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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학대식 Jun 22.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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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변화해야 할 때.

코로나 바이러스로 전 국민이 아니 전 세계가 휘청거리는 이때, 소위 우리의 동포라는 북한은 위와 같은 일을 자행했다. 일련 된 그들의 대남 발언의 끝에 그저 그런 [뻥카] 정도로만 생각했던 사람들에게 행동으로 직접 마침표를 찍은 것이다. 그들 자신에게는 통쾌함을 북한만을 바라보던 이번 정부에게는 당혹스러움을 넘은 수치스러움을 선사한 이번 사건을 과연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본인의 정치색을 차치하더라도 이번 사건을 단순히 살기 위한 그들의 몸부림 정도로 이해하는 것이 한국인으로서 가능한 일 일까?


솔직히 말해 본인은 북한 주민을 우리의 동포(胞)라고 느끼지 못한다. 정말 미안하지만 그들과 내가 같은 부모를 가진 형제자매라고 느끼지 못한다. 그리고 이 미안함의 이유는 지난 본인의 삶에서 늘 교육받은 내용에 완벽히 공감치 못한 것에 대한 송구함 이겠다. 북한에 당신의 형제자매를 두고 내려오셨다는 본인의 외할머니의 일상 기도에는 늘 이곳에 함께 하지 못하는 그들을 향한 애틋함이 있었다. 그런 외조모의 상황과 처지를 동감하지 못함에 대한 죄송스러움 역시 일정 부분 본인의 미안함에 지분이 있겠다. 하지만 십수 년 전 부모님의 금강산 관광을 단순히 해외여행을 가는 것이라 인지할 만큼 북한과 북한 주민은 적어도 본인에게는 외국이고 외국인으로 자리하고 있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쭉 말이다.


독일에서 학교를 다니다가 우연히 동독지역을 방문한 적이 있다. 본인이 거주하던 곳은 옛 서독지역의 시골,  깡촌중에서도 깡촌이라 불리던 곳이었으나 작은 크기에 비해 생활수준이 매우 높은 곳이라 삶이 힘들거나 불편하지 않았다. 하지만 우연히 방문한 옛 동독의 작은 동네에서 본인을 비롯한 아시아인들을 바라보던 그곳 사람들의 싸늘한 시선과 주위를 둘러싼 어색한 공기는 20년이 지난 지금까지 기억이 생생하다. 그 흔한 중국식당조차 시내에서 찾을 수 없어 케밥으로 점심을 사먹었다는 것 역시 또렷히 기억한다. 본인이 느낀 이 생경함과 불편함은 아마도 그곳이 옛 동독지역이었기에 특히나 동양인들을 비롯한 관광객들의 방문이 없는 조그마한 시골이었기에, 또 검정 머리의 외국인이 자기들과 같은 말을 하는 것이 신기했기에 그랬던 것이 아닐까 뒤늦게 짐작해 볼 뿐이다.


그리고 지금의 북한과 북한 주민들을 바라보는 본인의 시선은 그때 본인을 바라보던 동독의 시골 사람들과 묘하게 닮은 것이 아닌가 싶다. 자신들과 같은 말을 하지만 그것을 제외한 그 어떤 것도 그들과는 너무나 달랬기에 신기함으로 바라볼 수밖에 없었고 이것으로 인한 일종의 거부감을 가진채 삐딱한 시선으로 검은 머리의 동양인을 바라보았을 그 어색하고 불편했던 시선은 본인이 북한과 북한 사람들을 바라보는 시선과 비슷한 주파수를 가지는 듯하다. 그리고 그의 연장선에서 본인은 미안하지만 탈북민들에게도 같은 느낌을 받는다. 쉽게 "우리"라는 단어로 동감하지 못하겠다. 비록 그들이 우리와 같은 땅에서 같은 공기를 쉼 쉬지만 말이다. 심지어 그들을 대표하는 사람이 국회의원이 된 지금에도 여전히 [그들은 나와 다르다] 느낀다.


북한이라는 집단을 이성적으로 판단하는 일은 어쩌면 애당초 불가능했는지 모른다. 그들과의 약속을 기반으로 정책을 추구하고 국가의 이익을 위해 위험한 투자를 강행했던 것은 분명 모험이었고 슬프지만 결국 이런 식으로 그 결과물을 받아 들었다. 남북의 정상들이 엄연히 휴전 중인 적국의 수도를 방문하고 걸어서 군사 분기점을 넘었던 그때 그 놀라운 사건은 그저 그런 해프닝으로 일단락되었다.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과감히 투자한 개성공간은 북한의 일방적인 퇴거 통보를 받고 수 년째 그때 그 모습으로 방치되었고 결국은 공단 안에 위치한 대한민국의 자본으로 건축한 건축물을 파괴하여 동포라는 북한과 북한 사람들에게로부터 수백억의 재산상의 손실을 선물 받은 것이다.


