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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간제 교사는 어떻게 구직을 할까?

선택에 대하어

by 황지원

23년에 쓴 글에 이어

25년에 기간제 교사의 구직 실태에 대해서 공유해보려고 한다.


21년 시간강사와 중등 단기 기간제를 시작하여

22년 초등 기간제

23년 고등 협력 강사

24년 중등 기간제의 경력을 쌓았다.


다소 통일성 없는 경력이지만 나는 부단히 노력하여 쌓은 결과이다.


그래서 25년 2월이 된 지금? 내 자리가 있냐?

없다. 그래서 마음이 급하고, 멘털이 흔들린다.


기간제 교사 단톡방에서는 이런 질문을 자주 한다.

‘올해 퇴직교사의 수가 얼마나 될까요?’

‘00시 신규 발령이 몇 명 날지 궁금합니다.‘

(대부분) 그 해의 기간제 교사의 자리의 수는 정규 교사의 발령 혹은 미발령 여부에 달려있다. 그러니까, 정규직 교사가 일신상의 이유로 자리를 비우면 그 자리에 한시적으로 기간제 교사를 뽑는 것이다.


올해는 유독 작년보다 공고가 적다.

작년에 제출한 서류의 개수만 50장이 되는데 올해에는 가까스로 절반을 넘겼다. 그만큼 기간제 교사의 자리가 줄었다.


아직은 어린 나이지만 이런 경험을 할 때마다 밥벌이가 쉽지가 않구나, 1년씩 구한다고 마냥 좋아- 하면서 다니면 안 되겠다는 경각심도 생긴다.


이런 상황의 반복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추상적으로 항상 생각만 하고 있었는데, 올해부터는 관심 있는 분야가 있다면 그에 대한 노력도 하고 지원서도 내는 경험을 많이 해봐야겠다는 구체적인 생각과 결심이 들었다.


물론 기간제 교사를 업으로 하시는 선생님들도 계시고, 임용 고시가 정말 어려운 시험인 것은 맞다. 하지만 학교에서 일을 하다 보면 결국 ‘교사’가 하고 싶다면 임용고시를 보고 정교사가 되는 게 맞다는 생각이 든다.


현재의 불안한 마음과 불안정한 상황에 반영된 글이지만 매년 겨울마다 기간제 교사가 겪게 되는 현실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그래도 조금 긍정적으로 생각을 해본다면


매년 구직을 하면서 1년을 회고하는 마음으로 면접을 볼 수 있다는 것, 이게 아무런 의미가 없는 것 같아도 스스로 이만큼 성장했구나를 깨달을 수 있다. 무경력 시절에는 추상적인 교직관만 가지고 무식하게 면접에 응했다면, 이제는 그 분야에서 많은 경력을 쌓으신 분들과 ‘대화’를 통해 내 생각을 전달하는 것이 굉장히 재밌었다.


그리고 내 일자리는 남이 구해주지 않는다 라는 개념이 생겼다. 매년 일을 구하다 보니까 교감선생님 혹은 주위 선생님께 아쉬운 소리를 하게 되는데 결국 구직은 내가 해야 한다. 예전에 학원 강사로 일했을 때 가장 크게 느낀 점은 ‘입문이 쉬운 곳은 과정에서 분명히 어려움이 있다’였다. 학원 강사의 경우에는 영문학 전공자, 영어교육학 전공자 혹은 타과 졸업생도 ‘영어’만 잘한다면 취업이 가능했다. 하지만 쉽게 들어간 만큼 굉장히 힘들었다. 대우가 안 좋거나, 환경이나 상사가 합리적이지 않은 경우가 다수였다.


마지막으로, 일단은 지원서를 쓰고 생각하자.라는 마인드가 생겼다. 위의 문단과 일맥상통하게 내가 아니면 그 누구도 일을 구해주지 않는다. 보통 인력풀을 통해서 채용이 가능하기도 하지만 이런 경우에는 학교 쪽에서 구인이 굉장히 급해서 뽑는 상황이기에 굉장히 복불복스러운 자리일 수 있다. 그 말은 즉, 누군가가 튄 자리일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이처럼, 기간제 교사로서 일을 하며 구직의 어려움도 당연히 많지만 구직의 소중함 그러니까 ‘일’에 대한 나의 가치관도 만들어지는 것 같다. 나는 일을 하는 게 재밌다. 그리고 내가 잘 살았으면 좋겠다. 이 문장 사이에는 내가 나 ’ 혼자서도‘ 잘 살 수 있는 사람이고 싶다. 물론 굉장히 자신이 없는 문장이다. 쓰면서도 ‘그게 가능해?’라는 생각이 든다.


언제까지나 이 애매모호함을 안고 살 순 없다고 생각한다.

대학교 졸업 이후 나의 가치관에서 꽤나 중요하다고 생각했던 부분이 ‘나의 일’이었고, 이 애매모호한 직업에 대한 질문들과 자격지심을 정리할 수 있는 방법은 그만큼 원하는 것을 찾고, 노력하는 자세라고 생각한다.


인생에서 겪는 어떤 선택에 대해 비장하게 마음먹는 태도는 굉장히 선호하지 않지만, 글이라도 비장하게 써야 나의 무른 마음이 조금이라도 움직일 것 같다.


올해에는 어느 학교로 갈지 모르겠다.

하지만 할 수 있는 건 해야지.

서류 접수하러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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