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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당근씨 Oct 11. 2024

생수병을 나눠 마시는 순서

애정포인트



보너스처럼 찾아온 휴일에 독립수면에 도전 중인 

딸의 방을 꾸며주기 위해 이케아로 향했다.


도착하자마자 목이 마르다며 물을 찾는 딸. 

우리는 서둘러 생수병 하나를 샀다.


남편은 뚜껑을 까서 딸에게 건넸고 갈증을 해결한 딸은 

다시 남편에게 생수병을 건넸다. 


이제 급한 용무도 끝났으니 본격적으로 쇼핑 좀 해볼까 하고 

앞서 걸어가는데 남편이 나에게 생수병을 건넸다. 


사실 목은 안 말랐지만 나를 챙겨주는 남편에게 고마워 한 모금 마셨다.


그다음 생수병의 차례는 남편이었다. 

목이 말랐는지 시원하게 벌컥벌컥 마시는 모습이 어찌나 사랑스러운지.


일주일의 화를 삭여주는 애정 포인트가 적립됐다.   


연애할 땐 자기애로 똘똘 뭉친 이기주의자라고 생각했던 남편이   

내가 깨닫지 못한 어느 시점부터 

가족을 먼저 챙기는 듬직하고 자상한 아빠이자 남편이 되어있었다. 


사랑을 확인하는 순간은 이렇듯 찰나의 순간들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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