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을 주로 나누면 52주인데 브런치에 글을 쓴 개수를 살펴보니 1년이 지났다.
글 쓰는 걸 좋아하고 즐겨했기에 글을 쓰겠다고 시작을 했는데 난 브런치를 꾸준하게 주 1회씩 올리면서 무엇을 얻고자 했는지 생각하게 된다.
매주 화요일은 브런치 올리는 날이라는 걸 까먹지 않기 위해서 달력에 표시도 해 놓고, 어떤 내용을 올려야 할지 미리 작성하기도 하기도 했다.
가끔 내 글을 읽다 보면 '이런 기특한 생각을 하기도 해?'라며 스스로에 대한 칭찬도 하고, '왜 이렇게 덜렁대고 털털하니?' 하는 자책이나 꾸중도 빈번하게 드러나게 된다.
글은 많이 읽을수록 더 많이 다듬어진다고 하는데 그래서 그런지 한 번에 휘리릭 쓴 글은 너무나 날 것 같아서 민망해질 때가 있고, 많이 생각하고 읽어본 글은 더 많은 생각을 낳게 하기도 한다.
어렸을 때 감성적인 글을 쓰다 보면 꾀나 글을 잘 쓴다 하는 소리를 들었고 그 자신감이 나를 이곳까지 불러들인 거 같다. 그 감성들은 그 시간에 다 소진해버렸는지 이제는 딱딱하고 진부한 소리들로 내 마음을 표현하고 있지만 여전히 나는 글로서 마음을 다듬어 간다.
글을 쓰는 습관을 가졌단 건 정말 행운인 것 같다.
이번 1년간 마음의 갈피를 잡지 못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글을 써보는 게 어때?' '네 마음을 글로 표현해보는 게 어때?'라고 권유한 적이 많다. 많은 이들에게 권유한 만큼 올 한 해 나도 브런치에서 못다 한 말들을 다른 채널을 통해서 두서없이 써내려 갔다. 속상한 날들이 참 많았고, 감사하고 행복한 날들도 참 많았다.
이유 없이 찾아오는 불안감과 걱정 고민 우울감 또한 빠지지 않는 주제로서 작성되었다. 그렇게 쓴 글들을 읽어보면 여전히 같은 고민들을 다른 시간에 하며 살아가는 내가 보인다.
스스로를 진단하는 진단 차트를 만드는 셈이 된다.
글을 쓰면서 더하거나 덜하거나 했던 내용들은 나를 위로해주고 공감해주는 친구가 되기도 한다.
1년간의 기록들은 나에게 큰 이슈를 남겨준 건 아니었다. 그저 나의 삶을 기록하는 시간들과 나의 감정을 공유하는 순간들이 담겨 미래의 나에게 어떤 방향으로 향하고 싶어 하는지 알려줄 수 있는 좋은 친구가 되기도 하는 것 같다. 앞으로 나는 더 많은 글들을 쓰겠는데 사실 어떤 주제를 가지고 어떤 내용을 써야 할지 모르겠다.
지난 1년 동안 글을 쓰고 여러 가지 생각들을 하면서 느낀 건 '나는 콘텐츠가 많지 않은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내가 쓰는 글들은 어쩐지 미숙하고 부끄러운 나의 모습이기도 한 기분이 든다.
이러면서 나의 성장기에 계속해서 성장 기록물들을 작성하는 거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