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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니바 Apr 27. 2022

코로나도 꼼짝 못하는 김치볶음밥

코로나후유증에 시달린다면 김치볶음밥을 드셔보세요 

지금 대한민국은 코로나 전성시대다.

나들이 가기 좋은 청명한  날씨가 이렇게 야속한 적이 있던가. 봄날 내내 치솟던 코로나 확진자 증가세는 초여름에 접어드는 최근에서야 겨우 한풀 꺾이는 추세다. 그럼에도 여전히 사방에 코로나 확진자들이 넘쳐난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내가 코로나에 확진된 건 오미크론이 막 유행하기 시작한 지난 1월, 함박눈이 펑펑 쏟아지던 겨울날이었다. 몹쓸 코로나는 온몸의 뼈마디가 욱신거리는 근육통을 시작으로 인후통, 두통, 기침, 코막힘 등 감기 증상이란 증상은 죄다 끌고 와 나를 괴롭혔다. 


누가 오미크론 경증이래?!


아파서 정신줄을 반쯤 놓은 상태로 말로만 듣던 확진자용 구급차량에 몸을 실었다. 정신을 차려보니 코로나 생활치료센터였다. 생활치료센터는 군대나 교도소를 연상케 하는 곳이었다. 이름 대신 000호 환자로 불렸고 방안에 놓인 무전기에서 식사 배급과 쓰레기 배출 안내방송이 흘러나왔다.  


(위) 코로나 생활치료센터에서 받았던 도시락.  (아래) 한겨울에 30도를 유지하는 신기한 그곳에선 무전기를 통해 각종 안내 방송이 나왔다.


식사는 잘 나오는 편이었으나 아침 식사를 제외하곤 치킨과 라면, 제육볶음 도시락 등 고칼로리 음식 투성이었다. 엄청 난방을 해대는 통에 한겨울에 열대야가 찾아왔다. 창밖엔 엊그제 내린 눈이 녹지도 않았는데 방안은 30도라니. 사막 같은 건조함에 쩍쩍 갈라지는 목을 차가운 물과 젖은 수건으로 달래며 홀로 코로나와 사투를 벌여야 했다. 당시 내 소원은 더도 말고 덜도 말고 그저 퇴소하는 것이었다.


고생 끝에 마침내 퇴소 날. 코로나로부터 해방이구나! 프리즌 브레이크를 외치며 집으로 향하는 길은 역대급으로 행복했다. 이땐 몰랐다. 코로나가 그런 나를 조용히 비웃고 있었는 줄은.


코로나는 증상이 가라앉고 격리가 해제되었다고 끝이 아니다. 이른바 롱 코비드, 언제 끝날지 모르는 코로나 후유증이 도사리고 있다.


내 경우엔 극심한 피로감이 그것이었다. 조금만 뭘 했다 싶으면 피로감이 전신을 강타했고 그때마다 홀린 듯 이불속으로 파고들었다. 자도 자도 피곤하고 멍한 이 상황이 몇 주간 지속되자 불안감이 엄습했다.

 

코로나 후유증에서 벗어나려면
대체 어떻게 해야 하는 거지?



코로나 후유증 극복 방법에 대해 인터넷을 샅샅이 뒤지던 중 난데없이 김치가 불쑥 튀어나왔다.


세계김치연구소는 장 부스케 프랑스 몽펠리에대 명예교수 연구팀과 공동 연구를 통해 “김치의 일부 성분이 코로나19 증상 완화에 영향을 미친다”라고 31일 밝혔다. 김치의 재료인 배추·고추·마늘이 함유한 영양 성분이 인체의 항산화 시스템을 조절한다는 내용이다.

("韓, 김치 덕분에 코로나 사망률 낮다" 프랑스 연구진도 인정 - 중앙일보 기사 중에서) 


요약하자면 김치의 주재료인 배추·고추·마늘의 영양 성분과 발효된 김치의 풍부한 유산균이 면역력을 강화시키는 효과가 있어 코로나 증상 완화와 코로나 후유증 극복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었다. 과연 김치는 전 세계가 인정한 슈퍼 푸드였다. 갑자기 김치에 대한 자부심이 확 차올랐다.


 김치 최고!!  / 출처 : 픽사 베이


그렇다면 당장 김치를 먹어야지!
요리하기 제일 만만한 김치볶음밥이 딱 좋겠어! 


어머니께서 보내주신 김치는 떨어진 지 오래였고 그간 장을 보지 못한 탓에 냉장고는 텅 비어 있었지만 좌절할 필요는 없었다. 대한민국 편의점엔 김치 없는 곳이 없었다.


