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머리글
- 2008 서덕출 창작동요제 Album 중 2번 트랙 '친구되는 멋진 방법' 분석
□ 개요
1. 아티스트: 경남 김해 경운 초등학교 4학년
2. 작사: 정수은
3. 작곡: 임수연
4. 발매일: 2009. 5.18.
□ 분석
1. 기존 곡 콘셉트 및 느낌 / 방향 연상
- 사람과 사람이 만나고 관계를 맺어가는 것은 과연 방법론이 필요한 것일까. 카네기의 '인간관계론'이라는 책이 근 100년의 기간 동안 대중들의 큰 사랑을 받아 왔다는 사실 자체가 사람들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를 맺어가는 것에 특정한 테크닉이나 방법론이 존재한다는 것을 믿는 것처럼 보인다.
사람과 사람의 관계를 맺고 시작하는 것은 그다지 큰 어려움은 없어 보인다. 흔히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라는 말이 있지 않은가. 타인에게 한 번의 인사를 건네는 것만으로도 두 사람이라는 우주는 만나게 되고, 두 개의 우주가 합쳐져 새로운 우주가 만들어지곤 한다.
하지만 쉽게 얻는 것은 쉽게 잃을 수 있다고 했던가, 맺기 쉬운 관계는 사실 끊어지기도 굉장히 쉽다. 이런 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인간관계의 방법론의 토대를 형성하는 것처럼 보인다.
이 음반의 작사가는 초등학생이다. 모두들 초등 교육 시절을 떠올려보라. 주변에는 항상 또래 아이들이 있었고, '사회성'이라는 인간의 중요한 요소를 가장 초보적이면서 기초를 쌓을 수 있는 공간이 바로 초등학교 교실이 아닐까 싶다. 그런 초등학교 학생들이 바라보는 친구가 되는 방법은 과연 어떤 것일까, 성인이 된 지금은 조금 성숙해진 시선으로 친구가 되는 멋진 방법론에 대해 분석해보도록 하겠다.
2. 원곡의 가사 및 분석
1) VERSE_1-1 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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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번째로 인사하기 친구얘기 들어주긴 두번째
세번째엔 진심으로 맞장구치기 그래그래
그 다음에 시작하는 나의 이야기는 네번째
하고픈 말 빨리 하고 싶지만 조금만 기다려요
2) VERSE_1-1 해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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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생 작사가가 바라본 친구가 되는 첫 번째 방법은 바로 '인사하기'이다. 사실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매일 하는 이 인사라는 행위가 생각보다는 결여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학교에서도 직장에서도 사람의 인상을 파악하게 되는 가장 기본적인 요소가 바로 이 '인사'인데 성실하지 못 한 인사를 보여주어 인사 고과에 문제가 생겼다는 직장인들의 고충을 흔히 찾아볼 수 있다. 음반의 가장 처음으로 나온 것처럼, 이 '인사'라는 행위는 그만큼 대단히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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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친구가 되는 두 번째 방법은 바로 경청이다. 입은 하나가 있고 귀는 두 개가 있는 분명한 이유가 있다는 격언처럼, 잘 듣는 것도 굉장히 인간관계를 맺어가는 것이 중요한 요소이다. 쉽고 간단한 해법을 제시해 주는 달변가보다, 잘 들어주는 경청가가 항상 사랑받는 이유가 있다. 듣는다는 것은 생각보다 아주 중요한 요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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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상대방의 말에 맞장구를 쳐야 한다. 맞장구를 친다는 것은 대화의 맥락을 이해하였다는 뜻이고 이는 곧 상대와의 감정이 동함, 즉 '공감'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공감'은 남의 감정, 의견, 주장 따위에 대하여 자기도 그렇다고 느끼는 것을 지칭한다. 다른 말로 상대방의 주관적 세계를 인지하여 상대방의 가치관 형성 과정과 그 작동 방식을 이해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것은 두 개의 우주가 만나는 것으로 묘사되곤 하는데, 타인의 세상을 이해하게 되는 것은 '둘'이라는 사람의 간극의 무지막지한 영향을 끼친다. 이러한 공감 사이에서 사람과 사람은 호감을 느끼고, 관계를 이어나갈 수 있는 매개체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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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나의 이야기'는 바로 마지막 순서에 위치해 있다. 초등학생이 바라보는 인간관계의 '나의 세상'은 가장 마지막에 위치해 있는 것이다. '나'를 나중으로 미루고 타인을 앞장세우는 것을 다시 바라본다면 '배려'의 키워드로 해석할 수 있다. 다른 사람과 유기적이고 친밀한 관계를 맺고 싶다면 나 자신을 뒤로 미루고, 타인을 우선시 생각하는 마음이 중요하다는 진리를 이 간단한 가사 속에서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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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가지 아쉬운 점은 현대 국어 문법에서 [수사 + 번째]의 어미를 갖춘 단어를 쓸 때 수사와 어미 사이에 띄어쓰기를 하는 것이 원칙이다. 공식 가사를 보면 '첫번째'와 '두번째', '세번째' 등으로 표현되어 있는데, '첫 번째'와 '두 번째', '세 번째' 등이 올바른 표현이다.
