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에서 깬 건 요란하게 울리는 휴대폰 소리 때문이었다. 새벽 내내 뜬눈으로 밤을 새우다가 겨우 눈을 좀 붙였더니만 대체 누가 아침부터 전화질인지 신경질이 솟구쳤다. 액정 화면에는 “루디아 강명숙 집사님”이라는 글자가 물결처럼 흘러 다녔다. 어제 해준 중보기도로도 부족했던 걸까.
“하아.”
단전에서부터 짜증이 올라왔다. 휴대폰 오른쪽 버튼을 꾹 누른 나는 손바닥으로 이마를 감쌌다. 그때 지잉 소리와 함께 문자가 떠올랐다.
[서연 엄마. 내 전화 피하는 거야? 왜 전화를 안 받아. 애가 자살 시도 했다고 서연 엄마도 나쁜 생각 갖고 있는 거 아니지? 내가 중보기도 하다가 아무래도 이렇게 큰일은 목사님 심방이 필요할 것 같아서. 언제가 편한지 날짜 좀 알려줘요. 응?]
지금 내 복잡한 감정보다는 훨씬 더 확신에 찬 목소리로 심방을 외치는 집사님 얼굴이 스쳐 지나갔다. 이쯤 되자 정말 이 사람의 저의가 궁금해지기 시작한다. 불난 집 어디에 기름을 부어야 더 활활 탈지 고민하는 사람 같았다. 집사님은 정말 본인이 선의를 행한다고 믿고 있는 걸까. 한두 번 연락을 안 받으면 알아서 눈치껏 피하고 있다고 생각해야 하는 게 상식선이지 않을까. 왜 저렇게까지 집착 광도처럼 행동하는 건지 이해 밖이었다. 그리고 뭐? 서연이가 자살 시도를 했다고? 화딱지가 난 나는 벌떡 몸을 일으키고 앉아 문자를 써내려갔다.
[집사님, 아직 형사가 초동 조사 중이고 현장 감식 결과는 나오지도 않은 상황이에요. 지금 서연이가 의식도 돌아오지 않은 상황인데 자꾸 자살 시도였다느니 하는 말씀하시면 저는...]
자꾸만 눈앞이 흐려져서 키보드가 겹쳐 보였다. 누군가가 머리를 쥐어짜는 것처럼 두통이 밀려왔다. 후우, 한숨을 들이쉬고 내쉬며 호흡을 골랐지만 이마저도 소용이 없자 머리를 짚고 침대 밖으로 허청거리며 나갔다.
지금 바로 작가의 멤버십 구독자가 되어
멤버십 특별 연재 콘텐츠를 모두 만나 보세요.
오직 멤버십 구독자만 볼 수 있는,
이 작가의 특별 연재 콘텐츠