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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팍틸 박경화 Apr 11. 2020

운칠기삼

어떤 일이 되려면 운이 70, 노력이 30이란 뜻으로 노력만으론 안 되고 운이 따라야 한다는 말이다. 그런데 난 요즘 이 말을 다르게 보기 시작했다. 인생을 살아가면 누구나 운이 좋을 때가 있고, 나쁠 때가 있다. 이는 자연의 이치로 풍요로운 가을을 만나기 위해 추운 겨울, 일구는 봄, 가꾸는 여름을 지나 결실을 얻는 것과 같은 말이다.

같은 맥락에서 누구나 인생에 기회가 3번 온다는 말도 있다. 나는 그것을 운이 좋아지는 3번의 시기로 해석한다. 누구에게나 예외 없이 찾아온다는 인생 기회 3번.

그럼에도 더 큰 기회로 만드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좋은 기회를 다소 아쉽게 놓치거나 큰 소득없이 흘러 보내는 이도 있다. 누구나 공평하게 찾아오는데 왜 결과는 다를까? 그것을 난 인생 비수기 즉 운이 별로 좋지 않았을 때 각자 행적에 달렸다고 본다.

알아주든 알아주지 않든 오늘에 최선을 다하고, 미래를 위해 담금질하고, 새로운 시도를 하며, 공부하고 알아가고 깨닫고 다시 행하는 모든 행위. 이것이 인생의 70프로나 되는 비수기에 할 일이다. 그리하여 이것을 계속하고 있던 사람은 몸과 마음, 그리고 경험 근육에 탄력이 붙어 인생 성수기 즉 기회가 왔을 때 곧바로 치고 나갈 수 있는 것이다.

요즘 나와 함께하는 좋은 분들 보면 공통점이 있다. 바로 삶의 루틴이 훌륭하다는 것. 성실하고, 신뢰 있게 행동하고, 긍정적으로 무엇인가 늘 해보려는 태도가 그것이다.

그리하여 성수기를 만났을 때 쭉쭉 뻗어가는 모습이 아름답다 못해 경이롭기까지 하다. 뻗어나갈 때 오랜 시간 삶의 흔적들이 순식간에 들고일어나 살아있는 생명체처럼 움직이더니 연결되고 서로 시너지를 내는 것이다.

이런 순간을 직접 경험하거나 생생하게 지켜보면서 나도 바뀐 것이 있다. 갖고 싶은 물건이 없다는 것. 몇 년째 계속 이어지고 있다. 물욕이 사라진 자리에 귀인욕이 대신 자리 잡고 있다. 물건은 시간이 지나면 낡고 기능도 떨어지만 좋은 사람은 시간이 흐를수록 기품 넘치고 빛나기 때문이다.

치열한 한 주를 보내며, 운칠기삼 의미를 새로 고쳐본다. 역시 사람은 귀한 존재이고, 가꿔야 할 대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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