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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J Apr 23. 2019

유덕화(劉德華)-나의 영원한 홍콩 스타

Andy Lau

  시대를 풍미한 홍콩 배우들이 있다. 하지만 나에게 영원한 스타는 유덕화(劉德華) 아저씨이다.


 어쩌다 유덕화 아저씨한테 이렇게 심취하게 되었을까. 기억을 더듬어 보면 시초는 영화 '무간도 3'을 보고 나서부터였다.

 

  '무간도 1'이 아니라 '무간도 3'을 꼽은 이유는, 무간도 1'에서는 양조위가 연기한 진영인이 더 부각된 느낌이 강했고 '무간도 3'에서야 유덕화 아저씨가 연기한 유건명이 더 조명을 받았기 때문이다. 심적으로 점점 무너지고 혼란스러워하는 모습을 너무 잘 그려줘서 유덕화 아저씨의 필모그래피를 찾아보기 시작했던 것 같다.

불안과 혼란스러움이 점차 그를 좀먹어가며, 시시각각 정신적으로 무너져 내려가는 '유건명'을 그려낸 연기가 인상 깊었다.

유덕화 하면 보통은 1980년대 중반~1990년대 중반의 전성기를 기억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하지만 그 시기에는 내가 너무 어렸기도 했고 특이하게도 최근 작품부터 점차 과거로 올라가며 점점 유덕화 아저씨의 늪으로 빠지기 시작했다.

 본격적으로 빠지게 된 건 '열화전차'라는 작품이다. 청춘들에게 오토바이에 대한 로망에 빠지게 한 이 작품은 1995년도 작으로, 아저씨는 이미 30대 중반인데도 불구하고 파릇파릇하고 생기 있는 반항아를 표현한다는 게 신기하고도 매력적이었다.

외모는 주관적인 부분이라고 하지만, 이 세상 미모인가 싶을 정도로 잘생겨서 정신없이 감상한 '열화전차'

유덕화 아저씨의 외모가 좋아하는 큰 이유 중 하나라는 사실을 부정할 생각은 없지만, 그 연기 스타일이 정말 취향이기도 했다. 아저씨의 연기는 참으로 정직하게 사람의 감정에 손을 내민다.

 기저로부터 올라온 감정을 꾹꾹 눌러 담은 짙은 표현도 좋지만, 유덕화 아저씨처럼 그대로 올곧게 부딪혀 오는 표현도 참 좋다고 느낀 영화는 2007년에 개봉한 작품 '명장'이다. 전쟁을 하기에 너무나 순수하고 올곧았던 조이호 역을 맡았는데, 전쟁을 거치며 점차 망가지는 모습을 열연했다.

 멀끔한 모습은 벗어던지고 사라진 아이를 애타게 찾아 정처 없이 돌아다니는 아버지를 연기한 작품 '실고(2015년)'도 참 좋았다. 아버지의 애절한 마음을 절절하게 표현해서, 플롯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내게 먼저 와 닿는 건 배우의 연기임을 새삼 느낀 작품이었다.

누구세요 할 정도의 비루한 행색으로 아들을 애타게 찾아 헤매는 아버지를 열연했다.

 가리지 않고 다작을 해준 부분도 이제 와서 보니 팬으로 참 고맙다. 1988~1992년 사이에는 무슨 일이 있었는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너무 많은 작품에 출연하기는 했지만, 그래도 많은 작품에서 볼 수 있다는 건 행복한 일이다.
 장르는 진짜 가리지 않고 다 출연하고 있다. 느와르 뿐만이 아니라 드라마, 액션, 로맨스, 스릴러, 코미디 등등 다양한 장르에 나와주니 다양한 모습도 볼 수 있어 질릴 새가 없이 계속 파고 있는 걸까 싶다.




유덕화 아저씨의 본업이 배우이긴 하나, 본인도 팬을 직접 마주할 수 있기 때문에 라이브 콘서트에 서는 게 더 좋다고 한만큼 가수로의 비중도 5할 정도는 되는 것 같다. 그에 걸맞게 앨범도 엄청 많이 내고, 노래도 장르 안 가리고 불러주고. 가창력이 엄청 뛰어나다거나 기교파는 아니어도 노래 부를 때도 느껴지는 그 올곧은 감정 표현이 사람 마음을 두드린다. 워낙 몸을 잘 써서 댄스곡도 잘 어울리지만, 애절한 발라드에서 특히 감수성을 자극하는 무언가가 있다고 생각한다.

 노래도 노래지만 라이브 콘서트 할 때 보면 느껴지는 그 팬에 대한 고마움이 항상 느껴져서 이 아저씨를 사랑하지 않을 수가 없다. 특히 경호원이 꽃을 주려는 팬을 지나치게 강압적으로 제지하는 걸 막으려 무대 위에서 뛰어 내려온 일화만 보더라도 느껴지는 대목이다.
 항상 콘서트 후반부가 되면 눈물 글썽이며 노래 부르며 고맙다고 하는 모습을 보여주는데, 영상으로 보는 나조차 모르게 마음이 찡해질 정도이니 개인적으로는 그 진정성은 의심할 여지가 없지 않을까.


작년 말 콘서트 중 목 상태가 너무 안 좋고 통증이 심해져 공연을 중단해야 했던 당시의 눈물. 이런 목소리를 듣게 할 수 없다면서 아저씨는 울먹거렸다.

 자기 관리의 화신인 건 이제는 입이 아플 정도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가수로 데뷔한 이래로 2010~2011년까지는 그래도 정기적으로 라이브 콘서트를 해왔는데, 언제나 조각 같은 식스펙을 보여주던 모습은 뇌리에 강렬하게 남아 있다. 20대 초중반에는 좀 성숙한 페이스였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그 얼굴 그대로 나이를 잘 안 먹어서 이제는 되려 동안이라고 불러야 할 수준이다. 물론 꾸준한 자기 관리도 한몫했겠지.

언제까지고 건강한 모습으로 왕성히 활동하는 유덕화 아저씨이길 빌면서-.

(사진 출처: 네이버영화, 다음영화,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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