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박병운 Mar 23. 2023

<카지노> 시즌 2

배신의 총구가 불을 뿜고, 화무십일홍은 이렇게 규칙을 이어간다. 당연하죠

<카지노>는 디즈니 플러스 코리아의 허약한 인지도를 지탱했던 나름 소중한 국내산 라인업이었다. 그마저도 시즌 1에 해당하는 이야기였고, 시즌 2의 종결을 통해 작품은 그간 허름하게 지탱하던 기둥이 허물어지는 결말로 기억되었다. 시리즈 후반부에 재생되던 빌리 조엘의 'piano man'은 주인공 최무식의 젊은 시절 짧았던 열정을 대변하던 곡이었는데, 이 곡을 그럴싸하게 불렀던 것은 현재의 차무식을 표현한 최민식의 이어 없이 허술한 연기를 통해서가 아닌 차무식의 젊은 시절을 연기한 이규형 배우의 열의 덕이었다.(이규형 배우가 뮤지컬계 등에서 활약한 것이 반영된 덕이 아닐까 싶다.)


노래에 대한 기본적인 인지조차 없어 보이던 최민식이 연기 면에서 무기력하게 보였던 것은 극의 전개상 하향 곡선을 그리던 차무식의 행보 같아보이기도 했지만, 실은 극의 얼개를 이어갈 공력 자체가 부재한 연출 쪽 모두의 무기력이 반영된 것은 아니었을까 결과적으로 혐의를 가지고 있다. 시즌 1에 있었던 독재 정권의 아우라나 민주화 세력에 대한 조소의 기운까지 생각하면 시즌 2의 몰락은 꼴좋다 싶기도 하다. 북파 간첩 같은 서브플롯까지 끌어들이는 이 요란 법석의 '응답하라' 시리즈의 친척 같은 작품은 종내까지 부산 출신 조폭 세력, 필리핀 한인 대상 범죄, 해외 원정도박 등을 전시하는 유난을 떨다 예상되는 '돈 쫓던 불나방' 인생들의 퇴진을 보여줬다.


제 딴엔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시즌 3으로의 연장을 원하는 소박한 희망을 품고. 이제훈의 특별 출연과 비트코인 빌런 등을 등장시키는 식으로 '패가망신' 인생들의 네버 다이를 제시하지만, 어쨌거나 제작진의 함량 미달은 진작에 시즌 1과 2 사이에 밑천 부족을  노출했으니 여러모로 힘들지 않을까. 그저 최민식 배우의 짤방 목록만 추가되었을 따름이다. 고작 이 정도로 만족했을지는 의문이지만. 아무튼 저쪽의 현재는 <글로리>를 통한 꾸준한 이바구가 쌓이는 시절이로구나-.


작가의 이전글 [돌아온 마계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