느낌. 2016년 리우 올림픽이 열렸던 올림픽 골프장에도 이 잔디가 식재되었는데, 한국 선수들은 풀 위에 떠 있는 잔디에서 경기를 해 본 경험이 많아 우리 선수들에게 유리했다는 평가가 있습니다. 프로선수들에게 유리했는데 아마추어인 우리에겐 말할 나위가 없겠지요.
� 빈펄 남호이안 골프 & 리조트와 조합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호이아나 쇼어스 골프장의 위치입니다. 다낭공항에서 채 한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는 매력도 큽니다. 그 보다 더 큰 장점은 채 5분이 걸리지 않는 곳에 빈펄남호이안 럭셔리 리조트와 골프장이 있다는 점입니다. 또 호이안 구시가지가 10여분 거리에 있어 라운드 후 독특하고 매력적인 호이안 야경을 감상하며 베트남의 민낯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호이아나쇼어스골프장은 아직 공식 개장전이고, 리조트는 공사 중이라 2020년 하반기나 되어야 그랜드 오픈 합니다. 이 좋은 곳에 오더라도 묵을 곳이 마땅치 않습니다. 클럽하우스도 건물만 완공되어 아직 샤워도 할 수도 없습니다. 대안은 5분 거리에 5성급 럭셔리 빈펄리조트와 풀빌라가 있습니다. 여기에 잘 관리된 18홀 빈펄남호이안 골프장도 있습니다. 최적의 조합입니다!
설사 내년에 호이아나 리조트가 개장하더라도 이곳은 카지노 고객을 우선시하는 곳이라 골프고객들은 2등 고객으로 취급할 가능성도 높습니다. 베트남 최고의 리조트 그룹인 Vinpearl에서 준비한 편안한 리조트에 묵으면서 따뜻하고 안온한 느낌을 불러일으키는 빈펄골프장에서 함께 라운딩 하는 프로그램이 주목받으리라고 생각됩니다.
호이아나에서 라운딩 후 빈펄남호이안으로 복귀해 18홀을 라운드 했습니다. 후반에는 비가 내렸지만 편안하고 따뜻했습니다. 호이아나의 이색적인 풍광과 독특한 경험도 참 좋았지만 어쩌면 대자연에 도전했던 무모함(?)에 조금 지쳤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또, 18홀 내내 황량한 풍광과 모래에 노출되었던 제 눈과 마음도 안으로 조금씩 상처를 입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지난해 처음 빈펄남호이안 CC에서 라운딩 하면서 다낭에 새로운 골프장이 생겼다 반가움과 기대로 들뜬 마음과는 많이 다른 느낌이었습니다.
■ 카터 / 캐디
전동식 카터는 2인 1승으로 골퍼들이 직접 운전하고, 캐디는 뒤에 선채로 탑승해 함께 이동하는 방식입니다. 페어웨이 안으로 자유롭게 진입이 가능해 매력적입니다. 신규 골프장답게 신형 전동카터라 기복 심한 페어웨이를 질주하다 보면 마치 청룡열차를 타는 듯 짜릿한 쾌감을 느낍니다.
캐디는 1인 1 캐디로 세련된 복장이 인상적입니다. 영어도 곧 잘하고 교육도 잘 받은 수준급입니다. 캐디의 복장은 스코틀랜드 전통 의상에서 따온 디자인이라는데 시원하고 아름다워 보입니다. 푸마 로고가 선명한 벨트를 착용해 세련미를 더하고 있습니다. 시범 라운드 기간이라 최상급 캐디를 배치했으리라 생각이 되지만 그랜드 오픈 후에도 수준급 캐디들이 서비스하리라 생각됩니다. 티업을 여느 골프장의 두 배인 15분 간격으로 진행하는 골프장에서 그에 걸맞은 캐디 서비스를 하리라 생각합니다.
■ 특징 있는 몇 홀
호이아나의 핸디캡 1번 홀( Index No.1) 은 4번 홀입니다. 472 야드나 되는 긴 전장의 파 4홀로 이름도 ' 딜레마' 홀이라 티박스에 서면 살짝 긴장하게 됩니다. 가장 어려운 코스도 정석대로 욕심 내지 않고 페어워 이에 안착시키면서 공략하다 보면 파세이브도 문제없습니다.
시그니쳐홀은 15번과 16번 파 4 홀로 가장 특별한 홀 중의 하나입니다. 스왈로스 네스트로 불리는 15번 홀. 그린 뒤로는 바다가 펼쳐집니다. 아름답고 도전욕을 불러일으키는 홀입니다. 마지막 18홀도 바다를 연해 있어 해안의 모래 언덕 위에서 티샷을 하는 묘미가 있습니다.
□ 호이안의 등불을 형상화한 호이아나 곮프장의 상징과 핀
빛의 도시( Lantern City) 호이안은 아름다운 등불로 유명한 곳입니다. 호이안의 등불을 형상화해 호이아나쇼어 골프장의 상징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모든 티박스의 티마크에 이 등불이 새겨져 있어 호이아나의 아이덴티티를 잘 나타내고 있습니다. 18홀 중 한 개의 홀에는 깃발 대신 호이안 등불 모양의 핀이 꽂혀 있습니다. 하이난 미션힐스 어느 코스에 꽂혀 있던 등불모양의 핀과 흡사합니다.
