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독자를 많이 모으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게 있습니다
질문) 마이크는 언제 쓰는 도구일까요?
마이크는 사람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을 때 사용하는 도구입니다. 가수의 메시지는 노래입니다. 그 안에 담긴 자신의 감정과 곡에 대한 해석을 더 많은 사람들에게 들려주기 위해 마이크를 사용합니다. 아나운서의 메시지는 뉴스입니다. 다수의 관점이 담긴 취재가 편집된 결과물을 안정감 있는 목소리로 널리 전하기 위해 마이크를 사용합니다.
하고 싶은 말이 있을 때 마이크라는 도구가 힘을 발휘합니다. 하고 싶은 말 자체에 힘이 있어야 마이크를 통해 나오는 말도 힘이 셉니다. 할 말이 없는데 남들이 하는 게 멋있어 보이니까 마이크부터 들면, 보통 사람들은 이런 말들을 내뱉게 됩니다.
다른 사람이 했던 말
그냥 아무 말
소음만 늘어날 뿐이죠.
몇 년 전부터 SNS만 잘하면 부자가 될 수 있다며 'SNS 비법을 알려주겠다'는 사람들이 생겨났습니다. 이들이 가르쳐주는 건 사실 SNS를 '잘'하는 비법이 아닙니다. 그냥 '하는 방법'이죠. 간혹 알고리즘 타는 방법을 알려준다는 분도 있는데 막상 들어보면 '잘된 콘텐츠를 따라 하라'는 내용에 지나지 않습니다.
(알고리즘은 애초에 규격화된 방법을 터득해서 탈 수 있는 대상이 아닙니다. 우연히 하나의 모방 콘텐츠가 알고리즘을 탄다고 해서 SNS 계정 전체 품질에 큰 영향을 미치지도 않고요.)
브랜드에서 명확한 목표 없이 SNS 채널을 운영하는 것도 비슷한 맥락입니다. 막연히 구독자를 많이 모으자는 마음으로 채널을 운영하면 금방 소재가 떨어집니다. 그렇다고 운영을 안 할 수는 없으니 마구잡이식 기획이 시작됩니다. 결국 지루한 제품 이야기를 반복하거나, 여기저기서 터진 콘텐츠를 무작정 따라 하게 됩니다.
마이크가 할 말과 목소리까지 만들어주지 않듯, SNS도 할 말과 목소리까지 만들어주진 않습니다. 그 누구도 내가 할 말과 내 목소리를 만들어주지 않습니다. 가르쳐줄 수도 없습니다. 오직 나 자신, 우리 브랜드 내부에서 찾아야 합니다.
(SNS를 통해 성공하신 분들은 자신의 목소리를 꾸준히 내뱉어보면서 많은 대중들과의 싱크를 맞춰간 분들입니다. 숨겨진 비법을 알아서 성공하신 게 아니라, 내 목소리를 사람들이 더 좋아하게 만드는 방법을 오랜 경험을 통해 터득하신 거죠. 그 과정을 거치며 단단하게 다듬어진 자신의 생각과 철학이 있기 때문에 점점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하실 수 있는 거고요.)
일단 유명해지겠다는 마음보다 '나만의 관점'을 다듬는 일이 먼저입니다. 그렇게 시작해야 유명해진 이후에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습니다. 패션을 주제로 인스타그램을 시작하는 시점에 '10만 팔로워를 모으겠다'는 첫 목표가 될 수 없습니다. '이 계정에서 나는 옷이 나에게 주는 행복감을 이야기하겠다'가 첫 목표가 되어야 합니다. 그래야 '나의 행복한 모습'을 보러 와주는 사람들과 만날 수 있습니다. 그들이 더 듣고 싶어 하는 형태로 메시지를 조금씩 맞춰가도 나를 잃지 않을 수 있습니다.
브런치에 마케팅 관련 글을 쓰기 시작할 때도 '모두가 인정하는 마케팅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겠다'가 목표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여기서 나는 뜬구름 잡는 이야기보다 작은 기업과 개인이 실제 행동으로 옮길 수 있는 마케팅 이야기를 쌓아가겠다'가 되어야 합니다. 그래야 내가 이 일을 대하는 태도에 공감하는 사람들과 만날 수 있습니다.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들을 만나도 건강한 대화를 이어갈 수 있습니다.
