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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성훈 Jan 06. 2021

vol. 71 - 윤영자의 생애


<가난의 문법> 독서를 마쳤습니다. 이 책은 재활용품 수집 노인에 관한 연구서입니다. 재활용품 수집 노인이라고 하니 특수한 이야기를 하는 것 같지만 우리 일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할머니, 할아버지들에 관한 연구입니다. 온라인 서점 '알라딘'에서 편집장의 추천 코너에 보여 선택하게 되었고, 표지에 써 있는 '기초생활수급자 아님, 부양해야 할 가족 있음, 질병 있음, 개인연금 없음, 소유 주택 없음, 전문기술 없음, 부양의무자 있지만 부양 능력 없음' 이라는 말이 현실을 제대로 짚은 것 같아서 선택했습니다. 우리 주변의 노인 이야기이자, 우리 중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이야기이기에 한 번은 봐야 할 것 같았습니다.                 


이 책에 나오는 노인들은 재활용품을 찾아 그저 떠도는 존재만은 아닙니다. 동네마다 있는 경로당을 중심으로 커뮤니티가 형성 되어 있기도 하고, 수집한 물건을 판매할 고물상이나 건물주들과의 연결고리가 있기도 합니다. 


하지만 한 편으로는 떠도는 존재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도로 상황, 예측할 수 없는 사람들, 본인의 건강 등 여러 위험요소 앞에 노출 되어 있습니다. 아무런 보호장치 없이 홀로 맞이해야 할 위협들입니다. 그들 곁에서 연구자로, 친구로서 쓴 책이 <가난의 문법>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출판물로서 아주 잘 썼다는 느낌은 없습니다. 다만 누구도 선뜻 나서지 않는 상황에 연구자가 따뜻한 마음과 시선으로 뛰어 들었고, 최대한 정교한 서술을 하기 위해 거기를 유지한 점이 좋았습니다. '윤영자' 라는 가상의 인물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써가고, 보충 설명으로 노인들의 상황을 묘사한 방식이 이해를 도왔습니다. 


다양한 자료를 통해 평균적인 노년의 모습을 형상화하고 연대기로 표현한 점도 읽는 실감을 더해주었습니다. 특별한 '부'를 소유하지 않는 이상 개인의 건강 문제, 사업 문제, 가족 문제로 누구나 가난에 처할 수 있음을 스토리텔링과 객관적 서술, 통계 자료로 알게 해주어 조금은 서늘한 배움이 있었던 책입니다. 


 <가난의 문법> 독서를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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