더 이상 북한이라는 단어에 쓸데없는 기대를 품지 않았으면 한다. 그들이 우리와 같은 말을 하고 비슷한 외모를 가졌기에, 그들을 동포라 부르며 우리의 마음과 같이 움직여 주기를 바라는 그간의 통일정책의 방향을 이제는 돌릴 때가 온 것이 아닌가 싶다. 통일이 현재의 대한민국과 한국인에게 줄 수 있는 잠정적인 이득을 모르는 것도, 이것이 불필요한 일이라 생각하는 것도 아니다. 흉한 꼴을 당한 전직 대통령의 말처럼 [통일은 대박]일 것이다. 그리고 그 대박의 이득을 본인과 우리 모두가 누리기를 기대하고 바란다. 하지만 소위 동포라는 그들과의 상생을 위해서는 조금 더 이성적일 필요가 있다. 더 논리적이고 보수적인 접근이 요구된다. 신뢰할 수 없는 상대와 의 약속을 기반으로 미래를 핑크빛으로 전망하는 것은 이제 그만할 때가 되었다.


우리와 비슷한 역사를 가졌던 독일의 통독(Deutsheinheit)은 얼핏 보기에 우리의 지금의 모습과 닮아있을 것이라 생각하지만 기본적으로 큰 차이점이 하나 있다. 휴전 이후 금강산 관광이나 이산가족 상봉을 제외하고 한국인이 북한 땅을 밟는 것은 원칙적으로 금지되었는 우리들과 달리 그 당시의 독일인들은 허가를 얻어 서로 간의 왕래가 가능했다는 것이 그것이다. 즉 그들은 자신의 가족이 흩어져 있는 상황을 몸으로 인지할 수 있었고 휴전 후에도 세대에 걸쳐 그들의 가족이 동시간대에 전혀 다른 곳에서 전혀 다른 지배체제에서 살아 숨 쉰다는 것을 감정적으로 인지했다는 것이다. 한 몸이 다른 곳에서 체제라는 이데올로기에 막혀 함께하지 못한다 느끼는 것. 이것이 통독이 가능하게 된 가장 큰 이유이며 원동력임은 자명하다.  


일부 네티즌들은 이번 사건을 기회삼아 그들에게 각을 세워야 한다 주장한다. 그들이 약속을 어겼으니 우리도 똑같이 응해야 한다는 논리다. 하지만 이번 사건은 개인 VS 개인의 (개) 싸움이 아니다. 우리들의 할 일은 응당 해야 하는 법이다. 그것이 국가 간의 약속이고 그것이 신의를 지키는 길이다. 감정을 추스르고 이성적으로 판단하고 행동하는 것이 자칫 어리석고 무능해 보일지 모르지만 감성에 기대어 개싸움에 동참하는 것은 분명 득 보다 실이 많으리라 확신한다. 그들의 (개 같은) 행동에 더 이상의 명분을 주는 것은 결코 우리에게 좋은 일이 아님을 동감할 수 있기 바란다. 아울러 지금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북한과 북한 주민들이 우리와 동포임을 동감할 수 있는 감정의 동기화임을 정치하는 분들께서 알아주었으면 한다. 아래와 같은 헛소리를 지껄이는 것은 정력 낭비이다.   



 

중진의 국회의원들이 이따위 발언으로 구설수에 오르는 일은 진심으로 없었음 한다. 크게 바라는 것도 없으니 제발 헛소리만은 집어치우길 바란다. 자신의 입 조차 제대로 컨트롤할 수 없는 양반이 무슨 나라와 국민을 위해 큰일을 하신다는지 알 수 없는 노릇이지만 위의 분들을 비롯한 수많은 자칭 국민의 대표자분들은 정말이지 입조심, 손가락 조심하시기를 거듭 부탁드린다. 대한민국의 재산에 임의로 상해를 입힌 행동에 그 수단이 무엇인지가 결과를 판단하는데 도대체 왜 고려가 되어야 하는지, 수단이 결과를 다르게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인지 진심으로 묻고 싶다. 이미 벌어진 일에 대한 책임을 묻지 않고 그저 원상복구를 위한 행동부터 취해야 한다는 생각은, 심지어 상대방의 의사는 전혀 고려치 않은 위와 같은 아이디어는 도대체 어떻게 나올 수 있는지 정말이지 한심하다.


언제부터인지 페이스 북을 통해 자신의 생각을 주장하는 정치인이 많아졌다. 국민들과의 소통의 창구를 여러 개 가진다는 것은 분명 좋은 일이고 환영할 만한 일이다. 하지만 자신이 작성한(직접 작성하는지에 대한 사실 여부는 확인할 길이 없지만) 글을 게시하시기 전에 한번 더 생각해 보시기를 바란다. 국민과 소통을 해야 하는 것 이전에 자신의 자리가 지닌 무게를 제대로 인지하길 바란다. 자신의 입에서 나오는 말과 자신의 손을 빌어 작성되는 글이 신중하길 기대한다. 휘발성 짙은 채널에서 더 코미디 같은 글들로 상대방을 비방하는 의미 없는 행위들이 없어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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