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Essie Nov 19. 2024

대망의 이상형 마이클

Michael W. Smith

이번에는 정말 '영혼을 살리는 음악'이다.

자, 아래에서 내 이상형을 볼 수 있다.
아니, 들어볼 수 있다. 마이클 W 스미스
목소리가 나의 이상형이었기 때문이다.
와.. 처음 봤다. 이런 진귀한 영상이라니.  순정 미남이었네...


나는 마이클의 팬이었다. 오랫동안 유일하며

대표적인 이상형이었는데, 그 결정적 이유는

얼굴이 아니라 목소리 때문이었다. 정말인데

얼굴은 나중에 알았다. 목소리부터 들었거든.

(그래서 목소리가 마음에 들면 얼굴도 마음에

든다라는 근거 없지만 그럴싸한 공식이 생김)


우리 엄마는 마이클 뽀글 머리일 때 귀엽단다.

부모님 또래에 자녀 5명인 옛 세대(?)의 가수.

부인과의 결혼을 결정한 시기는 '보자마자'였고

엄마에게 전화를 걸어 결혼할 여자를 봤다,하자

 "What's her name?"질문에 "I don't know."


ㅋㅋㅋ 4일 뒤 사귀고 3주 반 뒤 약혼을 했으며

4달 뒤 결혼. (내 부모님과 싱크로율 매우 흡사)

음, 나도 마이클이면 일주일 만에 할 수 있엌ㅋ

MWS 부부와 가족. Real Christian답게 가정과 일 모두 잘 지키고 있다.


아래는 나이 든 뒤 Bush 전 대통령 장례식에

노래하는 모습. 이런 곳에 대표로 노래 초대를

많이 받는 것 같다. 장례 예배에서는 대통령의

인사는 매우 짧고, 목사 연설은 그보다는 길고,

음악가가 가장 오래, 자유로이 소리 내고 간다.

Trump, Obama ,Clinton이 나란히 앉아있네.


마침 부르는 노래가, 역시 좋아하던 'Friends'.

MWS sings "Friends" at President Bush’s Funeral


이 곡도 참 많이 불렀다. 안 불러본 지 십 년이

넘은  한데 아직 가사가 입에 붙는 걸 보면.

Above All by Michael W. Smith


매우 오래전, 마이클을 코앞에서 만난 적 있다.

공항 환영팀 모집에 [저는 꼭 가야 합니다]라는

제목으로 이메일을 보냈기 때문이다.... ㅋㅋㅋ


누구도 나보다 우선 채택될 수 없다고 믿었다.

왜냐하면 나는 러시아에서 마이클을 보기 위해

안 가려던 한국에 가기로 했으니까.(방학이었다)

다른 사람은 못 가도 나는 가야 한다 썼던 것 같..

그래서 뽑혔다. 몇 명의 마이클 팬들과 대기 중

군대에서 카투사였다는 남자가 우리에게 말했다.


"자, 나오면 손 흔들며 Michael! 외쳐주세요"


팬 중 누군가의 발음이 마음에 들지 않은 모양.


"마이클, 아니고 Michael~ Michael이에요"


제대로 된 미국 발음을 선보이며 급 영어 교실.

그러고 보니 저서도 있었다. 물론 나에게도 있지.

잠자코 있다, 곧 출국장 문 사이로 걸어 나오던

그를 보고 Michael을 외치면서도 깜짝 놀랐다.


첫째는, 가 큰 사람이었다.

오랜 마이클의 팬이었음에도 키를 전혀 모른데다

사진으로 봤을 때 귀여운 이미지여서인지 막연히

그냥 고만고만(?)할 것이라 생각했다가, 맙소사.

귀여워서 좋았는데 실제로 보니 멋있는 스타일.

자유의 여신상이 나보다 조금 더 큰 줄 알았다가

실제로 보고, 매우 당황하던 초딩 때와 비슷했나.


둘째는, 얼굴빛 때문이었다.

아우라라고 해야 하나. 직접 보기 직전까지는 그저

팬으로서, 내 최애 이상형이니까 여기까지 왔는데,

막상 실제로 본 그의 모습에서는 거룩함이 흘렀다.


설명하기 어려운데, 나는 속의 이미지를 본다.

사람의 외형에서는 90%를 놓치는 맹탕이지만

보이지 않는 것을 잘 보는 영적인 눈을 가졌달까..


아무튼 마이클을 보고 심히 당황하게 되면서 이제

그저 팬심으로 좋아만 할 수 없는 심리상태로 급

전환되어 버렸다. 좋아하는 가수, 이상형이 아닌,

기도하는 하나님의 사람으로 인식되는 것이었다.


그건 그렇더라도 현실을 부정할 수 없는 법~

사진이 얼마나 안 받는지 실물을 보니 알겠고

외국인이 그렇긴 한데, 본 중 가장 입체형 얼굴.

파란 눈의 진짜 금발 미국인. 인기 많긴 했겠다. 


그보다,

그가 입을 열기 시작하자 내 귀는 녹아내렸다 ㅋㅋ

목소리가...ㅋㅋㅋㅋㅋ 완전.... ㅎㅎㅎㅎㅎ 정말...


"It's for you"


따로 준비한 선물과 편지를 내밀자 마이클이 보며,

"나에게 주는 거라구?" "" "Thank you!"하면서

한국에 이제야 와서 미안하다는 말을 여러 번 했다.


꽃이나 짐은 남에게 맡기고, 내 선물만 손에 든 채

앞서 걸었고 그 카투사 출신 남자와 계속 대화했다.

정신없이 빠르게 뒤따라가면서 했던 생각 다발들.


아, 저 사람은 영어가 유창해서 좋겠다. 마이클이랑

나란히 걸으며 계속 대화하다니. 내일도 통역 하나?

마이클의 부인은 집에서 맨날 이 목소리를 듣는건가.

어떻게 듣지... 실제 옆에서 들으니 황홀 그 자체네..


음반과 티셔츠에 사인을 받고 집에 돌아오는 공항

버스 안에서 1시간 내내 입꼬리가 귀에 걸렸지만

음반이나 티셔츠는 세월이 가면서 역시 사라진 듯.

사진보다 700% 정도 더 잘생긴 입체형 미국 미남이었다. 가운데는 父子.

이 사람도 절대음감이라 라이브에서도 음반과 아주

동일하게 어떤 음정도 흔들림 없이 정확히 부르더라.


어쩌면 마이클의 이런 모습까지, 나의 이상이었다.

무슨 말이냐면, 원래 나는 이렇게, 한편 피아노 앞에

앉아 노래하며 악기들과 함께 딱 마이클이 하는대로,

그 역시 삶에서 하고 싶은 것 중 하나였다는 뜻이다.


하지만 집에 있다. ㅋㅋㅋㅋㅋ 목소리도 맛이 갔고.



마지막은, 내가 20대에 가장 많이 듣고 부른 노래.

위로를 많이 받았던 곡이고, 매거진 제목에 어울릴,

영혼을 살리는 음악이다. 내 영혼이 그랬다면 분명

당신의 영혼에도 그럴 것이니 위로되기를 바라며.

Lord, Have Mercy - 내가 아마도 가장 많이 불렀던 노래
매거진의 이전글 은발의 성악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