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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연yeon Aug 25. 2018

싱가포르 창이공항에서 6시간, 「다이너스 라운지 투어」

2018 싱가포르 여행기


퇴사를 결심하고 가장 먼저 한 일이 신용카드 발급이었다. PP로 충분한데 굳이 만들 필요가 있을까 싶던 카드, 현대카드 다이너스다. 강점은 뭐니 뭐니 해도 무실적 라운지 무제한 입장이다. 게다가 스카이스캐너에서 항공권을 검색하면 현대카드 프리비아에서 나오는 청구할인 항공료가 꽤 괜찮았다. 비록 한 장뿐이지만 가족카드까지 발급받아서 열심히 쓰고 다녔다. 그리고 연이어 올해. 싱가포르에서 긴 환승 시간을 보내며 제대로 본전을 뽑고 돌아왔다. "이래서 내가 연회비 내고 만들었지!", 만족감이 철철 흘러넘치도록.


인천공항에서 아침 9시 이륙한 비행기는 오후 2시 40분쯤 싱가포르에 도착했다. 환승 시간은 무려 6시간. 참고로 창이공항은 한국 핸드폰 번호로 인증번호를 받으면 와이파이를 이용할 수 있었다. 그리고 시작한 라운지 투어. 블로그를 보니 터미널을 넘나들며 라운지를 즐긴 이들도 있었지만, 그 정도의 자신은 없었다. 우리가 있던 터미널2에서 총 3개 라운지를 방문했다.

가장 먼저 앰버서더 라운지를 찾았다. 내가 내린 장소에서 가장 가까웠다. 입장할 때는 스티커를 하나 주면서 붙이라고 하는데 여기엔 퇴실 시간이 적혀 있었다. 앰버서더 라운지는 규모가 작았다. 사람도 없고 음식도 없다. 의외로 샤워실은 엄청 잘 돼 있었다. 바디 샤워랑 컨디셔너 겸용 샴푸밖에 없는 게 아쉬웠지만 대신 드라이어가 매우 셌다. 화장실로 들어가기만 하면 직원이 “토일렛? 샤워?” 하고 물어보고 챙겨준다. 피트니스라기엔 열악한 짐gym이 있는데, 운동하고 씻기에도 걱정 없다.


오면서 기내식을 먹은 상태라 일단 가볍게 치킨 팝콘으로 배를 채웠다. 먹을만한 것도 치킨 팝콘이 거의 유일했다. 샐러드마저 부실한 편. 아, 아이스크림은 괜찮다. 아이스 아메리카노도 만들어 먹으며 꽤 오랜 시간을 보냈다. 앰버서더 라운지의 가장 큰 장점은 사람이 없다는 거였다. 외부에 sunflower garden이라고도 있었는데, 막상 나가보니 덥고 담배 냄새만 올라와 별로였다. 안가는 편이 낫다.

두 번째로는 삿츠sats 라운지로 향했다. 가는 길에 보이는 TGM 라운지를 보며 저녁은 이곳에서 먹어야겠다고 미리 결정했다. 삿츠는 앰버서더보다 넓고 아늑한 분위기다. 언뜻 봤을 땐 먹을 것도 많아 보였는데 막상 가까이서 살펴보자 이곳 또한 별것 없었다.

소다 워터 하나 마시면서 자리에 앉아있는데, 언니가 가서 락사를 가져 왔다. 락사는 정말…. 원래 향신료 잘 먹는 편임에도 불구하고 별로였다. 느끼하고 끝에 세제맛이라 나서 딱 한입 먹고 죄다 남겼다. 이걸로 이번 싱가포르에서 락사는 충분하다고 느꼈다. 삿츠에는 볶음밥이나 치킨 같은 기본적인 음식이 있었다. 커리도 두 종류. 중간에 언니가 마사지를 받으러 사라진 걸 보면 어딘가에 마사지 의자가 있었던것 같다.

저녁은 예정대로 TGM에서 해결했다. TGM japanese korean cuisine. 아무리 봐도 그냥 식당이지만, 라운지 이용객을 위한 메뉴가 따로 준비돼 있다. 저녁은 추천받은 사시미 벤또 세트. 연어랑 참치, 만두 튀김, 치킨 튀김, 샐러드 누들, 단무지 등등이 있는데 꽤 괜찮다. 비행기를 타면 또 기내식을 주긴 하지만 저녁 먹기에도 적당한 시간이었다. 다행히(?) 기내식이 형편없는 수준이라 여기에서 저녁을 먹은 건 탁월한 선택이었다. 기내식은 중국향이 너무 심했다.

몇시간 마다 옮겨 다닌 덕분에 창이공항에서 보낸 6시간이 전혀 지겹지 않았다. 나중에 카드 명세서에 SPC2/SINGAPORE CHANGI AIRPORT/SINGAPORE/ 라고 2만 9655원 한 건이 청구돼 설마 결제된 건가 싶었는데 아마 단순히 기록만 남았던 건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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