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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ssie Nov 19. 2024

은발의 성악가

Dmitri Hvorostovsky

Дмитрий Хворостовский
Hvorostovsky는 시베리아에서 태어났다.
화학 엔지니어와 산부인과 의사였던 부모님,
음악가 집안은 아니었으나 피아노 연주와 노래를
즐기며 오페라 음반을 수집한 아버지의 영향으로
어릴 때부터 자연스럽게 성악을 접하게 되었다.

흐보로스토프스키라고 적기엔 발음이 안 맞는다.
노어의 H는 Kh발음이고, O는 O또는 A 발음이다.
그러니 난 아무래도 흐바라스똡스키 라고 적겠다.
아니, 긴 데에다 한글로도 좀 미묘하니 '그'로 하자.


맨 처음 그의 목소리를 듣게 된 건 친구 집에서였다.

음반도 눈에 띄었고,  민요 아카펠라도 처음이라.

상대로 나는 합창 소리에 그냥 뭐~ 듣고 있는데

갑자기 ... (당신도 인트로만 들어보도록 하자)

그때 그 음반의 "깔린까" - 1절만 들어보자

목소리를 듣자마자 친구에게 물었다.


- 와, 누구야 이거? 뭐야, 이 사람!

- 흐바라스똡스키. 드미트리 흐바라스똡스키.

- 흐바라스똡스키? 래를 왜 이렇게 잘 해?

- 유명한데.. 몰랐구나~

- 처음 들어. 와, 장난 아니다. 무슨 노래를

 이렇게까지 잘 해? 그냥 완벽한데..?!

- 러시아 대표 바리톤이지. 베이스-바리톤.

- 희한하게 매력 있다. 언니 알지, 나는 이런

 굵은 저음, 원래는 진-짜 취향 아니거든.

- , 너는 Michael W. Smith 좋아하잖아.

- 그러니까~ 근데 이 사람은 완전히 예외네!

 듣자마자 바로 설득 당했어, 난생 처음이야.

 음악성도 엄청 좋고, 와.. 미쳤네.. ~있다!


목소리를 들은 0.5초, 이름을 들은 그 순간부터

나에게 그의 존재감은 남자 대표 바리톤이었다.

굵은 목소리로는 유일했으니까. 내 타입 아닌데

보란듯 설득해버리소리는 여전히  뿐이다.

취향을 비웃기라도 하듯 0.5초 만에 납득시키고

무엇보다 음악성이 성악가들 중에서도 뛰어나다.


음반은 그렇다 치자. 실황도 다를 바 없는데에다

뭔가 치명적인 포인트가 많다. 이러면 꽃다발은

제가 주고 싶.. (러시아에 살 때 안 가고 뭐했나!)

아래 까츄샤 노래는 싫어하면 같이 안 놀 것이다.

완벽한 '까쮸샤"를 불러내는 매력적인 Hvorostovsky

얼마 전 Moscow Windows 부를 때도 보았듯,

2절 분위기가 살짝 바뀔 때 몸이 리듬을 타면서

표정과 표현력도 그에 맞게 흐르는 음악성과 끼.

노래 부르던 중 살짝 웃으면, 감상하던 관객까지

웃게 만드는 능력도 있다. 모든 무대에서 말이다.


- 어머~ 너 흐바라스똡스키 좋아하니?

- 네, 노래 진짜 잘 하잖아요. 그냥 완벽하던데.

- 에유, 노래야 완벽하지. 근데 사람은 완전 깨~

- 왜요..?ㅋㅋ 어떤데요?

- 무대 뒤에서 는데 완전 깨더라고 ㅋㅋㅋ

- 노래만 잘 하면 되죠, 뭘..ㅎㅎ

 어차피 성악가로서 좋아하는 건데요 ㅋㅋㅋ

 아, 근데 좋겠다~ 나도 직접 듣고 싶었는데.

 한국에서 조수미랑 공연할 때 못 갔거든요.

 학교나 크레믈에 올 때 뭐하느라 안 갔는지!


'깬다'는 이유도 들어보니, 나에게는 오히려

긍정 요소로 인식됐다. 그럼 더 좋아~ ㅎㅎ

인터뷰를 조금 봤다. Rock에 빠져 있다 12살에

변했다고. 독일계 할머니의 교육 방식에 반항을

많이 했으나 결국 그렇게 길러졌고. 그래서인지

막상 스위스 태생 부인과 결혼(재혼)살아보니

둘의 생활 습관이 똑같은 것을 알게 됐다는 여담.


노래 듣자. 대표로 올리고 싶은 [오치 쵸르늬예]

음질 화질이 별로여도 꼭 들어봐야 한다. 최고다.

나는 이 사람이 이 노래 부를 때, 한 포인트에서

늘 100% 설득당한다. 가슴을 후려치는 것 같다.

젊은 시절의 귀여운 흐바라스똡스키 / Dark Eyes, Liverpool

마지막 보너스는 한국의 전설 드라마-

[모래시계]의 주제가로 유명한 곡이다.

Журавли, Хворостовский

살아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리워하는 이들이

오늘의 나처럼, 가 불렀던 노래들을 듣는다.


아래는 관심있는 분만- 요리 알려준다 ㅋㅋㅋ

이런 게 있었네. 영어하는 것 처음 들음. 조만간 나도 봐야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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