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박현근 코치 Mar 27. 2023

내 인생 첫 사업

2002년 낮에는 중국집에서 배달을 하고, 밤에는 우유배달을 했다. 중국집에서 하루 12시간을 일해도 받는 돈은 80만원. 나는 더 많은 돈을 벌고 싶었다. 그래서 지인의 소개로 밤에 우유배달도 했다. 


하루는 배달을 마치고, 잠시 편의점에 들렸다 나오는데, 마티즈를 탄 아줌마가 나를 불렀다.  

우유 배달하면서 국을 같이 넣어 주면 개당 1000원씩 주겠다고 했다. 


만원 정도 더 벌 수 있는 일이니 나는 선뜻 하겠다고 헀다. 그렇게 국배달 사장님과의 인연은 시작 되었다. 


매일 아침 진공포장된 국을 배달해주는 사업이었는데, 나는 이 사업이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했다. 사업을 하려면 가맹비가 필요했는데, 나는 돈이 없었다.


둔촌동에 있는 사무실에 가서 사업 설명도 들었다. 우선 나는 중곡동 지역을 맡아서 배달만 대행해주기로 했다. 그런데 광장동 담당 사장님도, 자양동 담당 사장님도 나에게 배달 대행을 맡기려고 했다. 몇군데 되지 않는 곳을 배달하기 위해서 새벽 밤잠을 못자는 것이 힘들었던 탓이다. 


나는 그렇게 졸지에 중곡동, 자양동, 광장동 3군데 배달을 하게 되었다. 나중에는 사장님이 나에게 가맹비 없이 사업을 할 수 있게 해주겠다고 제안 했다. 내 이름으로 전단지도 만들어 주고, 명함도 만들어 줬다. 


나는 열심히 홍보하면 고객이 늘어날거라 생각했다. 아파트 꼭대기 층에 올라가서 전단지를 붙이고 내려왔다. 주말에는 친구와 함께 동네를 돌아다니면서 전단지를 붙였다. 그런데 연락이 온 곳은 한곳도 없었다. 


그렇게 처음 시작했던 나의 명함도, 전단지도 빛을 보지는 못헀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배운 것이 있다. 


내 사업이라고 생각하니, 나는 더 적극적으로 일을 했다. 알바생으로 일할 때와 사장으로 일할 때의 마음 가짐 자체가 달랐다. 마케팅도 홍보도 세일즈도 몰랐지만, 그때는 뜨거운 열정으로 새벽마다 아파트 단지를 뛰어 다녔다. 



 

작가의 이전글 1인가구로 살아가는 것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