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하이 (豊盃, ほうはい)
- 미우라 주조, 아오모리현 히로사키시
- 아버지와 두 아들 3명이서 경영하는 히로사키시의 작은 양조장
- 풍요로운 술잔이라는 뜻의 호하이
- 덴슈, 무츠핫센과 더불어 아오모리현 3대 명주에 들어가는 사케
일본에서 가장 추운 곳이 어딜까요?
당연히 북쪽으로 갈수록 추우니 홋카이도가 가장 춥습니다만, 홋카이도는 관광자원과 농산물, 해산물이 풍부하고 땅이 넓어서 그나마 경제적으로나 심적으로나 여유가 있습니다.
일본 4개 큰 섬 중 가장 크며, 일본 본토라 할 수 있는 혼슈에서 가장 북쪽에 위치한 행정구역이 바로 아오모리입니다. 이곳은 산도 기후도 험하고 관광자원도 부족하며 생계수단도 그리 많은 편이 아닙니다. 공교롭게 남녀 모두 47 도도부현 중 가장 수명이 짧은 곳이라는 통계도 있습니다.
아오모리는 가장 유명한 것이 사과이고 네부타 마츠리라는 여름의 축제가 유명합니다. 아오모리현 한가운데 핫코다산을 중심으로 지역이 동서로 나뉘는데 서쪽을 옛 지명으로 츠가루라 하고, 동쪽을 남부라고 합니다.
다시 츠가루 지역은 대도시 중심으로 크게 아오모리시와 히로사키시로 나뉘며 은근히 라이벌 의식이 강합니다.
히로사키시(弘前市)는 사과로 유명한 아오모리 내에서도 가장 핵심적인 생산지역이며 전국 사과 생산의 20%를 담당하고 있다고 합니다.
엄밀히 말하면 전혀 관계없는 츠가루와 남부 두 지역을 폐번치현 때 아오모리현으로 강제로 통합한 모양입니다만, 오늘은 이 서쪽 지역의 츠가루 히로사키시의 명주인 호하이(豊盃)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호하이 라인업 - 홈페이지 인용
아오모리의 사케 BIG3가 전국적으로도 최고의 명주 중 하나인 아오모리시의 덴슈, 하치노헤시의 무츠핫센, 그리고 바로 금번 소개하는 히로사키시의 호하이입니다.
상기 말씀드렸듯이 아오모리현 내에서 아오모리시와 히로사키시는 상당한 라이벌 의식이 강합니다. 아오모리시에 덴슈가 있다면 히로사키시에는 바로 호하이가 있습니다.
호하이의 브랜드는 유래는 다음과 같습니다.
호하이 양조장이 있는 츠가루 지역의 번주가 전쟁에서 무사들이 사기를 잃게 되자, 사기를 진작시키기 위해서 유머와 승리의 염원을 담아 만든 '호하이부시'라는 민요가 있는데 그 민요의 호하이라는 이름에다가 '풍요로운 술잔'이라는 한자를 가차한 것이 지금의 호하이(豊盃)입니다.
아오모리현 BIG 3 - 덴슈, 호하이, 무츠핫센 호하이는 1930년에 아오모리현 히로사키시에 창업한 미우라 주조에서 빚고 있는 사케입니다.
창업 전에는 술통에 두르는 멍석을 제조하고 있었습니다.
창업 시의 모토가 된 이념은 바로 화양양주(和醸良酒)입니다. 그 의미는 와(和)의 마음은 좋은 술을 빚어내고, 좋은 술은 와의 마음을 빚어낸다는 것입니다.
와는 우리말의 화(和)의 일본식 발음입니다. 일본 정신의 근간을 표현하는 말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우리 표현으로 일본의 것을 일식과 같이 '일'을 붙이지만 일본에서는 와쇼쿠(和食), 와후쿠(和服), 와가시(和菓子), 와시(和紙), 와카(和歌) 등과 같이 일본의 것에 '와'를 붙입니다.
어디에 도망갈 데가 없는 섬나라 특징으로 서로 '화'목하고 평'화'롭고 조'화'롭게 살아야 하기에 그렇게 일본인의 정신에 깊이 새겨져 있는 듯합니다.
즉 '와의 마음'이라는 것은 일본인의 기본 정신적 이념을 나타낸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미우라 주조 전경 미우라 주조의 연간 생산량은 400 고쿠만 생산하는 아주 작은 소규모 양조장입니다. 아버지인 미우라 사토시 씨의 지휘하에 젊은 5대째 두 아들이 일선에서 양조에 임하고 있습니다.
두 아들 중 형인 미우라 츠요시 씨가 사장으로 되어 있고, 동생인 미우라 후미노리 씨가 토지(杜氏)로 되어 있습니다.