개인에게도, 기업에게도 내세우는 관점이나 메시지 없이 모은 구독자 수는 가치 있는 결과로 이어지기 어렵습니다. SNS의 목적이 이후 개인의 수익 창출이나 기업의 제품, 서비스 판매라면 더더욱 그렇습니다. 일단 처음에는 무작정 시작했더라도, 점차 나만의 의견과 목소리를 찾아가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어쩌면 지금의 콘텐츠 소비자들이 극심한 피로감을 느끼는 이유는, SNS 자체의 폐해라기보다는 관점과 개성 없이 무분별하게 쏟아지는 콘텐츠 때문이 아닐까요?)
01.
SNS에서 만나고 싶은 사람들과의
'공공의 적'을 설정해 보세요.
기업이라면 우리 제품이나 서비스를 통해 대체하고 싶은 경쟁사의 제품이 '적'이 될 수 있습니다. 개인이라면 나와 정반대의 성향을 가진 사람들이 '적'이 될 수 있습니다. (기업의 경우에도 경쟁사를 규정하기 어렵다면 우리 기업이 존재하기 이전 사람들의 상황, 생각 등이 '적'이 될 수 있습니다.)
관점을 다듬기 위해 설정한 적은 비방해야 할 대상이나 승리해서 무찔러야 할 대상이 아닙니다. 반대 의견을 통해 나의 생각을 더 명료하게 다듬기 위한 수단일 뿐입니다. 그렇게 다듬은 관점으로 내뱉는 메시지를 통해 사람들에게 얻어야 할 이상적인 반응은
'그렇게는 생각 못해봤는데, 그럴 수도 있겠네'
입니다.
02.
내 경험 중 구체적인 과정이
드러나는 경험을 떠올려보세요.
사람들은 자신의 경험을 과소평가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언론이나 매체에 등장하는 화려한 사람들에 비해 자신은 별로 특별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거죠.
하지만 한 개인이 자신의 삶에 찾아온 위기를 극복하거나 무언가에 도전했던 경험담은 많은 사람들에게 울림을 줄 수 있는 소재입니다. 실패를 통해 얻은 교훈, 성공을 통해 얻게 된 인생관이 드러난다면 그 이야기는 더 매력적인 소재로 거듭나죠.
작은 기업이라면 창업자의 경험을 브랜드 메시지에 녹여볼 수 있습니다. 사업을 하는 것 자체가 창업자가 풀고 싶은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이니까요. 개인이라면 특정 도전에 대한 기록을 공유하는 것에서 시작할 수 있습니다. 세상 모두가 처음부터 멋진 성과를 자랑하며 누군가를 가르칠 수는 없습니다. 어떤 행동에서 얻은 자신만의 관점이 쌓이면 그 자체가 SNS를 지속적으로 키울 수 있는 원동력이 될 수 있습니다.
자극적인 주제 선정과 기존 콘텐츠를 그대로 모방하는 전략이 단기적으로는 빠르게 성장하는 방법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당신이 원하는 걸 주겠다'며 모은 사람들에게 약속을 지키지 못했을 때, 그 말에 공감하고 동조했던 사람들의 반응은 차갑게 식습니다. 결국 그 사람, 그 브랜드에 대한 신뢰는 바닥을 치게 되죠.
SNS를 잘하는 특급 비결 같은 건 없습니다. 혹시 제가 모르는 어딘가에 있다고 하더라도, 꾸준한 실천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소용이 없을 겁니다. 내 관점이 없으면 이 '꾸준히'가 안됩니다. 그래서 더 관점이 필요합니다.
생각하고, 내뱉어보고, 사람들의 반응을 귀담아듣고, 다시 생각한 후 내뱉는 것. 이게 소셜미디어의 본질이기도 합니다.
여러분이 SNS를 통해 하고 싶은 '여러분의 할 말'은 무엇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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