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업무 특성상 이어폰을 많이 쓰는 편이다. 그리고 여전히 유선 이어폰을 많이 애용한다. 아날로그적이면서 살짝 불편함이 나쁘지 않다. 모두 최신을 향해 달려갈 때 살짝 역행하고픈 마음은 대중과 반대중 사이에서 오고 가는 나를 반증한다.
외부에서 급히 이어폰이 필요해 근처 있는 하이마트에 들어갔다. 안내를 받고 유선 이어폰을 구매하려는데... 헐... 마블 캐릭터 하이마트 단독 제품이 할인 행사 중이었다. 하나는 3천 원대, 하나는 6천 원대. 두 개 사서 나오는데 10,500원. 격세지감이 느껴지는 순간이다.
애플 제품으로 본격 고가 이어폰 시대를 열었다지만 이렇게 시장 트렌드와 멀어지면 바겐세일하더라도 안 사는 상황이 충분히 추측되었다. 굽이굽이 메인 판매대를 지나 구석 어딘가에 있는 것만 보아도...
요즘 새로 분 복고 바람 덕에 양은 냄비, 양은 밥상이 판매 호조라던데... 언젠가 유선 이어폰이 다시 선택과 과거의 명성을 되찾길 바라지만 쉽진 않을 것 같다. 기호와 문화가 바뀌고 있으니...
그나저나 시간의 흐름 속도가 빠르다. 지나치게 빠르다. 전 세계 국가들의 변화 속도가 이번 코로나 사태를 기점으로 더욱 가속화될 것이다. 국가번호 82 대한민국은 빠름 안에서도 2배속, 3배속 더욱 빠르게 갈 것은 자명한 일이다.
위험천만함과 재기발랄함 사이에서 새로운 시도들이 조금씩 가시권에 들어오기 시작한 요즘 유선 이어폰 하나에 많은 감정이 스쳐간다. 부디 이 전쟁 같은 현실 속에서 모두 잘 버티고 건강히 다시 만나길 빈다. 건투를... 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