3) VERSE_1-2 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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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하하하 눈빛 웃음 주고 그래그래 마음 깊이 이해하고
맞아맞아 진심으로 나누다 보면
정말정말 내 친구가 된 것 같은 느낌이 가득
친구가 되는 제일 멋진 방법은 마음으로 들어주기
라랄라라 한 걸음 라라랄라 두 걸음
마음으로 들어주기가 제일이에요
4) VERSE_1-2 해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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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의 언행에 적절한 반응을 보이고, 마음으로 이해하는 과정을 거치다 보면 사람은 '진심(眞心)'이라는 감정을 배우게 된다. 이런 진심이 수차례 두 개의 우주를 왔다 갔다 하는 과정을 거치다 보면 비로소 친구가 될 수 있다고 '정수은' 작사가는 믿었다.
하지만 이 음반에서 가장 강조하는 품행은 바로 경청이다. 두 개의 귀를 쫑긋 세우고 다른 이의 우주를 열린 마음으로 바라본다면, 우리는 가장 간단하면서도 쉽게 친밀한 관계를 얻을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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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쉬운 어휘와 직감적으로 이해되는 문체로 가사를 써내렸으나, 신기하게도 약 100년의 세월 동안 큰 사랑을 받아 온 카네기의 인간관계론의 핵심 내용과 상당히 일치한다. 도로시 카네기는 '인간관계론'이라는 도서에서 인간관계를 잘 맺는 방법을 제시했는데, 음반에 첫 번째로 나온 '인사'는 어느 곳에서나 환영받는 방법으로 제시했고, '경청'은 상대방을 설득하는 방법으로 모든 사람이 원하는 어떤 것이었고, '공감'은 무리에서 리더가 되는 방법으로 제시했다. 그리고 나의 이야기를 하는 것은 상대를 해칠 수 있는 위험 요소가 있기에 후번 순위에 둔 것도 사실이다.
즉 사람을 사귀고 관계를 맺어가는 방법론과 그 행동의 결은 어린이와 어른이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을 증빙하는 멋진 가사와 멋진 도서라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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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음반의 최종 도착지는 '경청'이자 '듣는 것'에 맺어져 있다. 우리가 진심으로 남을 설득하거나 이끌고 싶다면 오히려 들어야 한다는 인간관계의 역설을 이 음반은 쉽고 아름답게 표현하였다.
5) VERSE_2-1 가사 (*VERSE 반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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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번째로 인사하기 친구얘기 들어주긴 두번째
세번째엔 진심으로 맞장구치기 그래그래
그 다음에 시작하는 나의 이야기는 네번째
하고픈 말 빨리 하고 싶지만 조금만 기다려요
6) VERSE_2-2 가사 (*VERSE 반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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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하하하 눈빛 웃음 주고 그래그래 마음 깊이 이해하고
맞아맞아 진심으로 나누다 보면
정말정말 내 친구가 된 것 같은 느낌이 가득
친구가 되는 제일 멋진 방법은 마음으로 들어주기
라랄라라 한 걸음 라라랄라 두 걸음
마음으로 들어주기가 제일이에요
□ 총평
- 우리가 앞으로 살아가며 만나는 수많은 우주를 효과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방법은, 바로 마음을 여는 것과 타인의 육성을 '나의 세계'로 자연스럽게 녹여내는 것이라고 이 음반은 분명히 일러둔다. 간단한 어휘와 문체로 쓰였음에도 불구하고 세상의 작은 이치들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이 동요의 가사가 매우 아름답게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