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8월 31일, 중국 상하이로
어제부터 중국에서 1년간 해외 연수를 시작했다. 올해 초만 해도 전혀 계획에 없던 일이다.
언제나 그렇듯, 계획에 없던 경로로 흘러가는 것이 인생이다.
내 인생은 10년마다 계획에 없던 일들이 발생해왔다.
무슨 바람이 불어서인지, 고등학교 때 공부한답시고 암자에 들어갔다.
10년 후, 결혼을 하게 되었고, 또 10년 후에는 제주도로 이사, 또 10년 후인 올해는 중국살이를 하게 되었다.
올해 봄, 회사 게시판에 해외연수 공지가 떴다.
십수년째 봐왔던 공지.
마음 한 구석에서 '팔랑' 소리가 들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중국에 가보자'
중국에 파견 근무 중인 아내와 둘째아들, 가정 상황과도 맞는다.
연수계획서를 꽤 열심히 작성했다. 제갈량의 출사표와 같이 비장하고 거창하다.
그리고 연수가 결정되었다. (사실 다른 해와 달리 연수 신청자가 나밖에 없었다.)
어느 덧 8월 마지막 날, 비행기에서 맥주한캔 하고 나니 도착했다.
홍챠오 공항 밖으로 나오니 보온 밥솥 뚜껑을 연 것처럼 뜨거운 습기가 느껴진다.
이제 시작이구나. 중국 유심을 켠다.
시간은 멈춘 것 같아도 흐르고, 흐르는 것 같지만 쌓인다.
중국을 잠깐 맛보며 드는 생각들, 흐르는 일상을 쌓기 위해 브런치를 시작해본다.
궁팔십달팔십의 강태공처럼, 궁오십달오십의 박태공이 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