□ 홀 아웃을 하고 다른 홀로 갈 때는 이렇게 운치 있는 길을 걷습니다. 홀 사이로 길을 내었고 길은 철도 침목이 깔려 있습니다. 태양 빛으로 달궈진 검은 침목에서 흩어지는 내음이 기분 좋습니다. 어린 시절 레일 끝을 하염없이 바라보며 미지를 동경했던 아련한 추억도 되새기게 합니다. 페어웨이 안으로 전동카터가 들어가니 많이 걷지 않아도 되지만, 이 길만은 꼭 걸어보시기 바랍니다
□ 19홀? Gamblers Hole
Hoiana Shores Golf Club 은 18 홀, 파 71, 전장 7,004야드이지만 재미있게도 일명 도박홀 ( Gamblers Hole)로 불리는 19홀이 있어서 이 홀까지 합치면 총전장은 7401야드가 됩니다. 발리 뉴큐타 골프장의 워터 해저드를 건너는 파 3홀 19홀처럼 여기도 18홀을 마치고 아쉬워하는 골퍼들에게 한 홀을 더 서비스하면서 동반자들과 재미난 내기를 할 수도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 클럽 하우스
6000 평방미터의 어마 어마한 크기의 클럽 하우스는 베트남에 몇 안 되는 클럽 하우스만이 제공할 수 있는 환상적인 시설을 갖추고 있습니다. 스코틀랜드의 고성 같은 이미지로 디자인한 외관과 고급스럽고 육중한 느낌이 드는 내부는 클럽하우스뿐만 아니라 골프장 전체의 격을 한층 높이고 있습니다.
■ 나가며....
호이아나 CC 건설계획 소식을 접하고 그해 골프투어 국제박람회 (AGTC) 때 이 부스를 가장 먼저 찾았습니다. 시범 라운드 기회를 얻고서는 하노이 출장길에 혼자서라도 이곳을 둘러봐야겠다는 생각으로 일정을 잡았습니다. 혼자 다낭행 비행기에 오를 때도 마음이 설렜습니다. 여러 협력업체의 도움으로 빈펄남호이안에 여정을 풀고 다음날 새벽을 맞을 때는 더했습니다. 첫사랑을 만나러 가는 기분이랄까.....
빈펄 남호이안을 나선 지 5분여 만에 도착한 호이아나 CC. 외부라기보다는 빈펄 내에 있는 곳이란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세계 최대의 골프장이란 심천미션힐스와 하이난 미션힐스는 코스에 따라 리조트에서 20여분을 이동해야 하는 곳도 있으니 말입니다. 아직 리조트는 물론이고 클럽하우스가 제 기능을 못해 샤워도 식사도 어려운 상황이지만 빈펄남호이안이 훌륭한 클럽하우스 역할을 하고 있어서 두 곳의 협조와 상생이 더 빛나 보입니다.
호이아나쇼어스의 벤 스타일스 부사장은,
" 우리는 글로벌 고객을 상대로 한다. 그들이 중부 아시아를 선택하고 그중 베트남을 선택하고, 베트남에서도 다낭을 선택해야만 우리 골프장도 선택받는 것이다. 글로벌 관광객은 코스 하나를 보고 오는 것이 아니라 그 지역 전체를 평가한다. 따라서 다낭 지역 골프장이 모두 훌륭해야 한다. 좋은 코스가 협력함으로써 파이를 키울 수 있다”
“해외 관광객이 대부분인 시장에서 글로벌한 서비스는 매우 중요하다. 우리는 지역의 교육 지원을 통해 좋은 인력을 배출하고 이 역시 다른 골프장과 나눔으로써 전체적인 다낭 골프 시장의 수준을 높여갈 것”이라고 비전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다낭이 왜 전 세계 골퍼들의 주목을 받고 있는지, 왜 몇 년째 한국 골퍼들이 이곳을 최고의 골프 여행지로 생각하고 있는지 그 답이 이 말속에 있는 듯합니다.
� 이런 분은 꼭 한번 다녀오십시오.
1, 스코틀랜드 링크스 코스에서 라운드를 꿈꾸시는 분.
2. 붕타우의 더 블러프 호짬 골프장을 돌아보신 분
3. 냐짱의 KN 골프장에서 라운드 해 보신 분
4. 칭다오 타이거비치 골프장에 다녀오셨거나 가보고 싶으셨던 분
( 이제 이곳은 없어졌고 사진으로만 남아 있습니다)
5. 핸디캡이 18 이하이신 분
6. 핸디캡이 18 이상이라도 새로운 도전을 즐기시는 분
7. 앞 뒤 팀이 보이지 않는 대통령 골프를 치고 싶은 분 (티업간격 15분)
8. 럭셔리 리조트에 투숙하면서 2색 골프를 원하시는 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