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육아일기에서도 자기검열을 하나요?

솔직해져도 괜찮아요.

by 연두

많은 이들이 비밀 일기장을 가지고 있다. 선생님께 검사 받는 일기와 진짜 내 일기가 따로 있듯. 진짜 속마음은 자물쇠 달린 일기장에 적어 서랍 깊숙한 곳에 숨겨뒀듯.


우리는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며 살아가는 존재니까. 말 못할 고민은 비밀 일기장에 적어 숨겨두거나 인터넷에 익명으로 썼다가 지우는 게 차라리 마음 편한 현실이다.


우리는 마음을 털어놓을 곳이 필요하다. 잠깐 스쳐가는 강렬한 감정이든, 간직하고 싶은 소중한 기억이든.


특히 우리 육아인들에게는 ‘배설’이 필요하다. 나의 경우 육아에서 가장 중요한 덕목인 ‘일관성’을 유지하는게 참 힘들었다. 미성숙했고 기분이 태도가 되는 날이 많았다. 아이의 짜증을 매일 받아내고 있으면 정신적 스트레스가 극심했다. 가장 힘들었던 시기엔 내가 스트레스로 가득찬 풍선이 되어 펑 하고 터져버릴 것만 같았다.

그때 나를 살린건 쓰기였다. 아무것도 모르는 아이를 나무랄 수 없으니, 아이에게 받은 이 부정적 에너지를 어딘가에 쏟아내야만 했다. 빈 종이 위에 마구 갈겨 쏟아냈다. 한참 쏟아내고 나면 후련했다. 얼마 후에 다시 보면 ‘내가 이걸 썼다고?’ 믿겨지지 않을 만큼 살벌한 내용에 소스라치게 놀라며 삭제한 적도 몇 번 있었다.



이렇게 나중에 삭제할지라도, 일기에서만큼은 자기 검열 없이 솔직하고 온전한 마음을 털어놓으면 많은 도움이 된다.

먼저, 쏟아놓은 것만으로 후련하다. 감정적으로 해소가 된다. 타인에게 털어놓고 비밀 유지 걱정이나 그가 날 어떻게 볼지 뒷일을 걱정할 필요도 없다.

또한, 나도 몰랐던 나의 깊은 속내를 알아차리게 되거나, 상황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시선도 생긴다. 그래서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될 때가 많다.



육아는 모순적인 감정을 동반한다. 일기에서만큼은 자기검열 없이 모순적인 마음을 마음껏 드러내도 된다. 그렇게라도 털어놓고 깨끗해진 마음으로 아이에게 한 번 더 웃어주고 안아주고 노력하는 우리는 모두 최고의 엄마다.



사진 출처: 핀터레스트

이전 05화5. 세 돌 전에 어린이집을 보내 죄책감을 느끼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