기존의 토지는 고령화로 은퇴를 하게 되었고, 새로운 토지를 불러도 어차피 결국 다시 고령화로 은퇴가 반복될 것이기에 아버지가 두 아들에게 직접 양조를 해보는 것이 어떻겠냐는 추천이 결정적인 계기였다고 합니다.
2002년에 전국신주감평회에서 입상하게 되고, 또 유명 잡지인 단츄(dancyu)에 쥬욘다이의 차기주자는 바로 호하이라는 기사를 계기로 전국적으로 유명해졌습니다.
미우라 주조 내부의 판매용 이치고마스 특이한 점은 아오모리현 농업시험장에서 개발된 주조호적미인 호아이마이(豊盃米)를 2010년 시점으로 여기 미우라 주조에서만 사용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1976년에 개발되었고, 미우라 주조의 호하이의 등록은 1979년에 이루어졌으니 어떤 면에서는 운명과도 같은 관계입니다. 미우라 주조에서 사용하는 쌀의 50%를 호하이마이가 담당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모든 쌀의 정미를 양조장 자체에서 자체적으로 행하고 있습니다. 미우라 주조의 규모치고는 너무 큰 정미기를 도입함으로써 설치할 때 지붕을 뚫어버렸다는 일화도 있습니다만, 지역 농가가 고생해서 키운 쌀을 소중하게 스스로 직접 손수 정미하고 싶다는 일념으로 도입했다고 합니다.
호하이에 사용되는 복류수의 발원지인 이와키 산
그리고 라인업 중 특이한 브랜드가 있는데 바로 'ん'입니다. 영어의 에이치로도 보이지만 이는 일본어 히라가나의 '응'으로 발음되는 글자입니다. 영어로는 단순히 N으로 표기하는데 싸고 맛있고 기억하기 쉽다는 3박자를 고루 갖춘 쥰마이슈입니다.
그리고 또 다른 라인업으로 '쥰마이다이긴죠 처음이자 마지막 30'이 독특한데 호하이마이를 사용한 정미비율 30%의 호하이의 최고의 사양입니다. 기간한정상품으로 양조장 출하가격이 1병에 3만 엔이 넘어가는 초특급 사케입니다.
그럼 간단히 호하이의 라인업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 호하이 쥰마이다이긴죠 사이쇼데사이고 30
- 기간한정상품
- 산도 1.2
- 정미비율 30%
- 주조호적미 호하이마이
* 호하이 쥰마이다이긴죠 츠루시자케
- 주조호적미 : 야마다니시키
- 정미비율 : 39%
- 모로미를 천주머니에 넣어서 떨어지는 술방울을 그대로 담아낸 사케
- 쥰마이다이긴죠가 가져야 할 본래의 장점을 그대로 간직한 최고의 걸작
* 호하이 쥰마이다이긴죠 코긴자시 모요
- 주조호적미 : 야마다니시키
- 정미비율 : 39%
- 일반적 쥰마이다이긴죠를 넘어서는 주질을 목표로 만든 사케
- 아름다운 향과 긴 여운이 인상적
* 호하이 쥰마이다이긴죠 미도리나나코 모요
- 주조호적미 : 야마다니시키 / 호하이마이
- 정미비율 : 49%
- 임팩트 강한 호하이의 진한 주질에다가 야마다니시키의 섬세함과 화려함을 더한 사케
* 호하이 쥰마이다이긴죠 야마다보
- 주조호적미 : 야마다보
- 정미비율 : 50%
- 쌀이 가진 힘을 최대한 끌어내기 위해 2년간 숙성시킨 숙성 쥰마이다이긴죠
* 호하이 쥰마이다이긴죠 레인보우
- 주조호적미 : 호하이마이
- 정미비율 : 39%
- 12월 하순 한정판매
- 신선함 속에 호하이마이의 응축된 맛이 더해진 쥰마이다이긴죠
* 호하이 응(ん) 쥰마이슈
- 주조호적미 : 호하이마이
- 정미비율 : 55% / 70%
- 2월, 7월, 11월 한정판매
- 싸고 맛있고 기억하기 쉬운 3박자를 갖춘 사케로 은은한 향과 부드러운 맛으로 쉽게 질리지 않는 쥰마이슈
호하이는 아오모리 3대 명주의 한 축으로 유명합니다만, 3명의 가족경영 치고는 라인업이 풍부한 데다 특히 쥰마이다이긴죠의 종류가 많은 것이 특징입니다.
한여름에 일본인이 가장 가고 싶어 하는 마츠리인 아오모리의 네부타 마츠리를 가게 된다면 꼭 이 지역의 명주 호하이를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이름도 풍요로운 술잔이라 마음도 주위도 모두 풍요로워질 듯한 기운이 아주 강하게 예상됩니다.
호하이 라인업 - 홈페이지 인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