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오피스(Co-working Space)를 넘어선 오피스 트렌드
여러분은 각기 다른 재능과 개성을 가진 동료들과 함께하는 작업실을 꿈꾼 적 있나요? 책 ⟪시대예보: 핵개인의 시대⟫에 따르면 우리는 모두 쪼개지고, 흩어지고, 홀로 서게 됩니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그만큼 ‘연결’과 ‘소통’을 소중하게 느낍니다. 특히 작은 브랜드 운영자에게 '연결'과 '소통'은 중요한 성장의 계기가 될 수 있습니다.
이 때문인지, 공간 사업 자체를 목표로 만들어진 '공유 오피스(Co-working Space)'를 넘어서 요즘 작은 브랜드와 창작자들은 결이 맞는 사람들과 함께 '커뮤니티 오피스'를 꾸리는 트렌드가 생기고 있어요. 스몰브랜더도 '그린브릭'이라는 커뮤니티 오피스에서 일하고 있는데요. 오늘은 10인 이하의 멤버가 모여 만드는 '작은 커뮤니티 오피스' 사례 7가지를 소개합니다. 서울 각지에 위치한 각 커뮤니티 오피스의 개성이 듬뿍 담긴 사례를 살펴보면, 여러분도 입주하고 싶어질지 몰라요.
스몰브랜더, 라이프컬러링 등의 작은 브랜드 운영자와 프리워커를 중심으로 구축된 '그린브릭'은 합정역 부근에 위치한 커뮤니티 오피스입니다.
건물 외벽의 초록색 벽돌과 내부를 포근하게 감싸는 벽돌이 특색인 '그린브릭'은 2023년 1월 처음 꾸려졌는데요. 그룹 워크숍을 운영하거나, 제품과 영상 촬영을 하는 작은 브랜드 운영자와 프리워커가 만든 커뮤니티 오피스인만큼 라운지 공간이 넓고 쾌적하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그린브릭으로 사용되기 전, 이 공간은 포토 스튜디오로 사용될만큼 채광이 뛰어난데요. 그래서인지, 이미 다양한 유튜브 채널과 매거진에서 촬영 공간으로 그린브릭을 선택했다고 합니다.
그린브릭을 포함한 대부분의 커뮤니티 오피스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는 넓은 공간을 10명 이하의 멤버가 나눠 사용하기 때문에, 일반적인 공유 오피스의 1인실보다 훨씬 더 쾌적하면서도 저렴하다는 점입니다. 그린브릭은 특히 금요일이나 주말에 재택 근무를 하는 멤버가 많아, 넓은 공간을 혼자 쓰는 느낌을 받기도 한다고 해요.
서로의 독립성을 존중하면서도, 멤버들간의 재능과 자원을 나누는 문화가 균형감있게 발달해있는 그린브릭은 멤버들이 함께 협업 프로젝트를 하고 지식을 공유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예를 들어, 그린브릭의 멤버가 운영하는 유튜브에 다른 멤버가 출연하기도 하고요. 신규 출시하는 제품의 베타 테스트를 함께 진행해보기도 하고 마케팅 프로젝트를 함께 하기도 하죠. 총 8석으로 구성된 그린브릭은 현재 고정석 입주가 전석 마감된 상태로, 웨이트리스트를 통해 대기 인원을 받고 있다고 하는데요. 고정석 뿐만 아니라 '핫데스크'와 '라운지 대관'도 진행하고 있다고 하니, 작은 이벤트를 기획하시는 분들은 아래의 링크를 눌러 그린브릭의 상세 설명을 확인해보세요!
SUMMARY 자세히 보기
총 좌석: 고정석 8석 / 주요 멤버: 작은 브랜드 운영자 & 프리워커
옵션: 고정석 (3개월 계약 기준 월 40만 원 - VAT 미포함) / 라운지 대관 (1시간 10만 원) / * 일 2만 원으로 최대 7일까지 핫데스크 체험권 구매 가능
'와조타'는 2024년 1월 마포구청역 근방에 오픈한 스몰 커뮤니티 오피스입니다. 전 닷페이스 대표 조소담 님께서 '혼자 또 각자 일하면서 와!좋은 모먼트를 만들고 나누는 창작과 감탄의 공동체'를 만들고자 꾸린 공간입니다. 와조타에서 작업실 동료가 '와, 좋다!' 감탄만 해줘도 혼자 고민하던 막막함에서 벗어나 든든한 기분으로 일할 것 같아요.
