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복자의 썰 Oct 25. 2021

Tuition

아들이 대학교 3학년 때 치대학원을 결심하고 치과로 미래를 정할 때에는 나름 기쁨반, 우려반의 Mixed Feeling이 있었다. 많은 대학생들이 원하는 직장 일 순위로 뽑히고 있다고 하더라도, 정작 그 부분에서 일을 하고 있는 나와 내 친구들은 나름 남들이 모르는 치과 직장 내에서의 이슈들로 많은 고민을 안고 있다. 내 아들 딸들이 같은 고민으로 평생을 살 것 같은 우려에 아들이 Densitry를 이어서 한다는 것에 대한 어쩔 수 없는 걱정을 하게 된다. 하지만 그런 것들은 이미 트레이닝을 다 마치고 환자들을 보는 직장 전선에 들어선 후에 본인이 겪는 고민거리이다. 우선 치대학원에 입학하는 순간 겪어야 하는 엄청난 현실적인 문제가 도사리고 있고, 그건 부모로서의 나도 피할 수 없는 짐이 된다. 엄청나게 비싸진 Tuition (등록금) 이야기이다.

비단 나 혼자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올 가을 치대학원을 시작한 아들의 학교에 우연처럼 오래된 내 두 절친의 딸들도 같이 입학을 했다. 어려서 같이 커 온 아이들이 나란히 100여 명이 한 클래스를 이루는 학교에 같이 입학을 하게 된 것이다. 우리를 잘 아는 주위의 친구들이 부러움이 섞인 축하들을 해 주었지만 정작 나와 내 친구들은 속알이를 피할 수가 없었다. 비록 모두가 선망하는 이름 있는 학교지만, 이 학교의 Tuition이 너무 비싼 것이다.

20여 년 전 내가 치대학원을 다닐 때에는 학교에 내야 하는 Tuition이 생활비를 제외한 4-5만 불 수준이었다. 당시 대학교를 졸업한 사람들의 셀러리 수준이 딱 그 정도였다. 다른 전공과목에 비해 월등히 비싸긴 했지만, 학비융자의 이자도 무척이나 저렴했다. (이자율 1.5%의 학자금 대출도 가능했었다.) 졸업 후 취업도 힘들지 않았기에 Tuition 문제가 이슈가 되진 않았다. 당시 나는 보모님이랑 이민을 온 지 10년이 되지 않았고, 아직 집안은 경제적으로 무척이나 힘들었을 때라, 거의 모든 비용을 융자로 해결했었다. 2학년 말에 결혼을 했는데, 반지 살 돈이 없어 학자금 융자받은 돈으로 싸구려 결혼반지를 산 기억이 난다. (그래도 감사히 결혼해준 와이프 은혜에 여태 나의 paycheck은 고스란히 와이프에게 바치고 있다.)

내가 치대학원 원서를 접수하고 조기입학 소식을 들은 학교는 명문 사립이었고, 정말 가고 싶은 학교였다. 하지만 공립에 비해 당시 일 년에 만불 정도 차이가 나는 Tuition이 내겐 무척이나 부담스러웠고, 기숙사에 들어가지 않아도 되는 공립이었던 Temple Univeristy Dental School로 결정을 했었다. 아들이 바로 그 사립 치대학원으로 마음을 정했을 때 예전의 아빠의 이야기를 해주며 가슴이 뭉클했던 기억이 난다. 하지만 아들의 입학서류를 확인하며 너무나 충격적이었던 것이 Tuition이었다. 학교에서 제시한 Financial Plan을 보면 일 년에 13만 불, 4년 졸업에 드는 비용이 50만 불이 넘었다. 예전에 내가 다닌 학교를 찾아보니 공립이라도 만만치가 않다. 거기에 Professional School (Medical, Dental, Law etc.)은 장학금이라는 것이 극히 미미하기도 해서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

20여 년 세월 속에 Tuition은 두배를 훨씬 뛰어넘었다. 생각해보면 그 시간 속에 우리의 Income은 두배를 넘지 않았는데 Tuition은 급격히 상승했다. 이걸 어떻게 이해를 해야 하는지 거의 충격 수준이었다. 이제 시작해야 하는 아이들이 졸업을 한 후 10여 년 동안 그 학자금 융자를 갚는 동안 그들이 버는 Income은 제한되어 있다. 아무리 재능이 뛰어나고 기술이 좋다고 해도, 많은 시간을 투자되는 Leaning Curve의 기간에 그들에게는 너무나 부담되는 빚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런 내막을 모르는 사람들에게 어쩌면 부러움을 대상이 될수록 ‘빛 좋은 개살구’가 될 수밖에 없지 않나 하는 우려는 현실이 되고 있다. 이런 현실에 치대학원에 그것도 비싼 사립학교에 아이들을 보낸 나와 내 친구들은 고민을 하지 않을 수가 없다.

이민 일 세대였던 나에게는 조금도 허락되지 않았던 ‘부모 장학금’이 아이들에게 조금은 도움을 준다고 해도 산처럼 커져버릴 학자금 융자받은 Tuition의 산은 버거울 것이 분명하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