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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허포크 Oct 21. 2019

산후 다이어트 18킬로 감량하는 법 그리고 변화된 점


"누가 그랬던가.......

모유 수유하면 살이 절로 빠진다고....??"


아이를 위해 모유를 주고 싶은 것도 있었지만...

잠재되어있던 진심은

'얼른 살이 빠졌으면 좋겠다' 였지요.


아이가 빠져나온 몸무게

딱 그만큼만 빠지고 그대로였어요.

그리고 저는 임신 동안 20킬로가 쪘는데..

아기 몸무게는 2.7킬로...

아이 때문에 찐 살이 아닌

그냥 내 살 같았어요.



몸무게는 그대로인데

자존감 무게는 쭉쭉 빠졌어요.





모유 수유하고 나면

에너지를 많이 쓰는지,,,

이쯤부터는 임신 때처럼

먹어도 먹어도 배부른 느낌이 안 들었어요.

또 온몸이 아팠어요.

계속 허기진 몸과 마음...

수유하니까 헛개 허리 팔목

멀쩡한 곳이 없더라고요.

그렇다고

병원을 가거나

체형교정을 할

시간도 돈도 여유가 없었어요.


그래서 '걷기'를 선택했어요.



매일 새벽 5시에 걸었어요.


남편과 아이


아무도 저를 방해하지 않는 그 시간...






그 시간에 일어나는 게


의외로 쉬웠어요.


새벽에도 아이 울음에


벌떡벌떡 일어난 덕분인지


그 시간에 눈이 떠지더라고요.




아이 없이 밖을 나온 상쾌함....


한 번 경험하고 나니


중독처럼 계속 느끼고 싶었어요.


엄마라면 다 아시죠...


늘 아이와 한 몸으로 있다가


한두 시간 정도


시간을 나 혼자 쓸 수 있을 때의 두근거림..


장난 아니었습니다.


어깨가 절로 펴졌어요.




집 앞 공원에서 걸었는데


새벽에도 많은 분들이 운동하러 나오시더라고요.


모처럼 사람 구경도 하게 되고요.


자극도 받았어요.




걸으면서 여러 가지 생각들이 스쳐갔어요.






나는 누구인가


나는 이제 어떻게 살아야 하지


계속 이렇게 살아야 하나








아이에 대한 질문이


'나'에 대한 질문으로 점점 바뀌어갔어요.


그렇게 바뀌어가는 게


머릿속이 반갑기도 했지만


질문에 대답을 하는 게 쉽지 않았어요.


반짝이는 대안은 없었죠.






단 하나의 깨달음이 있었습니다.




엄마에겐

혼자만의 시간 꼭 필요하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끼게 되었습니다.




아이와 함께하는 게

세상에서 제일 행복해야 할 엄마가

아이 없이 혼자 있는 게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시간이라니...


제 모성애에 또 위협을 당할까

어디 가서 말할 수는 없었지만


온몸으로 깨달은 진. 리입니다.





혼자서 여러 질문을 하며

답을 생각하는 동안

살까지 빠졌습니다.


드라마틱하게

군살이 다 빠지고

매력적인 몸매가 됐고

몸짱이 됐냐고요?


아. 니. 오

그저

임신 전

제가 활동하기

익숙한 무게로 다시 돌아왔어요.


몸무게는 빠졌고

자존감 무게는 1킬로 늘었어요.



남들이 보기에 멋진 몸매는 아니었지만

스스로 만족하는

기분 좋은 내 몸을 되찾았어요.


수치로 말씀드리면

18킬로가 빠졌어요........

그런데 지금은 그때만큼

걷질 않고,

먹는 양은 늘어서

좀 더 쪘지만요....

(이런 거 말해도 되나요 ㅎㅎ)


다이어트를 원하시는 분들께

것. 기

강추합니다.



#캐시 워크

라는 앱이 있는데요.

쉽게 말해서 만보기 어플이에요.

운동해도 우린 폰을 들고 하잖아요

음악 들으면서..

그렇게 몸에 지니고만 있어도

걸음수가 책정되고요.

책정된 걸음수만큼 캐시가 지급돼요.

캐시가 모이면 현금처럼 쓸 수 있는데

스타벅스에서도 이용이 가능합니다!


하정우 <걷는 사람>에서

걷기는 최고의 다이어트라고 했죠.

힘들게 먹는걸 참지 않아도 되는 특효약

것. 기..


저는 먹는 걸 무척 즐기는 대식가이기에

식이를 조절하는 게 쉽지 않아요.

걷기는 먹는 걸 줄여야 된다는 강박 없이

자연스레 먹었는데도

살이 빠졌어요.




걸으면서

마음의 허기를 채워진 것 같아요.


혼자만의 시간을 갖고 온 날은

아이에게 좀 더 웃어줄 수 있었어요.

아이를 똑바로 바라볼 힘이 생겼다고 할까요..



그렇게 걷는 게 점점 익숙해지자

아이와 함께 나가기 시작했어요.



살 것 같았어요

아이와 둘만 남겨진 방에서

밖으로 나오니까

숨이 트였어요.


그리고 알게 됐어요.

저의 성향을요.

외향형이라

밖에서 에너지를 받는 스타일이라는 걸..

그걸 모르고

무작정 '좋은 엄마'라는 목표를 가지고

저를 방 안에 가두고 있었던 거예요.

집 안에서 에너지 쭉쭉 빨리면서요.



이임숙 <꿈이 있는 엄마가 아이도 잘 키운다>에서

엄마 기질에 대한 얘기가 나와요.

아이의 기질은 익숙하지만

'엄마의 기질?'

처음엔 생소했어요.

덕분에 엄마의 기질에 따라

잘할 수 있는 육아가 따로 있다는 걸 배웠어요.



책에서 내향형이라 아이와 말하는걸

어려워하는 엄마가 나와요.

그 엄마는 자기가 아이에게 말을 많이 해주지 않아

언어가 느리면 어쩌지 하고 고민해요.

책에서는 전혀 고민할 필요가 없다고 얘기해요.

엄마가 잘하는 걸로 충분히 언어에

잘할 수 있다고요.

그 엄마는 책을 좋아했고,

꾸준히 아이에게 그림책을 읽어줄 힘이 있었거든요.

꼭 아이에게 많은 대화를 하는 것만이

언어발달에 좋은 건 아닌데..

우린 그 목표를 위해

우리를 구겨 넣는 것 같아요.


저도 그랬어요.

엄마표 놀이, 엄마표 영어,

엄마표

엄마표

.

.

육아서를 통해 얻은 정보를

아이에게 해줘야 한다는 압. 박. 감

내가 할 수 없어도

해야 한다고..

엄마라면 다 하는 거라고

밀어붙였어요.


'나'를 몰라서 그랬어요.

'엄마'라면 다 할 수 있다고

모두가 말하니까 그런 줄 알고

억지로 해보려고 했던 거죠...

모성도 다 다른 건데

특정한 모성에 따라가려고 애쓰다가

나도 잃고...

내 아이마저도 잃을 뻔했어요.


그래서 엄마가

엄마 이전의 '나'에 대해 많이 알아야 해요.

육아 정보의 홍수에서

허우적거리지 않으려면

나만의 '배'가 필요해요.


우리는 엄마 사람이지

엄마 신이 아니잖아요.




이렇게 저는 허진화 엄마의 스타일을 조금씩 찾아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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