와조타는 창작하는 사람의 작품을 함께 보고 이야기를 나누는 작은 이벤트로 멤버들간의 소통과 연결을 더합니다. 지난 1월에는 ‘오픈 커피 데이’를 열어 오피스 론칭을 홍보하고, 책과 커피를 나누는 행사를 진행했고요. 종종 작업실에서 ⟪미야자키 하야오 다큐멘터리⟫와 ⟪성덕⟫ 등의 다큐멘터리를 함께 시청하는 시간을 갖기도 합니다.
최근에는 각자의 작업물을 공유하는 자리를 마련하기도 했어요. 단순히 오피스를 같이 쓰는 동료를 넘어서, 현재를 공유하고 함께 미래를 나아가는 모습은 커뮤니티 오피스만의 연대감이 돋보이는 특징이죠.
SUMMARY 자세히 보기
총 좌석: 고정석 + 자유석 포함 총 7석 / 주요 멤버: 창작자 (멤버와 지인들로 구성된 공간으로, 완전 개방된 공간 아님)
옵션: 자유석 / 고정석 (3개월 계약 기준 월 35만 원 - VAT 미포함)
'깔깔 스튜디오'는 코로나가 한창이던 2020년 11월, 일러스트레이터 김파카 님을 중심으로 친구 셋이 힘을 합쳐 만든 스몰 커뮤니티 오피스입니다. 무엇이든 이름 따라간다는 말이 있듯, 깔깔 스튜디오는 잘 웃는 사람들이 모여 경쾌한 웃음이 넘칩니다. 작업을 하다가도 한두 명씩 11인용 중앙 테이블에 모여 서로의 기쁨과 슬픔을 나누다보면 웃음이 번질 수밖에 없죠. 널찍한 테이블은 소규모 독서 모임, 워크숍, 노트 제본 모임 등 다양한 모임이 만들어질 수 있는 원동력을 제공하기도 합니다.
깔깔 스튜디오 바로 앞 건너편에는 중랑천 송정제방 공원이 있어 작업실에서는 나무가 보이고, 작업하다가 지쳐서 잠시 쉬고 싶으면 언제든지 산책하러 나갈 수 있습니다. 봄에는 벚꽃이, 여름에는 초록 잎이, 가을에는 은행잎이 아름답게 물드는 이 산책로는 독일의 철학자의 길 부럽지 않습니다.
햇수로 4년 차가 된 깔깔 스튜디오는 멤버 변동이 잦지 않아 단단한 친목을 자랑합니다. 봄에는 서울숲으로 피크닉을 가기도 하고, 멤버가 첫 개인전을 열면 다 같이 축하하러 방문을 하기도 하고, 연말에는 다 함께 회고 워크숍을 진행하기도 하죠.
멤버 박유진 님은 깔깔 스튜디오 생활을 이렇게 기록합니다. ‘(커뮤니티 오피스의 멤버로서) 무엇보다 제일 좋은 점은 평가하고 판단하는 사이가 아니기 때문에 긴장감 없이 일할 수 있다는 점이다.' 현재 사용할 수 있는 여석이 있다고 하니, 성동구에 위치한 스몰 커뮤니티 오피스를 찾던 분은 아래의 링크를 클릭해 문의해보세요!
SUMMARY 자세히 보기
총 좌석: 고정석 6석 + 자유석 4석 / 주요 멤버: 1인 작업자
옵션: 자유석 / 고정석 (3개월 계약 기준 월 35만 원 - VAT 미포함)
1인 출판사 ‘브로드컬리’의 편집자 조퇴계 님이 성수동에서 운영하는 스몰 커뮤니티 오피스인, '초록집'은 편집자가 운영하는만큼 주로 글 쓰는 사람들이 모이는 조용한 공간이라는 인상이 있습니다. 현재는 에디터, 번역가, 기획자, 콘텐츠 매니저, 마케터, 유튜브 제작자 등 다양한 일을 하는 사람이 모여 있는데요.
초록집이라는 이름처럼, 식물을 적절하게 배치한 인테리어가 인상적입니다. 좌석을 분리하는 파티션을 식물로 구성해서 서로의 독립성은 마련하면서도 공기가 흐를 수 있도록 한 점이 실용적이며 아름답죠. 초록집은 지식산업센터에 위치한만큼 층고가 높고 화장실, 주차장 등의 시설이 깔끔하고 편리하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초록집은 간헐적으로 일주일 패스를 운영하며 저렴한 비용으로 공간을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합니다. 짧게는 5일, 길게는 14일까지 일 2만 원으로 이용할 수 있죠. 또한, 종종 워크숍을 진행하기도 하는데요. 베스트셀러가 만들어지는 과정, 제텔카스텐 방식의 일상 기록 관리와 글쓰기 워크숍 등의 수준급 워크숍을 진행했다고 합니다. 운영자 퇴계 님의 문장은 초록집의 분위기를 잘 표현합니다. ‘같이 일하지 않는 사람들과 같은 공간에서 일한다는 게 뭐랄까요. 따뜻한 토요일 아침 도서관 열람실에 온 느낌이 듭니다. 특별히 대화를 나누지 않아도 서로의 뒷모습에 의지하며 일하는 마음이 참 좋습니다.’