무거운 몸을 이끌고 집 앞 편의점으로 향했다. 김치 한 팩과 단백질 보충을 위한 두부, 편의점에서 만난 유일한 채소, 깐 양파를 본능적으로 주워 들었다. 마지막으로 날계란도 하나 챙겼다. 아무리 피곤해도 김치볶음밥에 계란 프라이가 빠질 순 없었다.



[김치볶음밥]


[요리 재료]

김치 100g (편의점 김치 작은 것 1팩), 두부 1/2 (150g), 양파 1/2, 밥 100g, 계란 1개, 다진 마늘 1/2 큰술, 진간장 1큰술, 스리라차 2큰술, 스테비아 1/2큰술, 허브맛 솔트 1/2 티스푼, 참기름 1큰술, 올리브유, 깨, 김가루  (*재료의 정량은 참고로 보시고 먹고 싶은 만큼 취향 껏 넣어 드세요 :D)


[만드는 법]


1. 김치와 양파를 잘게 썬 뒤 진간장, 스리라차, 스테비아를 넣고 잘 섞는다. (다이어트 중이 아니라면 스리라차와 스테비아를 고추장 1큰술로 대체 가능!)


2. 두부 반모를 으깨어 적당히 노릇해질 때까지 볶은 뒤 그릇에 옮겨둔다. (두부는 사랑입니다^^)


3. 팬에 다진 마늘(편 마늘)을 넣고 볶다가 김치, 양파와 함께 볶는다. (면역력에 좋은 마늘을 듬뿍 넣는 것 추천!)


4. 양파와 김치가 어느정도 익으면 볶은 두부와 밥, 허브맛솔트, 깨, 참기름을 넣고 볶는다.


5. 김치볶음밥에 계란 프라이를 올리고 김가루와 깨를 뿌려 마무리한다.


6. 완성!! 김치와 두부, 양파의 콜라보로 면역력 강화에 특화된 김치볶음밥을 맛있게 먹는다. (장 건강에 좋은 양배추 절임과 함께 먹는 것 추천!)

안 그래도 맛있는 김치볶음밥인데 양파의 달달함과 두부의 고소함이 더해지니 수저를 내려놓지 못할 만큼 중독성 있는 맛으로 진화했다. 심지어 기분 탓인지 김치볶음밥을 먹고 난 후 묘하게 기력이 샘솟는 것 같았다. 과연 코로나 후유증에 좋다고 소문난 김치에 몸이 즉각 반응한 걸까!


뒤늦게 찾아보니 편의점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두부와 계란, 양파 역시 코로나 후유증에 좋은 식재료였다.


코로나 예방과 회복을 위해서는 단백질을 충분히 섭취해야 좋다고 한다. 대표적인 단백질 식품인 두부와 계란은 김치에 부족한 단백질을 채워주면서 근육을 유지하고 면역세포를 강화시켜주는 역할을 한다. (생활치료센터에서 하루가 멀다 하고 고기반찬이 나왔던 게 다 이유가 있었다.) 또 '혈관 청소부'라 불리는 양파는 혈액순환을 좋게 만들어 면역세포의 이동을 돕기 때문에 면역력을 키우는데 아주 좋다.



몸에 좋다는 핑계로, 맛있다는 핑계로 이후 수 차례 김치볶음밥을 만들어 먹었다. 그 덕분인지 어느 순간 코로나 후유증은 사라지고 없었다.  최근엔 확진자 친구와 함께 밥을 먹고 몇 시간이나 수다를 떨었음에도 코로나에 감염되지 않은 쾌거를 이루었다. 이것이 바로 슈퍼항체(백신 + 코로나 확진 경험)와 김치의 힘인가!


코로나에 확진되어 고통받고 계신 분들, 코로나 후유증에 시달리고 계신 분들에게 이 김치볶음밥을 추천한다. 편의점에서도 쉽게 구할 수 있는 요리 재료에 레시피도 간단해서 자취하는 사람들도 쉽게 만들어 먹을 수 있다. 무엇보다 사라진 기력과 함께 가출한 입맛을 돌아오게 할 만큼 너무 맛있다! 


코로나 후유증을 이겨낸 선배 코로나 확진자로서 부디 이 글이 코로나로 고통받는 이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자세한 요리 과정이 궁금하신 분들은 영상으로 확인하세요 :)

코로나도 꼼짝 못하는 김치볶음밥 만들기

*이 글과 사진을 무단 도용하거나 2차 편집 및 재업로드를 금지합니다.

*본 영상과 글은 광고를 포함하고 있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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