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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리향 Oct 09. 2024

석류나무


밤은 발설되지 않은 모든 침묵만으로 거대하고 육중하다.

해결되지 않은 사유와 혼자만의 비밀들, 하루치 울음을 미룬 채 잠든,

인간의 남은 것들만으로 이 밤은 너무나 깊다.


- 리타의 일기 p58




밤이 길다. 적어 두었던 시는 마음에 들지 않고 밤이 마음에 든다.

신이 있다면 원망을 하고 싶었다. 나만 아니면 되는데 그게 나라서.

우리 중 누구도 자신이 원하는 대로 할 수는 없었다.

결국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자는 신뿐이었던가. 그게 최악일지라도.

그래도 이제 눈꺼풀의 무거움이 느껴지니 아주 최악은 아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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