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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계발 단상


자기계발(Self-Improvement). 이는 현대인들이 자기 몸값을 높이기 위해 해야만 하는 자질처럼 받아들여지고 있다. 신자유주의 패러다임, 시장 자유주의자, 시장 만능론자들은 이 개념을 돈벌이 수단으로 축소, 오염시켰다. 하지만, 말 그대로 자기계발은 자신의 힘을 키우는 것이다. 자신의 힘으로, 자신의 세계를 보다 잘 경영하기 위해 필요한 것. 그것이 바로 자기계발이다. 


자기계발은 그래서 더 나은 인간이 되고자하는 오래된 욕망을 대변한다. 소크라테스의 ‘Know yourself’, 엘사의 ‘Show yourself’, BTS의 ‘Love yourself’, 에미넴의 ‘Lose yourself’ 이 모든 메시지는 자기계발의 한 단면을 보여준다. 자기계발의 핵심은 힘의 배양에 있다. 자기계발을 주체의 힘의 배양. 자기수양. 철학의 단련이라는 관점으로 본다면 여러 심도깊은 질문이 뒤따르게 된다. 


주체는 무엇인가? 독자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순수한 세계인가? 타자과 관계하며 형성해야만 하는 상호주관적 세계인가? 주체가 ‘타자의 흔적’이라는 점을 부인할 수 없다면, 자기만의 고유한 것은 과연 존재하는 것인가? 자기다움은 무엇인가? 자기다움은 축적된 타자성에 대한 자기해석은 아닌가? 어쩌면 그저 말로 해석된 조금 다른 의미연쇄체인 것은 아닌가? 하지만, 의미의 실천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이 관점은 불완전한 것 같다. 어떤 숭고한 뜻을 모두가 품을 수 있어도, 그것을 실천하는 건 언제나 소수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주체는 ‘의미’와 ‘행위’라는 두 가지 측면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 


행위를 기획하고 만드는 힘. 힘에 대한 질문도 꼬리에 꼬리를 문다. 힘이란 무엇인가? 힘은 어떻게 길러지는가? 힘은 누구를 위해 발휘되어야 하는가? 힘은 어떻게 연합되는가? 힘은 어떻게 정당성을 인정받을 수 있는가? 힘은 어떻게 과거를 바꿔왔는가? 힘은 어떻게 미래를 예견하는가? 힘은 어떻게 전수되는가? 


자기계발이라는 개념을 생각하면 한도 끝도 없는 질문들이 쏟아진다. 이미 오랜 역사를 통해 보다 나은  사람이 되고자 하는 그 욕망으로, 자기계발은 깊이를 더해왔다. 지식인들의 수양론, 심성론은 물론이고, 현대의 얄팍한 하드스킬 클래스에 이르기까지 그 역사는 유구하다. 인류가 인류이길 멈추지 않는 한, 자기계발의 역사는 빽빽하게 기록될 것이다. 


온갖 직업적 방법론과 처세, 수사 등 얕은 수만을 가르치는 시장만능주의자들의 자기계발에, 더이상 속지는 말자. 표면적으로만 통하는 스킬셋에 의존하지 말고, 보다 깊이 있는 질문과 사유의 습관, 행동양식이 필요하다. 사유의 형식과 과정을 보지 않고, 중간중간 나오는 멋진 단어나 최종 결과만을 메모하는 태도나, 근본적인 화두를 놓쳐버린 채, 하드스킬셋만을 찾으며, 모든 것을 절차화, 도식화하려는 태도는 매우 편협하며, 때에 따라서는 삶의 의미를 제한시키는 매우 위험한 태도이기도 하다. 


그러기엔 삶이 너무도 다채롭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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