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싶어
엄마가 사준 옷과 엄마가 남긴 옷을 입고 다닌다.
엄마 구두도 예쁘더라. 엄마 가방도 내가 가졌어.
머리는 결국 잘랐어, 미안해. 도저히 못 견디겠어.
엄마의 3년과 마지막 한 달이 내게 너무 처참했어.
엄마가 전화로 살려달라며 울던 걸 잊을 수가 없어.
엄마를 괴롭게 한 사람들은 모두 살아있어, 나까지.
제정신으로 견디고 있는 게 기적이야. 엄마 덕이고.
아무래도 엄마, 난 미친년이야. 그냥 미친년이었어.
어쩌면 미치는 편이 나을까. 정신이 멀쩡해서 아파.
나에게는 여전히, 아니 더한 일들이 일어난 것 같아.
엄마 있으면 말했을 텐데, 이제 입 꾹 다물고 살려고.
엄마 사망보험금 받으라고 연락이 왔어. 잘 지내지?
라고 엄마 고향 친구란 여자가 뭘 먹으면서 묻더라.
웃음이 나네. 울고 있었는데 덕분에 기막혀 웃었어.
엄마, 엄마가 부럽다. 여길 떠나서 진심으로 부러워.
엄마 보고 싶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