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교수의 유튜브 MBA
강의 먼저 듣고 오시는 거 추천드려요!!
여러분 혹시 이 장면 기억나시나요?
2019년 5월, 성수동에 커피계의 애플이라고 불리는 블루보틀이 처음으로 입점했죠.
그리고 엄청난 사람들이 몰려들었습니다.
개점 직전에는 대기인원이 무려 12,000명, 4시간을 넘게 기다려야 했다고 하네요.
지금은 서울에 매장이 더 생기고, 인기도 예전만큼은 아니지만
바로 이 줄 서기 때문에 블루보틀은 사람들에게 알려지고 한 번쯤 맛보고 싶은 커피로 인식되었죠.
사람들은 왜 줄을 설 까요?
당연한 거 아니냐.. 유명하고 공급보다 이를 원하는 사람이 많으니까 줄을 서겠지?
아마 이렇게 생각하실 거예요.
하지만 줄 서는 걸 좋아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거예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기꺼이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 줄을 섭니다.
왜 사람들은 싫어하면서도 줄을 설 까요?
사람들이 왜 줄을 서는지에 대해선
줄 서기 문화를 주도하는 밀레니얼 세대의 심리에서 힌트를 얻을 수 있습니다.
이 밀레니얼 들은 기성세대에 비해 본인만의 특별한 경험이나 자기만족을 중시하죠
남들이 다 아는 브랜드를 소비하기보다는 남들은 잘 모르거나
알아도 쉽게 접근하기 어려운 희소성 있는 브랜드에 열광합니다.
블루보틀도 처음 생겼을 때부터 우린 알고 있었죠.
다른 커피전문점의 커피와 블루 보틀 간의 차이가 몇 시간씩 줄을 설 만큼 크지 않다는 것도
또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예전처럼 줄을 서지 않아도 블루보틀을 마실 수 있다는 것을
하지만 밀레니얼들에게는 이런 실용성이 중요하지 않습니다.
중요한 것은 남들보다 먼저 하는 것입니다.
먼저 해야만 희소한 경험이 되고 이를 공유할 때 개인의 만족도는 더욱 커지는 거죠.
이 희소성은 SNS를 통해 극대화됩니다.
SNS에 남들이 체험하지 못한 경험을 공유해 나의 쿨함을 표현하는 것
이것이 바로 줄 서기를 부추기는 하나의 큰 원인입니다.
이를 잘 활용한 사례가 있습니다.
미국의 유명 햄버거 브랜드 인 앤 아웃, 아쉽게도 한국에 공식적인 매장은 없죠
하지만 2012년부터 주기적으로 한국에 팝업 스토어를 열어 왔습니다.
고객들은 이 버거를 한정된 시간과 한정된 장소에서만 먹을 수 있다는 희소성 때문에
팝업스토어 앞에는 오전 6시부터 고객들이 줄을 서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오픈한 지 30분도 안되어 예정된 250개의 버거가 모두 팔려 버렸죠.
또 SNS에는 이 축제와 같은 줄 서기에 참가한 사람들의
수천 건의 인 앤 아웃 관련 게시물이 올라왔고요.
과연 인 앤 아웃 햄버가가 몇 시간씩 기다릴 만큼 맛과 서비스가 차별화되었을까요?
개인 취향으로 그럴 가치가 있다고 판단할 수도 있겠지만 원인은 그게 아닌 듯합니다.
과거의 기성세대들이 럭셔리 브랜드를 소비하면서 느끼던 배타성(Exclusivity)을
밀레니얼들은 인 앤 아웃 버거나 블루보틀에서 줄을 서며 느끼고 있는 것이죠.
내가 하는 특정 경험이 내가 지불하는 가격 대비 희소성과 독창성이 있을 때
밀레니얼들은 자신의 시간과 돈을 기꺼이 소비하고 이를 통해 만족감을 얻습니다.
줄 서기는 실제 고객의 소비에도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서 제가 몇 년 전 미국 스타벅스에서 직접 진행한 연구 하나 소개해 드릴게요.
저희 연구팀은 붐비는 스타벅스 매장에서
고객의 주문할 당시의 줄의 길이와 구매한 액수 간의 관계를 조사했었습니다.
놀랍게도 줄이 길면 길수록, 사람들의 대기 시간이 길면 길수록 고객들은 더 많은 소비를 했습니다.
추가적인 케이크를 구입한다거나, 좀 더 큰 사이즈 혹은 비싼 음료를 주문하는 식으로요.
왜 고객들은 지출을 늘렸을까요?
저희 연구팀은 그 원인이 줄 서기에 있었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줄의 길이가 그 제품의 가치와 인기의 척도로 인식되는 거죠.
모두들 그런 경험 있으시잖아요. 뭔지 모르는데 사람들이 줄을 길게 서있으면
아 맛집인가 보다 하고 유추를 하게 되는
이렇게 줄의 존재와 길이로부터 제품과 서비스의 가치를 유추하게 되는 현상을
심리학적 용어로 Social Proof(사회적 증거)라고 합니다.
그래서 여러분이 줄을 서게 되고 그 뒤에 또 누군가가 줄을 서게 된다면
그 줄을 떠나기가 굉장히 힘들어집니다.
마치 내 뒤에 있는 사람들은 내가 이룬 성과처럼 여겨지게 되니까요.
" 아 이 정도 기다렸는데, 여기 와서 포기할 순 없지" 아쉬운 마음에 계속 줄에 서있게 되는 겁니다.
또한 내가 들인 그 시간과 노력 때문에 브랜드에 대한 기대도 올라가고요.
결과적으로 뒤에 많은 사람이 서있을 때 사람들은 자신의 목표를 향한 일종의 성취감을 느껴
제품의 기대 가치가 올라가고 이는 지출 증가로 이어지게 되었던 거죠.
제품의 구입과는 전혀 상관이 없어 보이는 줄 서기가 제품의 기대 가치에 영향을 미치고
또한 구입 총액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사실 놀랍지 않으신가요?
이제 줄 서기는 단순하게 수요와 공급이 아닌 나의 브랜드를 알리고
고객에게 우리 제품의 가치를 전달하는 마케팅적 툴로 활용이 가능할 듯합니다.
오늘도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