SUMMARY 자세히 보기
총 좌석: 고정석 10석 / 주요 멤버: 에디터, UX 연구원, 마케터, 편집자 등의 다양한 1인 작업자
옵션: 자유석 / 고정석 (1년 계약 기준 35만 5천 원 - VAT 미포함) / * 일 2만 원으로 최대 14일까지 체험권 구매 가능
'lmp작업실'은 깔깔 스튜디오의 멤버였던 베이 님이 2024년 2월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에 만든 스몰 커뮤니티 오피스입니다. 공예가 커뮤니티인 ‘302크래프터스클럽’의 사무실이기도 해서, 공예가의 이야기를 직접 만날 수 있고요. 작업실에서 뜨개 풍경이 펼쳐지는 lmp만의 다정함과 따뜻함을 느낄 수 있는데요.
lmp는 lazy max potential의 약자로, ‘게으르지만 뭔가 저지를 사람들’이 모여서 일하고 교류함으로써 성장하는 공간을 지향하는 의미를 담았습니다. 애매한 재능과 넘치는 아이디어를 가졌지만 거지같은 실행력으로 모든 걸 미루기만 하는 운영자를 본 친구가 지어준 이름이라고 해요. lmp 작업실은 이러한 게으르지만 뭔가를 저지를 사람들을 응원하고 일하게 만드는 공간으로 만드는 걸 목표로 합니다. 회사에서 독립한 후 스스로를 움직이게 만드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를 공감하며 응원하는 동료가 함께 하는 작업실이라면 더 힘내볼 수 있겠죠.
하나의 건물 전체를 사용하는 lmp 작업실은 1층에는 공용 라운지와 작은 부엌이, 1.5층에는 휴식 공간이, 그리고 2층에는 오피스로 구성되었다고 하는데요. 곳곳에 숨겨진 공예 소품을 보는 재미도 있습니다. 또한, 예술가와 브랜드를 환영하는 작업실인만큼, lmp 작업실에서 모임과 전시 등의 행사도 열 수 있습니다. 행사를 위한 공간을 찾는 것이 부담스러운 창작자들에게 lmp 작업실의 문화는 큰 도움이 될 것 같아요.
SUMMARY 자세히 보기
총 좌석: 고정석 5석 + 자유석 5석 / 주요 멤버: 다양한 작업을 하는 예술가와 브랜드, 1인 창작자
옵션: 1일권 (16,500원) / 자유석 (월 25만 원 - VAT 미포함) / 고정석 (월 40만 원 - VAT 미포함)
초록집의 친구 오피스인 '썬트리하우스'는 이태원에 위치한 커뮤니티 오피스입니다. 금종각 그래픽 스튜디오의 지현 님이 운영하는 썬트리하우스는 통통 튀는 인테리어와 분위기가 돋보이는데요.
3개 층으로 구성된 건물 전체를 사용하는 썬트리하우스는 마당과 옥상까지 사용할 수 있어, 오늘 소개한 커뮤니티 오피스 중 가장 넓은 공간을 자랑합니다. 쨍한 초록색 외관벽은 썬트리하우스만의 통통 튀는 매력을 상징하죠.
영상, 모션, 그래픽 디자이너 등의 디자이너 위주의 1인 창작자로 구성되어 있는 썬트리하우스에는 3명의 유러피안 멤버도 포함되어 있다고 하는데요. 역시나 멤버들 간에 협업을 하는 문화를 가지고 있다고 하고요. 따라서, 잠재적으로 협업을 할 수 있는 멤버를 환영한다고 합니다.
썬트리하우스에는 글로벌 프로젝트를 자주 하는 프리워커가 많기 때문에, 1개월 이상 해외에 나가게 된다면 그 기간동안 지인에게 자리를 양도하거나, 월세를 반만 내는 대신 그 자리를 새로운 멤버가 체험할 수 있도록 연결하는 등의 유연한 가격 정책을 가지고 있다고 하고요. 기존 가격의 15%를 추가로 낼 경우, 한 자리를 2명이 사용할 수도 있다고 해요.
