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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리향 Nov 27. 2024

첫사랑 - 김소월

수국

아까부터 노을이 오고 있었다

내가 만약 달이 된다면

지금 그 사람의 창가에도

아마 몇 줄기는 내려지겠지


사랑하기 위하여

서로를 사랑하기 위하여

숲 속의 외딴집 하나

거기 초록빛 위 구구구

비둘기 산다


이제 막 장미가 시들고

다시 무슨 꽃이 피려 한다


아까부타 노을은 오고 있었다

산 너머 갈매 하늘이

호수에 가득 담기고

아까부터 노을은 오고 있었다


-김소월, 첫사랑

 


눈 덮인 장미는 아직 그리기 불가

첫눈이 왔다. 펑펑

철 모르고 핀 장미는 눈 맞은 채 얼어 버리고

눈길에 바퀴는 헛도는데 눈 덮인 세상은 평온하다.

얼어 버린 장미를 그리려다 수국을 보낸다.

그곳에도 눈이 오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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