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죽음-자살-살인, 삶의 그 끝에 관한 이야기
연일 사건사고의 연속이죠. 각종 사망사고나 누군가의 자살 소식 등이 들리곤 하면 안타까움이 들곤 합니다. 요즘 같은 때에는 날이 더워서 폭염으로 인한 사망 사고도 많이 보도되곤 하는데요.
이번에는 '죽음'이라는 주제로 데이터를 들여다보겠습니다.
죽음은 전 세계, 아니 인간 세계, 그보다도 더 넓은 생물이라면 모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는 주제겠죠. 누구든지 어떤 상황에 처해있어도 결국은 죽음으로 갈 수밖에 없을 테니까요.
사망률, 자살률 등등 각종 기존 데이터를 제외하고 포털을 통한 관심도를 한번 살펴볼 텐데요. 구글트렌드로 한번 죽음과 관련된 단어가 얼마나 검색되는지 한번 살펴봤습니다. '죽음', '자살', '살인'에 대한 관심도가 어느 정도 인지를 살펴봤는데요.
(주제가 주제이니만큼 글이 다소 어둡고 꿀꿀할 수 있습니다. 기쁘고 즐겁고 밝은 기분을 다운시키고 싶지 않으시다면 이 글은 다음번에 꼭 기억해두셨다가 다시한번 방문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구글트렌드에서 최근 1년간(2017년 8월 첫 주~2018년 8월 첫 주) 전 세계에서 세 단어를 주제 검색한 양을 보면 검색지수 100을 최대로 볼 때 1년간 평균 검색지수는 죽음이 66, 자살이 7, 살인이 2입니다.
자살이나 살인이란 주제보다는 '죽음'에 대한 검색량이 압도적인데요. 관련검색어를 보면 death, dead, muerte('죽음'의 스페인어), muere('죽다'의 스페인어) 등 죽음을 뜻하는 일반적인 단어가 대부분입니다. 결국 큰 범주를 의미하는 단어인 만큼 검색량이 많은 거겠지요. 누군가의 죽음에 대한 정보를 얻고자 하는 '부고(death notice)' 관련 검색도 종종 있네요.
* 참고/
10위 권 내에 눈에 띄는 죽음 관련 인기 검색어로는 9위에 'avicii(아비치)'가 있습니다. 지난 4월 20일 사망한 세계적인 DJ 아비치인데요. 당시 오만에서 숨진 채로 발견됐는데 자살한 것으로 알려져있죠. 관련 검색이 일시적으로 급등하면서 구글에서의 검색지수가 죽음이 87까지 올랐습니다.
죽음이란 단어가 인기 많은 지역을 살펴보겠습니다. 그 지역에서 검색되는 모든 단어 가운데 '죽음'이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높았던 국가는 아일랜드였습니다. 이어 카리브해 남부에 위치한 나라 퀴라소가 2위를 차지했고, 니카라과, 뉴질랜드, 미국 순으로 높았습니다.
죽음이란 단어는 사실 워낙 다양하게 쓰여서 특징을 잡아내기가 애매합니다. 그런 점에서 죽음을 세부화해서 볼 수 있는 자살과 살인에 대한 데이터를 좀 더 깊게 살펴보겠습니다.
자살은 이란과 한국의 관심도가 눈에 띕니다.
도시별 관심도를 보면 총 200개 도시 중 10위권 내 7개 도시가 이란 도시입니다. 이란 북서쪽의 도시인 타브리즈가 1위를 기록했는데요. 이 도시에서 검색되는 단어들 중 자살이란 단어의 검색량이 전세계 200개 도시 중 가장 높았다는 걸 의미합니다.
이어 이스파한, 시라즈, 아바즈, 마슈하드, 카라지 등 이란 도시가 6위까지 있었구요. 10위에 이란의 수도 테헤란도 있었습니다. 최근 들어 이란 내 자살률이 계속 오르고 있는 점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이는데요. 지난 5년간 여성의 자살시도율은 66% 상승했으며 남성의 자살 시도율은 71% 늘었다고 합니다.
* 관련 기사 링크//
특히 요즘은 우울증이나 마약 등의 영향이 커지고, 청년들과 여성을 중심으로 이같은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고 하는데요. 아무래도 구글에 익숙한 연령대에서 자살하는 일이 빈번하게 발생하다보니 검색지수에 반영된 것으로 풀이됩니다.
한국의 주요 도시들도 10위권 내에 있었는데요. 서울이 9위, 부산이 7위로 각각 검색지수가 72와 76을 기록했습니다. 한국 내 자살 관련 검색어를 보면 해당 단어를 검색하는 것에 이어 자살 방법에 대한 검색어가 10위권 내에 포진해 있습니다.
이란과 한국 외에도 자살에 대한 검색량이 많은 도시가 있었는데요. 바로 미국의 남서부 지역에 있는 포틀랜드 였습니다. 포틀랜드에는 비스타 다리(Vista Bridge)라는 곳이 있는데요. 1926년 지어진 이 다리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검색량도 덩달아 늘어난 것으로 보입니다. 아래 표를 보면 자살 발생 건수를 볼 수 있는데요. 참 안타까운 일이죠.ㅠㅠ
* 관련 기사 링크//
https://www.oregonlive.com/living/index.ssf/2013/02/post_37.html
마지막으로 살인에 대한 검색 내용도 한번 살펴보겠습니다. 살인에 가장 관심이 높은 국가는 이란이었고 이어 일본, 한국, 이탈리아, 대만 순이었습니다. 자살과 비슷하게 이란과 아시아권의 관심이 높은 것으로 나타나네요.
유럽권에선 이탈리아가 포함돼 있는데요. 지난해 9월 이탈리아에서 발생한 16세 소녀 노에미의 살인사건과 관련한 검색이 급증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노에미가 실종된 이후 열흘이 지난 시점에 시체가 발견됐고, 한살 많은 남자친구가 살인했다고 자백하는 일이 있었는데요. 당시 이탈리아에서 많은 언론들이 주목했던 이슈였던 만큼 관련 검색이 많이 늘었던 것으로 풀이됩니다.
한가지 신기한 점은 자살과 살인이란 단어는 인기 관련 검색어에서 한자로 표기된 단어가 상위권에 올라 있다는 점입니다. '자살(自殺)'은 영어 단어인 '자살(suicide)'에 이어 2위에 있었구요. '살인(殺人)'은 미국 법률용어인 '살인(homicide)'보다 더 높은 1위였습니다. 그만큼 다른 지역에 비해 아시아권의 관심이 높다는 걸 의미하는 게 아닐까요?
사실 단순히 검색량 만으로는 죽음이라는 깊고 심오한 주제를 이해하기 쉽진 않겠죠? 그저 최근 1년간 전 세계 사람들이 죽음과 관련해 어떤 생각과 고민을 하는지 옅보는 시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좀 더 다양하고 풍부한 인과관계와 해석이 있다면 아이디어 제공도 환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