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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랫니 Nov 03. 2022

형태가 있는 결과물을 만들고 싶어

행복을 회사 밖에서 찾는 이유

열심(熱心), 어떤 일에 온 정성을 다하여 골똘하게 힘씀. 또는 그런 마음.


열심히 회사를 다녔다. 인원 수 20명 남짓하는 회사에 입사해서 매일 매일 밤 11시 넘어서 퇴근했다. 새벽 4시까지 야근을 해보기도 했고 주말에도 출근하기도 해봤다. 이 와중에 나도 회사에 중요한 인물이 되고 싶어서 이런 저런 프로젝트에 여러 번 기웃거려보고 기회가 왔을 때 잡고 싶어서 주말마다 공부도 했다. 웹개발, 서비스 기획, 회계원리...


입사하고 꽤 많은 시간이 지났고 회사는 어느 새 직원 수 n00명이 넘는 큰 회사가 되었다. 회사와 함께 성장했다고 생각했는데 이상하게도 여전히 내 손에는 아무 것도 없다는 느낌을 받았다. 계속해서 기계적으로 업무를 처리하면 어느 새 퇴근시간이기에 그냥 오늘 문제가 터지지 않았다면 업무를 잘 끝낸거다. 눈에 보이는 성과 혹은 손에 잡히는 결과물이 없는 일만 반복되는 하루인 것 같았다. (물론 내면은 성장했을지 모르지)


지난 시간 동안 아무것도 얻지 못했다는 허망함이 마음을 지배했다. 결과 없는 삶이 초조했다. 그렇기에 나는 손으로 느낄 수 있는 일에서 행복을 찾기로 했다. 


뜨개질을 하면 귀여운 가방이 손에 남는다. 헬스를 하면 근육을 손으로 만질 수 있다. 클라이밍을 하면 목표를 실제로 손으로 만질 수 있다. 그렇게 작지만 많은 결과물을 만들었고 나는 회사에서 내가 성취한 일들을 생각하며 다시 힘을 낼 수 있었다. 


회사 일도 결과를 손으로 만질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렇다면 삶이 조금 더 만족스러울텐데. 하지만 컴퓨터로 데이터쪼가리를 생산하는 현대인의 숙명을 벗어날 수 없으니 오늘도 나만의 작은 손으로 만질 수 있는 무언가를 만들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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