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공간과 엔터테인먼트
"우리 블랙핑크 뮤비 방에서 만나."
이게 무슨 말이지?
무슨 뜻인지 아신다면 10대 또는 굉장한 인싸이자 Z세대(1990년대 중반부터 2010년대 후반에 출생한 세대)의 언어를 이해하는 사람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바로 글로벌 10대의 3D 가상 놀이터, '제페토'의 얘기기 때문이죠. 제페토는 전 세계 1억 8천만 가입자가 사용하는 3D 아바타 경험 플랫폼입니다. 글로벌 10대와 20대 초반 유저가 자신만의 3D 아바타 부캐로 소통하고 노는 공간이죠.
이런 버츄얼 소셜 공간에 엔터테인먼트 회사 빅히트와 YG엔터테인먼트가 '제페토'를 개발한 네이버 제트에 투자를 했다는 소식입니다. 엔터테인먼트 회사와 게임 회사의 조우라... 뭔가 궁금해지죠?
'네이버 제트'는 네이버의 자회사 '스노우'의 자회사입니다. 네이버의 손자 회사죠. 카메라 앱으로 널리 알려진 '스노우'에서 지난 5월 분사한 '네이버 제트'는 얼굴인식·AR·3D 기술을 활용해 맞춤형으로 만든 3D 아바타로 소통할 수 있는 아바타 플랫폼을 개발했습니다. 애플은 iOS12를 통해 사람의 얼굴을 3D 이모지로 만드는 기술을 선보였었는데요, 애플의 그것과 비슷하지만 제페토는 좀 더 기술을 발전시켰습니다. AR 기술을 활용해 자신의 사진으로 자신과 닮은 아바타를 만들 수 있게 된 것이죠. 뿐만 아니라 1,000여 개가 넘는 표정까지 지원해 실제 감정을 아바타가 풍부하게 표현할 수 있다는 게 특징입니다. 이는 자신을 자유롭게 드러내고 싶은 10대의 마음을 사로잡았습니다.
자신만의 부캐로 가상 세계 속에서 영상, 사진과 같은 콘텐츠를 쉽게 생산하고 이를 공유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유저가 직접 아이템을 제작해 나에게 맞는 옷과 액세서리를 착용할 수 있습니다. 제작한 아이템을 다른 유저에게 판매도 가능하고, 뛰어놀 수 있는 가상공간 맵도 직접 제작이 가능합니다. 스스로 뻗어나가는 세계관인 셈이죠.
제페토는 기존 아바타 서비스와 달리 공간적 제약을 초월할 수 있는 가상공간에 10대의 놀이문화를 적합하게 접목시켰습니다. 가상공간에서 전 세계 다양한 사람을 만나 소통할 수 있는 거죠.
시공간의 제약이 없는 무궁무진한 세계관을 가진 제페토는 다양한 IP와 협업하고 있습니다. 현실 세계의 글로벌 브랜드와 콘텐츠, 아티스트들을 말이죠.
10대가 좋아하는 브랜드 나이키, 노스페이스, 키르시, #FR2, 컨버스, MLB와 공식 제휴해 실제 세상의 옷들을 가상공간에서 입고 개성을 뽐낼 수 있게 만들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인어공주, 미니언즈, 토이 스토리, 유미의 세포들, 헬로 키티, 겨울왕국과 같은 콘텐츠를 결합한 아이템도 만나볼 수 있게 했습니다. 말 그대로 재미있는 콘텐츠는 제페토에 다 모일 수 있는 셈입니다.
뿐만 아니라 10대들이 좋아하는 아티스트 또한 이곳에서 만날 수 있죠. YG엔터테인먼트의 블랙핑크 사례가 대표적입니다. 블랙핑크와 셀레나 고메즈가 함께 부른 '아이스크림' 전체 안무 영상은 제페토의 3D 아바타로 만들어졌고, 세계 최초의 신개념 버츄얼 팬사인회 또한 제페토에서 이뤄졌습니다.
뿐만 아니라 뮤직비디오 속 공간은 가상의 제페토 월드에서 구현이 되었고, 유저는 그 공간에 들어가 친구들과 뛰어 놀 수 있게된 것이죠.
네이버가 2017년 YG엔터테인먼트에 1,000억 투자에 이어 올해 SM엔터테인먼트에 1,000억 원을 투자했습니다. 네이버의 강력한 플랫폼을 기점으로 하는 엔터테인먼트 동맹군이 형성되는 분위기입니다. 여기에 네이버의 손자회사, 네이버 제트에 빅히트 70억, YG엔터테인먼트가 50억씩 투자가 이어졌죠. 잘은 모르겠어도 무언가 다양한 콘텐츠들이 쏟아질 것 같은 그림이 그려지죠? 플랫폼을 중심으로 다양한 IP가 합종연횡을 하는 분위기입니다.
빅히트의 방탄소년단(BTS), 투모로우바이투게터(TXT), 여자친구, 뉴이스트, 세븐틴, 엔하이픈과 YG엔터테인먼트의 빅뱅, 블랙핑크, 트레저, 아이콘, 위너의 콘서트를 제페토에서 볼 날도 머지않은 것 같습니다.
가상의 공간에서 브랜드와 아티스트 IP를 통해 확장된 팬 경험을 제공하고자 하는 플랫폼과 엔터테인먼트 회사의 협업은 이제 시작입니다.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공간이 확장되고 있으니, 이제 즐기는 일만 남았겠죠?
*참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