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공부 10년 해도 말 한 마디 못한다?”
위와같은 말을 들을때마다, 영어 교육에 종사하는 사람으로서 늘 불쾌한 마음과 죄스러운 두 가지 마음을 가질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런데 영어 공부 10년 해도 말 한마디 못하는 거 당연합니다.
먼저, 계산부터 제대로 한 번 해 보면,
초등 3학년부터 고3학년까지 10년 동안 총 수업 시간 수가 1,088시간 정도입니다.
(이흥수, 2011, 세계화시대 영어가 경제다)
미국 심리언어학자 푸트남은 모국어인 경우 아이가 태어나서 하루에 10시간씩 4년 동안 14,400시간(365일, 10시간, 4년)을 듣고 나서야 간단한 의사소통을 하게 된다는 실험 연구 내용을 발표하였습니다.
일반적으로 1일 6시간씩 650시간 정도의 집중학습이 필요하고,
1주일에 1-2시간씩 수업하는 경우 2,500시간 정도가 필요하며,
4,200~4,500 시간 정도라야 국제 수준의 의사소통이 가능하다는 연구도 있습니다.
우리가 배우는 1,088시간에다가 사교육에서 배우는 시간까지 더해, 두 배를 영어 공부를 한다고 해도 대략 2,000시간 정도입니다. 14,000시간과 비교하면 고작 1/7 수준입니다.
과연 우리가 영어를 잘 할 수 있을까요?
그리고 우리는 영어시간 이외의 모든 시간에는 한국어를 사용하는 환경입니다.
이런 환경과, 이 정도의 영어 학습으로는 영어를 잘하기 어려울 것 같은데,
이것은 저만의 생각입니까?
미국에 FSI(the Foreign Service Institute)라는 곳이 있는데, 이 곳에서는 외국에 파견할 사람들, 그러니까 우리나라의 외교관 정도 되는 사람들에게 그 나라에 필요한 언어를 가르치는 곳입니다. 아래 사진을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언어 그룹을 총 4개로 나누어놓았습니다. 그 가운데 아랍어, 중국어, 일본어, 한국어를 그룹 4로 분류해 놓았는데, 영어를 모국어로 하는 사람들이 가장 배우기 어려운 언어들이 바로 이 4그룹에 속합니다. 이런 사람들에게도 한국어를 배우는데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외교관으로 뽑힌 사람들이 언어를 얼마나 잘 해야 하는지 아시죠? 그런 분들을 대상으로 교육했을때 아래 사진과 같은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보통 2 또는 2+ 정도가 되어야 업무 수행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이런 사람들도 720 ~ 1320시간이 필요하다는 거죠.
우리가 영어공부 10년 해가지고 영어를 과연 잘 할 수 있을까요?
다시 한 번 말씀 드리지만,
“영어공부 10년 해도 영어 잘 못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