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와 축구공

하루씩 둥글게 깎으며 굴러갑니다

by 마혜경





개와 축구공




누군가 축구공을 세게 찼다
개 한 마리가 달려간다
축구공이 굴러가자
기를 쓰고 달려간다
어느 지점에서 공이 멈추자 개도 멈춘다
개가 본 것은 축구공이 아니다
굴러가는 걸 본 것이다
공이 지면에 몸을 깎으며 굴러가는 걸 본 것이다

누군가 축구공을 세게 찼다
또 개 한 마리가 달려간다
자전의 멀미를 꼬리에 매달고 굴러가고 있다


ⓒ마혜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