통통 튀는 썬트리하우스만의 분위기처럼, 썬트리하우스에는 운영자의 고양이 마테가 종종 함께하는 경우가 있다고 하고요. 고양이와 5kg 미만의 강아지도 출입할 수 있다고 합니다. 또한, 다양한 커뮤니티 이벤트와 워크숍도 진행하고 있다고 하는데요. 이태원의 자유로운 분위기와 글로벌한 환경을 원하시는 분이라면, 아래의 링크를 클릭하여 썬트리하우스를 체험해보시길 추천드려요!
SUMMARY 자세히 보기
총 좌석: 고정석 15석 / 주요 멤버: 그래픽, 영상 등의 디자이너 위주의 1인 창작자
옵션: 고정석 (1년 계약 기준 35만 5천 원 - VAT 미포함) / * 일 2만 원으로 최대 14일까지 체험권 구매 가능
'산삼 오피스'는 창덕궁 맞은편에 위치한 가든타워에 입주해 있는 스몰 커뮤니티 오피스입니다. 디자인 스튜디오 ‘오늘의 풍경’을 운영하는 신인아 디자이너와 서울의 풍경 사진을 주로 찍는 임효진 사진가를 중심으로 꾸려진 공간으로, 창작자 여덟 명이 함께 사용하고 있습니다. 산삼 오피스라는 이름은 창밖으로 보이는 남산, 인왕산, 안산 봉우리의 좋은 기운을 담아 지었고요. 이를 따서 멤버들을 ‘심마니’라고 부르는 게 무척 귀엽습니다. 다같이 산삼을 찾기 위해 무언가를 도모하는 기운이 느껴지죠.
작업자는 가까이 있는 모니터만 바라보게 될 때가 많은데요. 그럴 때 고개를 돌려 멀리 있는 남산 타워를 바라보면 눈과 정신을 위한 휴식을 취할 수 있습니다. 산삼 오피스는 고층과 남향의 조합으로 따뜻한 햇살이 가득 담길 뿐만 아니라, 작업하다가 시원한 남산 뷰를 볼 수 있습니다. 산삼 오피스가 위치해있는 가든타워는 1971년에 준공된 만큼 오래된 건물이지만, 공들여 짓고 잘 관리되어 특유의 멋을 갖고 있습니다. 근방에 창덕궁과 운현궁이 있어 산책하기도 좋죠.
산삼 오피스는 오픈 초기에 이름처럼 튼튼하게 장수하는 일터가 되라는 의미로 100일 잔치를 열었습니다. 데스크 무료 체험을 운영하고, 산삼 오피스 멤버들이 어떤 업무를 하는지 공유하고, 백일 기념 떡케이크 커팅식을 가졌어요. 전 멤버였던 양으뜸 디자이너는 백일잔치 답례품으로 복봉봉(輻·bonbon)을 만들어 나누기도 했습니다. 운영자가 모든 것을 준비하는 것이 아닌, 입주 멤버가 함께 잔치를 준비한 것이죠.
“제 성격이 한번 일에 몰두하면 멈추지 못하거든요. 집에서 일하면 끼니도 거르고 새벽까지 일하는 경우가 있어서 건강이 나빠지기도 했어요. 그래서 사무실엔 노트북 대신 데스크톱을 두고 집에는 아예 컴퓨터를 두지 않았어요.”라고 얘기한 빅이슈 속 인아 님의 인터뷰 구절이 인상적입니다.
"인간을 바꾸는 방법은 3가지 뿐이다. 시간을 다르게 쓰는 것, 사는 장소를 바꾸는 것,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것."이라는 오마에 겐이치의 문장이 떠오르는 대목인데요. 혹시 지금 집에서 일하면서 불규칙한 패턴으로 괴로우시다면, 운영자의 개성과 잘 맞는 스몰 커뮤니티 오피스를 찾아 보는 건 어떨까요? 스몰 커뮤니티 오피스에 입주하는 것은 시간을 다르게 쓰고, 장소를 바꾸고, 새로운 사람을 만날 수 있는 방법이니까요.
SUMMARY 자세히 보기
총 좌석: 고정석 8석 / 주요 멤버: 1인 창작자
옵션: 고정석 (월 40~50만 원 / 창고, 회의실 사용에 따라 가격 상이)
뉴스레터를 구독하시면, 더 풍성하고 유익한 이야기를 2주에 한 번 메일함으로 보내드립니다. 다양한 정보와 영감으로 스몰 브랜드를 준비하거나 운영하는 여러분들께 도움을 드리려고 합니다. 조금 느리더라도 확실한 팬을 만들고 싶은 브랜드라면, 스몰레터를 구독하고 성장에 도움이 되는 많은 정보를 받아보세요!
책임 편집 | 최용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